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힘'을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합기도에서 말하는 '합기'가 그러하다. 한국 합기도는 종합무술로 변질되어 합기를 잃어버렸다고 한다. 검색해보면 용술관이 어떻고, 아이키도가 어떻고, 대동류가 어떻고 하는데 분파가 많고 사이비도 있는 모양이다.
유튜브에 영상이 많다. 짜고 하는 쇼처럼 보인다. 그런데 쇼는 아니다. 그렇다고 쇼가 아닌 것도 아니다. 카이지로 유명한 후쿠모토 노부유키 만화 쿠로사와에 짜고 치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술을 쓴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합기도 기술이 먹힌다.
종합격투기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경찰의 체포술로도 유용하다. 상처를 남기지 않고 상대방에게 고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진단서를 끊을 수 없다. 쉽게 체험해볼 수 있다. 영천 돌할매는 기도를 하고 들면 돌이 바닥에 딱 붙어서 들리지 않는데 그냥은 들린다.
합기가 정확히 뭔지는 합기도 고수도 잘 모른다. 직접 체험해 보라고 한다. 고수들 사이에도 말이 갈린다. 과학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초능력으로 포장하는 사람도 있다. '합기는 사랑입니다.' 뭔 개수작이야. 어떤 일본인 고수는 30년 걸려서 합기를 터득했다고.
구조론은 10초 안에 체험시켜 준다. 사무라이가 칼을 휘두르다가 가까운 거리에서 교착될 때가 있다. 권투의 클린치 상태와 같다. 어느 쪽도 먼저 칼을 뺄 수 없다. 권투는 심판이 떼주는데. 힘겨루기 상태에서 밀리면 엉덩방아를 찧고 죽는다. 그때 합기를 걸 수 있다.
그 상태에서 힘을 살짝 빼고 상체를 낮추면서 상대방을 들어올린다. 단전호흡을 강조하는 이유를 알만하다. 역도선수가 두꺼운 벨트를 매는 이유다. 영천 할매돌은 집에 있는 1.5리터 생수병으로 실험할 수 있다. 간단한 트릭이다. 문제는 우리가 착각한다는 점이다.
물체를 팔로 드는게 아니라 상체를 굽혔다가 펴면서 허리 힘으로 드는 것이다. 척추를 사용한다. 힘을 쓰려면 모든 관절을 조금씩 굽히고 있어야 한다. 기도를 하고 서서히 힘을 가하면 몸을 편 자세가 된다. 엔트로피의 비가역성이다. 모든 동작은 굽혔다가 편다.
그런데 이미 펼쳤기 때문에 더 펼 수 없다. 합기도 고수는 상대의 팔을 비틀어 펼친 상태로 만들고 상대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계속 밀어붙여서 상대가 계속 그 자세를 유지하게 한다. 벗어나려고 하면 통증이 몰려온다. 덫에 걸리는 것이다. 이기는 힘이 만들어진다.
도구를 사용하면 무거운 돌을 공깃돌 다루듯이 할 수 있다. 마술처럼 보인다. 그런 동영상이 유튜브에 있다. 이스터섬의 모아이가 걸어가게 하는 기술도 그런 것이다. 인체의 골격이나 신체구조가 그런 구조로 되어 있다. 왜 휴머노이드 로봇은 실패를 거듭하는가?
이기는 힘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로봇의 관절이 합기되어야 한다. 인체의 척추와 골반은 언제든 무게중심을 도출하여 인체의 다른 부분을 합기시킨다. 우리가 팔다리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이유다. 인체는 아주 작은 힘으로도 신체를 쉽게 움직인다.
지금까지 나온 휴머노이드 로봇 중에 합기가 된 로봇은 없었다. 혼다의 아시모는 근처에 가지도 못했다. 딱 봐도 합기가 아니잖아. 보스턴 다이나믹스도 가짜다. 본질에서 가짜다. 일단 상체와 하체가 합기되어 있지 않다. 걸어가는데 무게중심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일단 무릎이 모이고 허리가 높아야 한다. 한 다리로 서고 발끝으로 서야 한다. 단전호흡을 하는 이유는 하체를 낮추면서 자세가 무너지지 않게 버티는 것이다. 합기도는 상대방을 자신과 합기시키지만 인체는 왼발과 오른발을 합기시키고 상체와 하체를 합기시킨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너무 많은 에너지가 들 뿐 아니라 관절이 마모된다. 척추가 나가고 무릎이 뒤틀리고 투수의 어깨가 망가진다. 야구에서 타자의 스윙궤적이 중요한 이유다. 자세가 무너지면 합기되지 않는다. 인체의 힘을 한 점에 집중하려면 폼이 예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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