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각국이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안보 강화 움직임을 보이며 ‘반도체의 정치화’가 더욱 확대되는 가운데 이같은 정치적 속성의 강화가 삼성전자에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만 TSMC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과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 속에서 삼성전자의 미 공장 건설 등 대규모 투자는 고난 이후 미래를 준비할 장기 전략으로 분석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파운드리에 대한 삼성전자의 야심찬 투자와 반도체 산업의 점증하는 정치화는 (삼성전자에)장기적으로 순풍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같은 움직임은 삼성전자 중국 공장을 비롯해 글로벌 경영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동시에 YMTC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경쟁사들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어 위기이자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고 WSJ은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170억달러(약 22조원)를 들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및 과학법’을 통과시키면서 이에 따른 보조금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최근 시장 환경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수요둔화 등으로 삼성전자의 이익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메모리칩의 일종인 낸드플래시 가격이 3분기 13∼18% 하락하고 4분기에도 15∼20%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올 3~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D램 시장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의 추격도 거세다. 마이크론은 미 뉴욕주에 1000억 달러를 투입해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른 점유율 변화도 예상된다. 지난해엔 세계 최초로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급 4세대(1a) D램을 공개했고 지난 5월엔 5세대 D램 제품 양산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WSJ는 삼성전자가 고난 이후 미래를 준비 중이라며 최근 삼성파운드리포럼(SFF)에서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와 경쟁하기 위해 2027년까지 파운드리 생산 역량을 3배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대표적 사례로 꼽기도 했다.
신문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투자 확대는 풍부한 보유 현금과 기술 리더십을 고려할 때 타당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변동성이 큰 메모리 반도체 의존에서 탈피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에 대한 공포를 활용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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