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체력 : 단기적으론 스테로이드로 버티지만
지지부진한 증시 분위기를 1년 넘게 보내는 가운데 요즘 들어 증시 체력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습니다. 긴 관점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는 있지만, 단기적인 관점에서의 증시 체력은 한여름 뙤약볕에 지친 듯한 모습입니다.
오늘 증시 토크를 준비하면서 몇 가지 증시 변수들을 바탕으로 증시 체력을 체크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현재 증시는 기력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 단기적인 현재 증시 체력 : 에너지바와 이온 음료 없이 뙤약볕에 운동하는 격
올여름 너무 더워서일까요? 여름 내내 필자의 입에서는 “지친다”라는 말이 저절로 쏟아졌습니다. 습하고 뜨거운 햇발은 저절로 사람을 지치고 만들더군요. 만약 이런 날씨에 무리하게 운동한다면 어떨까요? 충분한 에너지와 수분 공급이 없다면 금방 지쳐 쓰러질 것입니다.
주식시장도 이와 비슷합니다. 운동할 때 힘들더라도 에너지바와 이온 음료가 있으면 다시 힘내서 달려볼 수 있는 것처럼 주식시장에 충분한 에너지원이 공급된다면 어려운 중에도 다시 힘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주식시장에서의 에너지바와 이온 음료라고도 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 2022년 올해 고객예탁금 추이, 원자료 : 금융투자협회 ]
올해 들어 8월 18일 통계치까지, 고객예탁금은 14조 4,283억 원 감소하였고 하반기에만 2조 1,397억 원 감소하였습니다. 물론 상반기까지는 개인투자자의 순매수가 강하게 있었다 보니 예탁금이 감소하였다 할 수 있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8월 18일까지는 소폭이지만 개인의 순매도가 발생하는 상황에도 고객예탁금은 2조 원 넘게 감소하였던 것입니다.
다시 한번 한여름 운동으로 비유를 하자면,
올해 상반기까지는 뜨거운 햇발에도 불구하고 그런대로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체력(예탁금)이 감소하더라도 매수세가 달릴 수 있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체력도 떨어지는 가운데 지친 기색이 역력한 것입니다.
▶ 신용융자 비율의 증가 : 체력이 약해지는데 스테로이드 쓴 격!
과거 조정장에서는 신용융자 규모가 증시 하락과 함께 자연스럽게 감소하였습니다. 빚투 자금 통계 중 가장 공신력 있는 신용융자 통계는 현재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통계치입니다. 그런데 신용융자 규모는 고객예탁금 대비 35% 수준까지 다시 높아졌습니다.
이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은 6월 말 30% 수준까지 낮아졌지만 애매한 반등장임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 들어 신용융자 잔액은 1조 3,500억여 원 증가하였습니다. 이런 와중에 만약 증시 충격이 발생하였을 때 이를 받쳐줄 고객예탁금은 앞서 설명해 드린 바처럼 하반기 들어 2조 원 넘게 감소하였다 보니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이 30% 선에서 35% 선까지 높아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그런데 신용융자 및 빚투 자금은 주식시장 관점에서 스테로이드를 맞고 운동하는 것으로 비유를 할 수 있겠습니다. 적당한 스테로이드는 운동력을 높일 수 있지만 과한 스테로이드는 사람의 몸을 망가트릴 수 있지요. 특히나 쉬어줄 때 쉬어주어야 하는데 스테로이드를 맞고 무리하게 여름 뙤약볕에 운동하면 약 기운이 떨어진 순간 후유증이 심하게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 기간 2008년~ 2022년 8월 18일. ]
[ 원자료 : 금융투자협회/ 비율 계산 분석 : lovefund이성수 ]
위의 표는 2008년 이후 최근까지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비율은 30% 부근에서는 안정적인 증시 흐름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비율이 20% 선까지 낮아질 때는 증시 진 바닥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40% 선에 이르거나 30% 중반에 높은 수준에 있을 때는 증시에 되려 부담 요인이 됩니다.
35% 수준이니 절대적인 수치로는 높은 편은 아니더라도, 증시 조정기에 신용융자가 충분히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은 무리하고 체력 떨어지고 있는데 스테로이드로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 그나마 장기적인 체력은 살아 있다는데 위안
앞서 현재 증시에서 감소하고 있는 예탁금 상황과 빚투 자금 증가는 단기적으로 증시 체력이 좋지 않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증시를 비관적으로 보는 것처럼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기본 체력이 살아있다고 필자는 보고 있습니다.
운동으로 다시 비유를 들자면, 불볕더위로 인해 체력이 약해지다 보니 스테로이드를 쓰며 억지로 힘을 쓰는 듯 보이지만, 기본 체력이 좋은 사람인 것이지요. 잠시 불볕더위로 인해 힘들어 보이지만 쓰러지지 않고 어느 순간 다시 힘은 살아날 것입니다.
[ 시가총액 대비 고객예탁금 비율, 원자료 : KRX 및 금융투자협회 ]
[ 자료 비율 계산 /분석 : lovefund이성수]
위의 자료는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대비 고객예탁금의 비율을 1980년대 후반부터 연 단위로 필자가 계산한 자료입니다. 증시가 고공 행진을 할 때는 이 비율이 급격히 낮아집니다만, 증시 조정이 발생하거나 예탁금이 급증하면 비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2000년 초반까지는 이 비율이 2% 이상에 있을 때 주식시장은 바닥권을 형성할 정도로 장기적인 체력 수치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 수준까지 낮아지면 증시는 상투를 형성하였지요. 2010년대에는 이 비율이 1%~1.5%에서 등락만 거듭하면서 답답한 기본 체력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2.3%로 과거 기준으로도 높은 기본 체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비록 단기적인 체력이 잠시 약해져 스테로이드 같은 빚투로 억지로 버티는 듯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증시 기본 체력은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최 근 예탁금이 감소하기는 하였지만, 중장기적인 기본 체력 관점에서는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다 보니, 필자가 요즘 단기적인 시계에서는 증시 전망에 대하여 불명확한 의견을 내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 이야기해 드리는 것입니다.
다만, 다시 단기 체력이 제대로 차오르기 위해서는 주변 여건이 좋아져야 하겠지요? 증시 주변에 폭염과도 같은 부담도 사라지고 말입니다.
2022년 8월 22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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