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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과 다양

◆의사결정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11. 1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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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2. 11. 09

 

 힘은 수평으로 조직되고 수직으로 사용된다. 수평의 밸런스가 힘을 만들고 수직의 밸런스 갈아타기로 그 힘을 사용한다. 진보가 주장하는 평등한 그룹은 힘을 만들고 보수가 주장하는 역할분담은 힘을 소비한다. 순서가 중요하다. 먼저 힘을 만들고 다음 소비해야 한다. 진보가 앞서 가며 길을 열고 보수가 뒤따르며 실익을 챙긴다. 지식인은 길을 여는 진보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

    사회의 모든 갈등은 이 순서에 합의하지 못하는데 따른 것이다. 힘의 조직과 그 힘의 사용은 다르다. 내부를 차별하면 활몸의 균형이 맞지 않아 그 활은 부러진다. 집단이 역할을 나누지 않으면 그 활을 쏠 수 없다. 원인측은 평등하고 결과측은 차별한다. 원인은 내부를 바라보고 결과는 외부를 바라본다. 평등은 내부를 향해야 하고 차별은 외부를 향해야 한다. 내부를 차별하므로 집단이 붕괴하는 것이다. 외부를 차별해보지도 못하고 자멸한다.

    소인배는 내부를 외부라고 주장한다. 의사결정단위를 작게 잡기 때문이다. 집단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작게 규정하기 때문이다. 차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자신을 소인배로 규정하고 있다. 자신을 소인배로 규정하는 사람은 소인배가 맞다. 질은 평등하고 량으로 갈수록 차별된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이 차별에 몰두하는 이유다.

    자발성의 힘은 평등과 역할구분이라는 모순의 극복에서 얻어진다. 우리가 이항대립적 사고를 극복해야 한다. 진보와 보수는 하나의 변화가 진행되는 순서다. 깔때기는 넓은 입구로 에너지를 모으고 좁은 출구로 에너지를 소비한다. 입구의 넓음이 평등이라면 출구의 좁음은 차별이다. 출발점은 평등하고 도달점은 차별한다. 대신 도달점은 열린계가 되므로 외부 환경이 개입하여 다양성을 증대되어 차별에 따른 모순은 희석된다.

    출발점에서 평등이 없으면 그 집단은 무너진다. 그것을 집단으로 볼 근거가 없다. 도달점에서 차별이 없으면 그 집단은 외부의 경쟁자에게 패배한다. 힘을 승부처가 되는 한 지점에 몰아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회의 완전평등이 불가능한 것은 외부의 적 때문이다. 전쟁이 일어나고, 전염병이 돌고,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운이 나쁜 사람이 희생된다. 그러므로 절대평등은 없다.

    도달점에서 차별만 있고 다양성이 없는 집단은 붕괴한다. 누구도 지는 게임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손해를 보도록 결과가 미리 정해져 있다면 게임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 신분사회에서 자신이 낮은 계급에 속한다면 차라리 그 사회를 파괴해 버리는게 낫다. 출발점에서는 평등하게 입학해야 하고 도달점에서는 차별하여 석차를 내야 하지만 선택과목에 따라 다양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자신의 게임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이길 수 있는 게임을 고르면 된다.

    궁극적으로는 외부의 적을 이겨야 집단의 구성원 모두에게 이득이 돌아간다. 인간은 환경을 이기고, 자연을 이기고, 경쟁자를 이겨야 한다. 그러한 변화가 진행되는 동안만 평화가 유지되며 사회가 진보를 멈추고 정체하면 차별은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평화의 해답은 부단히 게임을 갈아타는 것이다. 같은 게임을 반복하면 승부가 미리 정해진다. 결국 재벌이 다 먹는다.

나무의 밑둥은 획일적이고 가지 끝은 다양하다. 밑둥은 닫힌계고 가지는 열린계다. 가지 끝에는 외부에서 참새와 다람쥐와 나비와 벌이 모여든다. 잎과 꽃과 열매가 풍성하다. 밑둥의 원인은 획일적일 수록 좋고 결과의 가지 끝은 다양할수록 좋다. 거기에 우리가 찾아야 할 균형이 있다. 구조론은 일원론이다. 원인측은 일원의 닫힌계고 결과측은 다원의 열린계다. 구조론은 내부에 감추어진 사건의 원인측을 해명한다. 결과측은 외부에 전시되므로 해명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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