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10.24 15:59
본격적인 3분기 실적 시즌이 다가왔다. 국내 바이오 업계가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실적으로 경쟁력을 입증하는 기업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선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선도기업으로 거듭난 삼성바이오로직스 (873,000원 ▲26,000 +3.07%)와 본업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분야에서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셀트리온 (178,000원 ▲4,000 +2.30%)을 비롯해 HK이노엔 (35,250원 ▲950 +2.77%), 휴젤 (110,600원 ▲1,500 +1.37%) 등 주요 바이오 기업이 유의미한 수준의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오는 26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등 앞으로 주요 기업의 실적이 줄줄이 공개된다. 이미 일부 기업은 올해 3분기 실적을 공시하기도 했다.
특히 바이오 업종은 올해 들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띄는 성장 모멘텀(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실적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확실한 R&D(연구개발) 성과가 아닌 이상 결국 실적으로 가치를 증명하는 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코로나19(COVID-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바이오 의약품 마케팅 및 영업 활동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 환경이 향후 관련 기업의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또 '킹달러'란 말이 나올 정도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바이오 기업의 수혜도 기대된다.
국내 증시 바이오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3분기 실적이 기대되는 대표 기업이다. 1~3공장이 풀가동하면서 4공장 부분가동에 돌입한데다 환율 수혜까지 더해져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이 예상된다. 시장에선 줄줄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올해 3분기 실적을 상향조정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다른 바이오보다 올해 비교적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이유도 결국 실적 때문이란 평가도 있다.
이날 신효섭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8009억원, 영업이익은 2383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추정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올해 사상 최대 실적, 4공장 부분가동, 5공장 증설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 역시 바이오시밀러 신제품 등을 토대로 실적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셀트리온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이 5890억원, 영업이익이 207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46.9%, 26.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램시마IV 등이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 중심으로 3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국내 대표 보툴리눔 톡신 회사로 꼽히는 휴젤은 중국 시장 등에서 호조를 나타내며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증권은 휴젤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을 708억원, 영업이익을 236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26.9%, 10.7% 증가한 수치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휴젤에 대해 "9월 대량 선적이 진행되며 중국 매출을 전분기 대비 40% 이상 성장한 80억원대로 추정한다"며 "미국 시장 진출과 치료용 시장 공략을 위한 적응증 확대로 중장기 성장성에 변함이 없다"고 진단했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을 앞세운 HK이노엔의 실적 성장도 눈길을 끈다. 하나금융투자는 HK이노엔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을 2004억원, 영업이익을 192억원으로 예상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6.2%, 12.3% 증가한 수치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HK이노엔은 매년 꾸준한 성장이 전망되는 회사로 올해 3분기 역시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호실적이 예상된다"며 "케이캡의 국내 매출 성장과 글로벌 진출 등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에 대해선 일부 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연구 성과 부풀리기 등으로 인한 시장 일각의 우려가 여전한 것 같다"며 "글로벌 금리인상과 금융시장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대표적 성장주인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모멘텀이 눈에 띄지 않는 만큼 꾸준한 실적 성장으로 가치를 증명하는 기업 위주로 투자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며 "또 코로나19 엔데믹으로 해외 시장 길이 뚫린 만큼 다시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잡으려는 업계의 노력도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