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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력 높이는 코로나19 변이..끝은 어디일까

BT, 바이오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8. 2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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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력 높이는 코로나19 변이..끝은 어디일까

곽노필입력 2022.08.25. 10:10수정 2022.08.25. 10:20
 
 
오미크론 배출량, 델타의 최대 1000배
갈수록 복제 활발한 변이 출현하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배출량보단 적어
전파력 더 높은 변이 출현 가능성 시사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할수록 전파력이 높아지고 있다. 픽사베이

코로나19 바이러스(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변이를 거듭하면서 전파력이 더 높은 3개의 변이체(알파, 델타, 오미크론)가 우세종을 점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원조 바이러스보다 알파(B.1.1.7) 변이가, 알파보다 델타(B.1.617.2)가, 델타보다 오미크론(BA1=B.1.1.529)의 전파력이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예컨대 오미크론 BA1은 델타보다 전파력이 3배 높다. 또 오미크론의 하위 변위인 BA2는 이전에 나타난 원조 오미크론(BA1)보다 전파력이 30~40% 높다. 이는 에어로졸 배출량이 더 많은 변이체가 살아남는다는 자연선택 가설과도 일치한다.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진이 이들 세 가지 변이의 전파력을 다른 변이 감염자들과 비교한 결과 일부 감염자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양이 알파나 델타보다 최대 1000배 더 검출됐다고 사전출판 논문집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발표했다. 그러나 인플루엔자 감염자의 바이러스 배출량에는 크게 못 미쳤다.

 

연구진은 이는 지금보다 바이러스 복제가 더 활발한 쪽으로 코로나19 변이가 더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사전출판 논문은 아직 동료 과학자들의 검토를 거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한 실험 참가자가 확성기 모양의 에어로졸 수집 기구에 입을 대고 말하고 있다. 네이처 제공

실제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표본 수집

연구진은 2020년 6월~2022년 4월에 코로나19 감염자 93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숨을 내쉴 때 배출하는 에어로졸을 모아 분석했다. 에어로졸 수집 시기는 감염 후 1~13일 사이였으며, 감염자의 증상은 경미(97%)하거나 무증상(3%)였다.

 

이들이 감염된 바이러스는 알파, 델타, 오미크론에 걸쳐 있었다. 특히 델타와 오미크론 감염자는 모두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였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확성기 모양의 기구에 입을 대고 30분 동안 노래를 부르거나 소리를 지르도록 했다. 일부 사람들은 기침과 재채기도 했다. 게준트하이트2(Gesundheit-II)라는 이름의 이 수집 기구는 지름 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한 에어로졸까지 잡아낸다.

 

연구진이 이 입자들을 분석한 결과 알파, 델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람들이 내뿜은 에어로졸에는 변이 전 바이러스나 감마 변이를 비롯한 다른 변이 감염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바이러스 입자가 들어 있었다. 특히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들의 경우 미세한 에어로졸에 포함된 바이러스가 큰 에어로졸에 포함된 것보다 5배가 더 많았다. 스웨덴 룬드대의 에어로졸 전문가 멀린 알스베드 교수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이는 호흡, 대화, 외침, 기침, 재채기 등 실제 에어로졸을 내뿜는 모든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표본을 수집해 나온 결과라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어 실험실에서 세포에 감염자들의 에어로졸을 뿌리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델타와 오미크론 감염자의 에어로졸 표본 중 4개가 세포를 감염시킨 것을 확인했다.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 등록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현황.

사람마다 배출량 편차가 큰 이유는?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의 비말에 포함된 바이러스 양은 검출할 수 없는 정도에서 ‘슈퍼전파자’에 버금가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개인 편차가 매우 컸다고 밝혔다. 예컨대 오미크론에 감염된 한 사람은 알파나 델타 감염자의 최대치보다 1000배 많은 바이러스 입자를 방출했다.

 

연구진은 이런 편차가 왜 생기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나이를 비롯한 생물학적 요인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과 다른 행동 패턴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슈퍼전파자 수준의 바이러스를 배출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자주 기침을 했다. 그러나 세 가지 변이의 평균 바이러스 배출량은 통계상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연구진은 특히 코로나19 감염자가 내뿜는 바이러스 양이 인플루엔자 감염자가 내뿜는 바이러스보다 적다는 데 주목했다. 이전의 검출 데이터와 비교한 결과 오미크론 감염자의 바이러스 최대치는 인플루엔자 감염자의 최대치 바이러스 양보다 2.4배 적었다. 코로나19 감염자의 평균 바이러스 배출량은 인플루엔자 감염자와 비교하면 100분의 1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이는 장차 더 많은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코로나19 변이가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멀린 알스베드 교수는 “이 점이 우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환기 및 여과 시스템을 고쳐 실내 공기 질을 개선하는 데 투자하도록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는 걸 뜻한다”고 강조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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