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60여 개 단체로 꾸려진 사회대개혁부산운동본부는 윤 대통령 취임 100일 하루 전인 16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성명에서 "정권 지지율이 20%대로 곤두박질치고, 모든 연령과 지역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과반을 넘겼다"라며 "지금까지 이런 정권은 없었다"라고 규탄했다.
물가 상승, 노동정책, 검찰 출신 편중 인사, 한일 관계 개선 추진, 만5세 취학 논란 등을 잇달아 거론한 운동본부는 "국민의 안위·민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무능으로 사건사고가 터지면 이를 변명하기에 급급했다"라고 지적했다. '굥정'이라는 조롱도 이 때문에 등장했다는 것이 운동본부의 주장이었다.
"굥정이라는 조롱 등장한 이유, 돌아보라"
소속 단체들은 분야별로 윤석열 정부의 문제점을 질타했다. 지식인 단체인 포럼지식공감의 유동철 공동대표는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검수완박) 등을 시행령 개정을 통해 무력화하고, 경찰국으로 경찰 장악 시도 등 입맛대로 행정을 펼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 본부장은 "물가인상률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 인상에 복지를 축소하며 국민에게는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하는데, 부자들에게는 법인세와 부동산세 감세,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발끈했다.
불안한 한반도 정세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김인규 부산경남주권연대 대표는 "평화를 지키기는커녕 위협하는 길로 치닫고 있다"라며 한미일 동맹 추진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받드는 그 동맹은 미일 동맹의 하위개념으로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일본을 지켜주고 보호하는 방파제 역할일 뿐"이라며 윤 정부의 외교·군사정책을 문제 삼았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들은 이날부터 바로 경찰국 신설, 한미연합훈련에 반대하는 행동에도 각각 나선다. 부산운동본부 전위봉 상황실장은 "경찰청에서 김순호 경찰국장 경질 촉구 릴레이 1인시위가 펼쳐지고, 18일부터는 군사훈련 중단 요구 기자회견·시위 등이 예정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가 광장에서 취임 100일을 평가한 데 이어 진보정당은 별도의 입장을 냈다. 이성한 정의당 부산시당 대변인은 "어디까지라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진짜 총체적 난국"이라며 "너무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정부라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드러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 대변인은 집중호우 상황에 대한 대응도 부정 평가에 기름을 부었다고 봤다. 그는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 정부가 대처하는 것을 보면 그것이 더 명확해진다"라고 꼬집었다. 지난 8일 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지만, 퇴근한 윤 대통령은 자택에서 전화로 재난 상황을 지휘해 논란이 됐다.
한편 취임 100일을 놓고 진행된 국정운영 관련 여론조사는 부정적 응답이 크게 우세한 상황이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를 보면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28.0%에 머물렀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67.0%에 달했다.
MBC와 코리아인터내셔널의 조사(12~13일, 전국 18세 남녀 1002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긍정 평가는 28.6%에 불과했고, 부정 평가는 66.0%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