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최악의 정치적 위기…'책임 회피성' 태도에 내부 문건들 줄줄 새고 있다
이판국에 '검수완박' 꺼낸 한동훈, 늑장 사과 이상민…취임 6개월만에 '레임덕' 현상 줄줄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반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이태원 참사 직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 "경찰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며 참사를 '천재지변' 수준으로 인식했다가, 참사 당일 수십차례 구조 요청을 해 왔던 112 신고 내용이 드러난 후 '경찰 책임론'으로 선회한 것은, 현 정부의 위기대응 태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수습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참사 초반부터 일관되게 "주최 측이 없을 경우 경찰이 중앙 통제된 방법으로 군중 관리를 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법·제도 미비'와 '제도 개선' 문제 등에 집중한 것도, 참사 원인 규명에 관심 없는 듯한 태도로 간주돼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정권의 '2인자'로 불리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112신고 녹취록을 언론을 통해 봤는데 대단히 엄정한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봤다"고 마치 '외부자적 시선'인 것처럼 내부 문제를 대한 것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개정으로 검찰이 대형 참사와 관련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부분이 빠졌다"고 전 정권과 야당에 책임을 돌리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 역시 민심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정부의 총체적 책임 회피 태도 등에 일선 공무원들도 부글부글 끓고 있는 중이다. 경찰의 대외비 문건인 정책 참고자료가 외부로 흘러나와 SBS를 통해 보도된 것이 대표적 징후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내부 통제력을 잃었다", "일선 공무원들의 불만이 끓고 있다"는 반응들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바 있는 김한규 의원은 2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 '진보 성향 시민단체가 정부를 압박할 것', '여성단체가 정부 반여성 정책 비판에 참사를 활용할 것' 등의 내용이 담긴 경찰의 대외비 문건에 대해 "이 자료는 통상적으로 경찰청이 대통령실에 보고하는 자료"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제가 청와대에 있을 때도 이런 자료들을 경찰에서 만들어서 아주 제한적인 인원들, 그러니까 소위 수석급 이상들한테만 제공되고 타인한테 공개가 되지 않는 자료인데, 1차적으로 이게 공개됐다라는 것 자체부터가 되게 저는 놀랍다. 정부에서도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공개를 했거나 아니면 정권에 대해서 비판적인 (정부) 내부 인력들이 있어서 이게 공개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경찰 내부 상황에 대한 제보도 빗발치는 것으로 보인다. SBS는 2일 보도를 통해 서울경찰청 내부 문건을 인용, "참사가 일어났던 지난 주말 밤, 경찰의 보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걸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장은 사고가 나고 1시간 20분이 지나서야 보고를 받았고, 경찰을 관할하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경찰이 아닌 행안부의 내부 알림 문자를 통해 소식을 처음 접한 걸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SBS는 또 같은 날 경찰이 공개한 11건의 112 신고 내역 등을 포함해 총 98건의 신고가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대부분 "숨을 쉬지 못하겠다", "살려 달라"는 내용이다. 특히 사고 발생 시각인 밤 10시 15분부터 구조 요청이 87건이나 접수됐다.
MBC는 2일 이태원 현장을 담당하는 이태원 파출소가 서울 경찰청에 교통기동대 지원이 절실하다며 인력 보강을 요청했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월 25일 오전 9시경 서울경찰청에서 용산경찰서를 담당하는 경찰관이 내부 메신저를 통해 "이번 할로윈데이 관련해 대비하고 있는 일이 있느냐"고 이태원 파출소에 문의했고. 이태원 파출소장은 직접 "핼러윈데이 준비 중 교통기동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전문교통관리 인력이 보강되면 핼러윈데이 군중 관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일선 현장에서는 범죄 발생 및 인파가 몰리는 상황에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는 걸 인지했고, 경찰청도 이같은 건의를 받아 이미 상황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참사 당일 투입됐던 교통기동대는 스무 명 수준이었다.
<국민일보>도 3일 "용산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핼러윈 인파 집중 가능성에 대비해 실무자를 통해 '경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요청했다"며 "하지만 교통기동대 지원 인력도 1개 기동대(70~80명) 규모가 아닌 1개 제대(20여명)에 그쳤다. 이마저도 대통령실 근처 삼각지역 집회 관리가 끝난 뒤인 오후 10시에 이태원 지역으로 넘어왔다. 근무 시간도 이튿날 교대 근무를 위해 자정까지 2시간가량만 지원하는 것으로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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