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머크라이시스(perma-crisis·영구적 위기)’ 시대가 오고 있다. 콜린스 영어사전이 올해의 낱말로 꼽은 퍼머크라이시스는 ‘permanent(영구적인)’와 ‘crisis(위기)’를 합친 단어다. 불안정과 불안이 장기간에 걸쳐 지속된다는 뜻이다. 팬데믹과 전쟁, 인플레이션, 미국 중국 러시아의 패권 경쟁으로 인한 정치 불안이 복잡하게 맞물려 위기를 촉발하는 변수들은 상수로 자리잡았다. 예측 불가능성은 ‘뉴노멀’이 됐다.
내년에는 중국의 부상이 정점에 달하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가 또 다른 지정학적 위기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5일 발간한 <2023년 세계대전망>에서 “퍼머크라이시스는 내년 세계 정세를 정확하게 요약한 합성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국내에서 독점 출판한 이 책에는 이코노미스트 필진으로 참여한 학자와 정치인, 최고경영자(CEO) 등 세계 최고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통찰이 담겼다. 90개국 25여 개 언어로 동시 출간된다.
중국은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은 수백 년 동안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였다. 하지만 유엔에 따르면 내년 4월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자리를 인도에 내줄 전망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 후폭풍, 부동산 위기 등으로 중국의 인구와 경제 모두 정점을 찍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2030년 이전에 미국 경제를 추월할 것으로 여겨졌던 중국 경제가 미국을 영영 뛰어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예측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약해진 중국은 더 위험할 수 있다”며 “세계를 재편하거나 대만을 장악하려 하는 중국이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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