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2. 10. 26
"귀관의 말은 옳다. 그러나 지금 낭비하는 1분 1초가 나중에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손실이 되어 우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지금 탄핵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전체가 위험에 빠진다." 발터 모델 중장. 헌재 인용이 어려운 등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탄핵 속도를 늦추자는 부하 장교의 건의에 대하여.
‘유능하다’는 말에 딱 들어맞는 인물이 발터 모델이다. 롬멜은 신분이 낮은 하사 출신 히틀러가 프로이센 귀족 장교단의 쿠데타를 막기 위해 귀족과 평민의 계급간 대립구도로 정치적 프레임을 만들고 언플을 한데 따라 프레임의 이득을 본 점에서 거품이 끼어 있다.
롬멜과 패튼은 누가 판을 깔아줘야 실력을 발휘하는 챙겨먹기 달인이다. 잘 되는 흐름을 더 잘 되게 할 뿐 불리한 흐름을 바꾸지는 못한다. 주코프, 만슈타인, 구데리안 등 자서전 쓴 인물의 공적은 믿을 수 없다. 허풍이 반을 넘는다. 백선엽 자서전에 속는 바보가 있나?
진정한 유능함이란 어떤 것인가? 1. 사소한 일에 주의할 것. 2. 뛰어난 직관력을 가질 것. 3. 날카로운 논리를 제시할 것. 4. 최악의 상황에서도 상황에 맞는 해결책과 대응방법을 찾아낼 것. 발터 모델은 모든 상황에서 유능함을 증명해내는 진짜다. 군인은 이래야 한다.
이와 반대되는 모습은 일본군의 무능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독일군 장교들이 유능해진 이유는 패전 후 군대를 보유할 수 없게된 독일이 허용된 병사 10만 명을 모두 장교로 채웠기 때문이지만 프로이센 귀족과 평민의 계급갈등을 히틀러가 교묘히 이용했기 때문이다.
발터 모델은 귀족의 인품과 민중의 창의성을 겸비한 인물이다. 귀족은 인품이 있지만 고지식하고 평민은 창의적이지만 인품이 없다. 귀족은 복장, 매너, 에티켓 따위의 사소한 것을 트집잡아 위화감을 주고 사람을 차별하므로 부하들이 죽어보자고 말을 안 듣는다.
부하가 말을 안들을수록 귀족은 고지식해진다. 융통성을 발휘해 사병들에게 맞춰주면 천박한 행동에 끌어들여 올가미를 씌운다. 깔금쟁이 장개석이 조지프 스틸웰과 마찰한 이유다. 미군은 장군도 사병처럼 허름한 군복을 입는데 장개석은 황제의전에 집착했다.
장개석이 마적출신 부하를 제압하려면 황제의전을 해야 하는데 스틸웰이 이해 못한 것이다. 스틸웰도 열등한 중국인이라는 편견을 가진 무능한 인물이다. 소인배와 소인배의 만남이다. 독일군의 유능함과 반대되는 일본군의 무능은 도조 히데키 정치파벌 탓이다.
임팔작전을 말아먹은 무다구치 렌야가 대표적이다. 불가능한 작전이기에 처음에는 무다구치 렌야도 반대하다가 정권의 속셈을 눈치채고 찬성으로 둘변한 것이다. 연이은 패전으로 정권유지가 어렵게 되자 국민의 사기진작을 위한 퍼포먼스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것은 영국군과 싸우는 인도 독립군과 악수하는 사진 한 장이다. 일본인은 아직도 일본과 인도의 우정 운운하며 감격해 한다. 어떻게 보면 백년대계다. 13억 인도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일본군 10만 명의 목숨 쯤이야. 사진 한 장이 무다구치의 출세를 도왔다.
이런 엉뚱한 꿍꿍이를 숨긴 자를 조심해야 한다. 마적단 장악하려고 황제의전 고집하는 장개석이나 일본국민 사기 돋우려고 부하 10만 명 죽이는 무다구치 렌야나 무능의 배후에는 항상 우리가 쉽게 상상하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귀족의 인품이냐 평민의 창의성이냐다. 두 세계를 동시에 경험한 노무현 같은 인물이 진짜다. 발터 모델은 몸이 허약해서 사관학교에서 짤리면 의사가 되려 했는데 어쩌다 좋은 스승을 만나 빡세게 체력단련으로 굴려지는 바람에 두 세계를 동시에 경험하게 되었다.
에티켓과 매너와 교양으로 때우는 세계가 아니라 몸으로 때우는 세계를 이해한 것이다. 그는 전혀 프로이센 귀족답지 않은 행동으로 프로이센 귀족다운 모범을 보여준 인물이다. 항상 사병 속에 섞여 있어서 병사들은 그를 원수나 사령관이 아니라 대령이라 불렀다.
나이가 들면 퇴행하는 이유는 호르몬이 변하기 때문이다. 호르몬이 변하는 이유는 자존심이 없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없는 이유는 대표성이 없기 때문이다. 부하들의 목숨을 책임진다는 마음이 대표성이다. 유비가 그런 인물이다. 신과의 일대일 개념이 있어야 한다.
살바도르 달리는 공산당이었다. 어느날 황태자와 만나 악수 한 번 하더니 우파로 돌변했다. 왜 변절했는지 물어보자 그가 한 말은 황태자의 후광이 너무 아름다워서라나. 예술가답게 탐미주의를 추구하다보니 박근혜가 울고 갈 형광등 200개의 아우라에 넘어갔다고.
노쇠화에 따른 호르몬 퇴행이다. 사교계를 주름잡는 귀부인과 연애하기 위해 하루에 독한 커피 50잔씩 마셔가며 원고 쓰다가 죽은 발자크도 그런 인물이다. 귀부인이 손 한번 잡아주자 감격해서 영혼을 털려버린 거. 베토벤은 그런 소인배와 달리 끝까지 씩씩했다.
길거리에서 황태자 행렬을 보고 감격한 괴테가 옆에 있는 베토벤에게 ‘태자 전하를 뵙다니 너무 황송스럽지 않니?’ 하고 말을 건네자 베토벤이 비웃었다고 한다. ‘얌마. 너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소인배였냐? 끊어.’ 이문열, 진중권, 공희준, 변희재 퇴행은 콤플렉스다.
공희준은 아버지가 청소부라고 돈만 되면 자신은 어느 편에도 붙을 수 있다는 해괴한 먹고사니즘 논리를 개발했다. 이문열 아버지가 빨갱이여서 망가진 것과 같은 공식이다. 세상이 먼저 나를 배반했으므로 내게는 두 번 세상을 배반할 권리가 있다는 소인배 논리다.
저런 자는 멀리서 황태자 행렬을 보기만 해도 뻑간다. 오줌 싼다. 저절로 허리가 90도로 꺾어진다. 다 호르몬 때문이다. 쥴리가 진중권을 이뻐한다고 하니 진중권은 오늘도 황송해서 몸둘 바를 모르고 괴성을 질러댄다. 자존심이 없는 이유는 대표성이 없기 때문이다.
백만 병사의 목숨을 책임진 장군이라는 생각이 없다. 무다구치 렌야처럼 누가 자기를 알아주기 바라면서 정치적 줄대기에 분주하다. 소인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고 군자는 자기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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