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6일 윤석열 대통령의 청와대 영빈관 활용에 대해 “잘못은 청와대 폐쇄만으로도 충분하니 서두르지 말고 꼼꼼하길 바라고 또 바란다”고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빈관에서 국빈 행사가 열리는 이 당연한 일이 참 어렵고 힘들게 돌아 돌아 왔구나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의전비서관,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역임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서울 용산으로 옮긴 윤 대통령은 전날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국빈 만찬 행사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했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들에게 개방했던 청와대의 영빈관을 외국 정상 초청 행사 장소로 활용한 것은 처음이다.
탁 전 비서관은 “여전히 청와대 폐쇄의 당위를 주장하는 것 같은 쓸데없는 고집과 설득력 없는 주장을 버리고 이제라도 (청와대) 활용의 방안과 유지, 보수의 방안을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국민들의 동의를 구해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가 이제라도, 부분이라도, 잠시라도 청와대와 그 부속건물의 용도와 기능, 역사성과 의미를 되새겼으면 좋겠다”며 “특히나 영빈관에 숙소 기능을 더하는 것은 용산이나 한남동 관저 같이 마구잡이로 처리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탁 전 비서관은 “중국의 조어대(釣魚臺·댜오위타이)나 미국의 블레어하우스는 건물뿐 아니라 책상 하나, 접시 하나, 그림 하나에도 사연이 있고 의도가 있고 상징이 있다”며 “단지 기능만 더할 일이 아니다. 10년, 20년이 걸려도 좋을 일”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전날 청와대 영빈관 사용과 관련한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 첫 국빈 만찬에 청와대 영빈관을 활용하는 것은 역사와 전통의 계승과 실용적 공간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국내외 귀빈과 긴밀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청와대 영빈관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는 한편 국격에 걸맞는 행사 진행을 위해 영빈관을 실용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지난 9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새 영빈관 신축 사업비 878억원을 편성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윤 대통령 지시로 신축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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