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어쩌다 이 지경까지..추락하는 한국 IT의 자존심 네카오

IT·가전·통신·과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10. 13. 14:13

본문

어쩌다 이 지경까지..추락하는 한국 IT의 자존심 네카오

최우영 기자입력 2022. 10. 13. 06:00
 
 
[MT리포트-벼랑끝 네카오, 신뢰회복이 답이다 ⓛ] 느려지는 성장세, 불확실한 미래..돌파구는 '신사업·해외'

[편집자주] 한국IT를 상징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기업가치가 추락세다. 비단 외형만이 아닌, 성장성 둔화라는 내재적 고민이 깊다. 시장과 국민들이 양사에 보내던 신뢰에도 생채기가 났다. 양사의 추락은 한국 IT산업 전체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친다. 최근 두 회사의 위기 원인을 짚고 다시금 IT 대표주자로서 리더십 회복을 위한 제언을 모색한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한국 IT(정보기술) 산업을 이끌어오던 네이버(NAVER)와 카카오가 벼랑끝에 내몰렸다. 기존 사업의 성장세는 둔화하는데 새로운 먹거리는 당장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사업의 부침만큼 힘겨운 건 두 기업을 '골목대장'으로 바라보는 국민들의 싸늘한 눈초리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더해 양사가 보여준 미래 비전의 불확실성, 특히 카카오의 임원진 주식 먹튀 논란 등 도덕적 해이와 계열사 쪼개기 상장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IT 업계 안팎에선 두 회사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IT의 심장'으로 다시 일어서기 위해 뚜렷한 신사업 성과와 비전, 덩치에 걸맞는 도덕성을 보여줘야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때의 유망주에서 개미들 '곡소리' 대상으로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네이버 주가는 16만2000원에 마감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 12일 37만2000원에서 56.5% 줄었다. 이날 카카오 주가도4만9850원으로 1년 전의 11만3500원보다 56.1% 줄었다. 이 기간 줄어든 양사의 시가총액만 64조원에 달한다.
 
 
양사의 기업가치 하락을 이끈 것은 성장세의 둔화다. 네이버는 올해 2분기 2조458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에 그쳤다. 팬데믹 시기 40%대 성장률을 기록한 커머스 부문은 지난해 3분기 30%대, 같은 해 4분기 20%대로 주저앉았다. 올해 2분기는 19.7%까지 떨어졌다.
카카오의 성장을 이끌던 톡비즈 부문도 활력을 잃고 있다. 2019~2020년 분기별로 70%가 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3분기부터 30%대로 주저앉았다. 올해 2분기엔 16.1%에 그쳤다.
실종된 위기관리능력…위기 '증폭' 네카오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네카오의 뚜렷한 위기 원인에 비해 극복 방안은 명확치 않다. 팬데믹 시기의 고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주요 매출이 둔화할 수밖에 없는데, 인건비와 광고비 등 치솟은 영업비용은 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자회사를 잇따라 상장 시키면서 '쪼개기 상장' 논란을 일으켜 기업가치 하락을 자초했다. 상장 후에 계열사 임원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해 '먹튀'라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네이버는 2020년부터 외형 성장을 이끌었던 이커머스, 광고를 이을 '혁신 사업'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4일 '포쉬마크' 인수 발표에 대한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뚜렷한 비전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다소 비싸게 인수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반영된 것이다.
네카오의 추락, 한국IT도 죽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 4월 1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네이버 밋업'(NAVER Meetup) 행사에서 글로벌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네카오의 위기는 한국 IT산업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 대한민국 IT를 대표하던 두 기업이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다면 전반적인 IT생태계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이는 스타트업 생태계와 테크산업 전반의 투자 위축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결국 네카오가 설득력 있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글로벌 신사업을 발굴하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한국 IT산업을 회복시키는 길이라는 평가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존 대기업들과 달리 창업 초기부터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구하며 여러 스타트업들을 인수하거나, 때로는 내부 인사가 나가서 창업하며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왔다"며 "네카오의 위축이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스타트업의 퇴로가 막히는 등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바라봤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네카오의 어려움이 길어질수록 최근 가뜩이나 축소된 벤처투자 시장에서 IT서비스기업 전반에 대한 전망 자체가 안좋아질 수 있다"며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해 카카오페이 등의 이슈에 대해 보다 책임감 있게 명확한 메시지를 내는 등 회사 차원에서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