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2. 12. 02
냉소주의자들이 쪽을 팔았다. 래퍼 딘딘은 1무 2패 주장하다가 사과문을 썼다. “사실 다들 똑같이 생각할 것 아닌가, 16강은 힘들다. 그런데 댓글을 보면 16강 갈 것 같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니까 짜증나는 것이다. 행복회로 왜 돌리냐?”
진중권 부류 쓰레기들 있다. 쿨한 척 하며 소신발언으로 위장하여 자기 스트레스를 남에게 전가하는 짓이다. 그 와중에 대중을 경멸하는 본심을 들키고 마는 거다. 우파들은 인간이 안 되어서 그렇다 치고 안다는 좌파들 중에도 그런 자가 많다.
딘딘이 사과했지만 만약 졌다면 ‘거봐 내 말이 맞지.’ 하고 깐죽거렸을 자다. 나는 1승 2무를 기대했다. 충분히 전력이 된다. 피파랭킹이 20위권인데 유럽 강호 몇팀은 예선에서 탈락하고 나온다. 월드컵이 원래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유리하다.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월드컵이기 때문이다. 시청자 숫자를 보라. 아시아 시청자가 70퍼센트다. 이번 월드컵은 중국돈 먹고 하는 경기다. 광고판에 왜 한자가 씌어져 있는지 생각해보라. 강팀들은 손발도 맞춰보지 않고 클럽에서 뛰다가 온다.
강팀은 초반에 삽질하다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강해진다. 선수층 얇은 약팀은 초반에 이변을 일으키다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망가진다. 주축 선수는 부상당하고 창의성이 없는 플레이로 일관하다가 점차 팔다리가 하나씩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2002년에 4강 갔지만 팔꿈치로 찍는 스페인의 격투기에 당해서 부상병동이었다. 이번에는 초장부터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가 부상을 당했지만 부상이 회복되면 해볼만하다. 우루과이와 1차전은 너무 교과서적인 축구를 한 것이 좋지 않았다.
마구잡이로 가면 공이 문전으로 안 가고 옆으로 새는 대신 코너킥을 많이 얻는다. 이강인 넣고 세트플레이 득점을 노렸어야 했다. 유효슈팅 0개는 감독의 잘못이다. 가나전은 김민재의 부상으로 수비라인을 너무 내려서 골키퍼 시야가 가렸다.
포르투갈전은 제대로 했다. 세트플레이와 빠른 역습으로 두 골을 얻었다. 경기력은 기본이고 숨은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데 그게 된 것이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세 번 다 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다. 우루과이는 강하지만 삽질을 해서 찬스가 있었다.
가나전은 우리 전력이 월등한데 김민재 부상 때문이지만 벤투의 실수다. 경기력을 끌어올린 사람은 벤투지만 플러스 알파는 선수가 해줘야 한다. 축구의 답은 밸런스다. 감독과 선수 사이에 밸런스가 있다. 감독이 선수단을 휘어잡으면 안 된다.
과거 한 때는 감독이 기성용에 끌려다녀서 말아먹었다. 국내파와 유럽파로 분열된 것이다. 허정무 때는 박지성이 해줬고 이번에 손흥민이 해줘야 하는데 부상을 입었다. 별수 없이 이강인이 해줘야 하는데 이강인이 어려서 곤란하다면 곤란하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전략을 구사하여 약팀이 강팀을 꺾을 수 있다. 전쟁이라 치자. 10 대 8로 열세라면? 아군을 2 대 6으로 나누고 적은 5 대 5로 나눈다. 아군의 약한 2로 적의 5를 막는다. 유리한 지형으로 유인하여 시간을 끌며 버티기를 한다.
그동안 아군의 6으로 적의 5를 포위하여 섬멸한다. 어떻게든 산술적 다수를 만들어야 한다. 군대를 둘로 나누고 적절한 흩어졌다 모이기로 가능하다. 명장들은 아무리 쪽수가 적어도 군대를 둘로 나누었다. 한신이 그렇고 나폴레옹이 그러하다.
항상 별동대를 둔다. 별동대가 딴짓을 하면 망하고 제때 와주면 이긴다. 게티스버그 전투도 그렇다. 남군 기병이 전장을 이탈하고 딴짓해서 망한 것이다. 나폴레옹이 이길 때는 항상 절체절명의 순간에 별동대가 와주었고 질 때는 그 반대였다.
워털루에서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독일군이 영국군을 도우러 나타났다. 이강인이 잘한다는게 아니고 내가 감독이면 밸런스의 축 두 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망치와 모루 전술이다. 김민재가 막고 손흥민이 넣으면 된다. 적이 손흥민을 막으면?
이강인의 좋은 패스가 필요하다. 김민재, 이강인, 손흥민 사이 밸런스의 축을 자유자재로 이동시켜야 한다. 능한 감독은 형을 만들고 제 손으로 그 형을 깬다. 원칙과 변칙의 밸런스다. 원칙으로는 밸런스를 만들고 변칙으로는 그 밸런스를 깬다.
형을 만들면 강해지지만 대신 적이 그 형을 파악하고 맞대응을 한다. 벤투는 형을 만들었다. 제 손으로 형을 깨야 한다. 의표를 찔러야 한다. 브라질 전은 냉정하게 봐서 이길 확률이 3할이다. 그러나 16강 확률을 전문가는 최저 9퍼센트로 봤다.
좌파 지식인이 냉소주의자가 되는 이유는 교과서의 권위로 대중을 찍어누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 배후에 비열한 권력의지가 숨어 있음은 물론이다. 래퍼 딘딘이 개소리 한 이유는 대중들을 찍어누르고 싶어서다. '대중이 제일 만만했어요'.
교과서로 가면 당연히 브라질에 진다. 우리는 밸런스의 축을 이동하여 이길 수 있다. 원칙과 변칙은 쌍둥이다. 상대가 약하면 보기좋게 교과서로 누른다. 상대가 강하면 교과서로 받쳐놓고 상대 실수를 틈타 임기응변으로 눌러야 하는 것이다.
바둑이라 치자. 둘 다 교과서의 달인이다. 교과서와 교과서의 대결이다. 승부는? 고수는 상대가 실수할때까지 기다린다. 인내심이 있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물가에 서 있는 두루미는 물고기가 나타날때까지 몇 시간 동안 꼼짝 않고 기다린다.
브라질은 변칙으로 이겨야 한다. 첫째 밸런스의 축이 있어야 한다. 둘째 축을 이동시켜야 한다. 벤투는 축을 만들었다. 이제 축을 이동시킬 차례다. 상대가 맞대응하지 못하는 변수를 가져야 한다. 구조론이 비책은 없어도 최선의 대응은 있다.
교과서적인 졌잘싸보다는 혼전을 유발하여 상대가 실수할 확률을 만들어야 한다. 처음부터 혼전으로 가면 처절하게 진다. 전반은 정석으로 버티고 후반 상대 집중력의 하락을 노리는게 보통이다. 어쨌든 일본이 올라가는 만큼은 올라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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