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정은·김광우 기자]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27살 허모 씨는 자신을 ‘투자 중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총 1500만원을 투자했지만 400만원 이상의 손해만 떠안았다. 그렇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허씨는 “주식은 게임에서 이기는 것 같은 쾌감을 준다”고 했다.
#간호사로 근무하는 25살 신모 씨는 ‘내 집 마련’을 위해 투자한다. 투자 초기 500만원의 수익을 얻었지만 지금은 손해만 감당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는 지속할 예정이다. 신씨는 “모을 돈이 뻔히 보이는 상황이 막막하다. 집을 장만할 다른 방법이 없기에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했다.
투자가 Z세대의 주류 문화로 자리잡았다. 자산 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지만 Z세대 절반 이상은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는 코로나 확산 이후 자산 가격 상승기에서의 수익 경험을 주된 투자 이유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위험을 감수하는 젊은 세대의 특성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작용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Z세대 둘 중 한 명은 주식투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소득보다 자산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가운데 투자만이 살 길 이라고 답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가 95년생 이하 소득이 있는 Z세대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투자를 하고 있다고 답한 Z세대는 51명(51%, 중복 응답 불가)으로 절반이 넘었다. 그중 50명은 예·적금과 투자를 병행하고 있었으며, 예·적금만 한다는 응답자는 32명(32%)이었다. 예·적금과 투자 둘 다 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7명(17%)에 불과했다.
투자 항목 중에서는 주식 및 펀드의 인기가 압도적이었다. 전체 응답자가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고 있었다. 이 밖에 가상화폐 투자자가 20%, 대체 자산이나 p2p 투자자가 6%로 나타났다.
주식 및 펀드에 투자하는 이유로 ‘수익 경험’을 꼽은 비중은 52%(중복 응답 가능)에 달해 1위를 기록했다. 설문에 참여한 허씨는 “애초부터 안했으면 모를까 한 번이라도 손맛을 보면 놓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적은 손실 예상’(26%), ‘주변 투자자들이 많아서’(26%), ‘높은 수익 예상’(22%)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 또한 직·간접적 수익 경험을 Z세대 투자 열풍이 유지되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상적으로 젊은 계층이 주식을 비롯한 위험성 강한 투자에 더 적극적이다”며 “최근 금리가 낮고 주식 시장이 활황이었던 시기의 투자 경험들이 확산하며 Z세대 전반의 위험 추구 성향을 더욱 자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 또한 Z세대 투자 열풍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디딘 Z세대가 경험한 것은 치솟는 물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이었다. 이에 근로소득만으로는 ‘내 집 마련’ 등 미래 설계가 힘들어지자 다수 Z세대가 투자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설문에 참여한 신씨는 “근로소득이나 예·적금은 물가 상승을 고려해봤을 때 크게 의미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내 집 마련의 목표를 위해서는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투자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투자는 게임’이라던 허씨 또한 “한 푼 두 푼 모아서 언제 집을 사나. 차익 실현이 답”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월급을 모아 내 집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은 희미해졌다. 이에 투자를 통해 목돈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Z세대가 생활수준적인 측면에서 이전보다 눈이 높아졌고, 이를 맞추고자 하는 욕구가 투자 의지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70%(중복 응답 불가)는 월급의 20% 미만을 투자한다고 답했다. 20~30%를 투자한다는 응답자는 22%였고 그 이상을 투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는 Z세대가 대부분 사회초년생임에 따라 소득이 높지 않아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Z세대의 투자 의지만큼은 충만했다. 총 응답자의 83%(중복 응답 불가)는 소득이 늘어날 경우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49명 중에서도 약 80%(40명, 중복 응답 불가)가 소득이 증가할 경우 투자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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