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가파른 금리인상을 이어가면서 국내 대표 성장주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해 시가총액 3~4위를 다투던 네이버와 카카오의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우선주 제외)는 각각 8위, 10위까지 미끄러졌다.
14일 코스피에서 네이버는 전날보다 3.56% 떨어진 2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는 2.71% 떨어진 6만81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가 예상치를 뛰어 넘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쇼크에 1.56% 하락 마감한 것에 비해서도 낙폭이 컸다.
최근 6개월 간의 주가 추이도 네이버와 카카오의 하락폭이 코스피보다 크다. 코스피는 최근 6개월간 8.01%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각각 29.92%, 33.88% 하락했다. 카카오의 경우 6개월간 카카오페이(-55.14%), 카카오뱅크(-50.00%), 카카오게임즈(-31.81%) 등 계열사 주가는 폭락수준이었다.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이 올해 들어 가파른 금리 인상을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성장주가 특히 타격을 입는 모양새다. 금리 상승은 기업의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미래 가치를 선반영하고 있는 성장주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주가 하락이 계속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 규모도 쪼그라들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코로나19 수혜주’, ‘언텍트 테마주’로 꼽히면서 국내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다. 지난해 6월에는 코스피 시가총액 3~4위를 다투기도 했다.
이날 기준 카카오 시가총액은 30조3257억원으로 카카오가 네이버를 제치고 시가총액 3위에 올랐던 지난해 6월15일(64조1480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났다. 네이버 시가총액도 이날 기준 37조7313억원까지 쪼그라들어 지난해 6월15일(63조5700억원)에 비해 40% 넘게 감소했다.
증권사도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전망치를 낮춰잡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카카오의 적정주가는 13일 기준 10만8900원으로 6개월 전 13만7056원에 비해 대폭 떨어졌다. 네이버의 적정주가도 36만2500원으로 6개월 전 48만3684원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반면 개인들의 성장주 순매수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3일까지 최근 6개월간 개인 투자자들은 네이버를 1조1940억원, 카카오는 6340억원 순매수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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