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유출 잇따르던 금펀드, 최근 1개월 139억 유입
금값 뛰자 은·백금·팔라듐 9거래일간 7~12% 상승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본사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데일리안[데일리안 = 백서원 기자] 긴축 완화 기대와 미·중 갈등 우려 등 불안정한 시장이 이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금 가격이 오르자 은과 팔라듐 등 귀금속 투자 전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여전한 악재 속 단기 변동성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금펀드(12개)에는 최근 1개월 동안 139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금펀드에서는 최근 1년 간 1124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고 연초 이후로도 893억원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최근 3개월을 기점으로 167억원이 흘러들어오며 순유입 전환했다.
마이너스(-) 수익률도 플러스(+)로 돌아섰다. 금펀드는 최근 3개월 평균 -11.79%에서 1개월 -3.34%로 손실 폭을 줄인 뒤 최근 1주일에는 1.73%의 수익을 냈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KINDEX KRX금현물’은 최근 10거래일 간 3% 넘게 올랐다.
금은 증시 불황에 가격이 오르는 전통적인 자산 회피처로 꼽힌다. 올해 3월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금의 가치가 치솟았다.
금 가격이 조정을 받은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 번에 기준금리를 75bp(1bp=0.01%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이후부터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에 대한 기회비용을 높인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이 금값을 끌어올렸다. 이러한 기대감은 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으로 다소 옅어지기도 했지만 미·중 갈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대만을 둘러싼 양국의 긴장감은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최근 1년 KRX금시장의 1kg 금 현물의 1g당 가격ⓒ한국거래소지난달 7만1000원대를 기록한 국내 금값은 이달 들어 7만4000원선을 회복했다. 국제 금값도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789.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0일 이후 9거래일 만에 5.26% 올랐다.
같은 기간 은 선물(7.87%)과 백금 선물(6.91%) 팔라듐 선물(12.28%) 가격도 줄줄이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은과 백금, 팔라듐 역시 ETF 또는 상장지수증권(ETN) 형태로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다만 이들 귀금속은 금과 달리 산업재 성격도 띠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9월에도 불가피한 빅 스텝(50bp) 이상의 연준 기준금리 인상 전망은 귀금속 섹터의 하방 압력 요인이지만 경기 침체 우려에 대응하는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에 따라 금과 은 가격 하방 압력도 점차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금·은 등 귀금속 투자는 단기 변동성 재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격이 조정될 경우 장기 관점에서 저가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