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전날(19일) 오후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국방과학연구소가 첫 국산 전투기 개발을 주도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 업체들이 함께했다. 지난달 누리호 발사 성공처럼 민간 업체들의 협력이 빛이 난 셈이다.
방위산업청은 전날 오후 4시13분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가 최초 비행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오후 3시40분 이륙한 KF-21은 30여분간의 비행 후 오후 4시13분 착륙했다.
이날 비행시험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 유럽 컨소시엄(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에 이어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국내 유일 항공기 제작사인 KAI가 KF-21 전체 개발을 이끌었고, 약 225개의 국내 업체와 10여개 정부출연연구소, 15개 대학교 등이 참여했다. KAI는 2018년 KF-21 기본설계(DPR), 2019년에는 상세설계(CDR)를 마쳤고 지난 4월에는 시제기에 장착된 엔진 시동 시험을 진행했다.
류광수 KAI 부사장은 "한국의 항공산업발전과 대한민국 공군의 자주 국방력 강화를 위해 모두의 염원을 안고 역사적인 최초 비행을 성공했다"며 "이는 국내외 수많은 개발 엔지니어와 숙련된 생산인력의 피와 땀이 밴 결과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주요 장비별로 살펴보면 다수의 표적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AESA레이다(능동 전자주사식 위상 배열)은 한화시스템이 시제품을 만들고,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했다. 야간이나 악천후 속에서도 가시 거리 밖의 적을 탐지하는 적외선 탐색·추적장비(IRST)와 주야간 공중·지상 표적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전자광학 표적획득·추적장비(EO TGP) 역시 한화시스템이 개발했다.
LIG넥스원은 통합 전자전 체계(EW Suite)를 맡았다. EW Suite는 위협 레이다 신호를 탐지·교란하고, 채프(미세한 금속 먼지로 레이다 방해)와 플레어(사출되는 불덩어리로 적외선 유도 미사일의 회피책) 탄을 투발하는 기능을 가졌다.
동력 장치의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도했다. 엔진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F414엔진 2기가 탑재됐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GE와 기술제휴를 통해 통합 엔진 개발을 함께 했고, 핵심 부품 국산화를 추진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 시동을 위한 공압을 생성하는 보조동력장치(APU)도 개발했다.
전날 시험비행은 KF-21이 비행기로서 역할이 가능한지 확인한 단계였다. 소리보다 빠른 마하1(시속 1224㎞) 이상의 초음속으론 날지 않고, 경비행기 수준인 시속 약 400㎞ 정도의 속도로 날았다.
방사청은 오는 2026년 양산에 들어가기까지 약 2000회의 추가 비험시행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고도와 속도, 기동 능력을 순차적으로 확장하고, 무장적합성 등을 시험할 예정이다.
KF-21 시험비행 성공은 국내 방산업체의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 단계인 KF-21은 아직 수출 품목은 아니지만, 기술력을 담보하면서 다른 수출 품목에 대한 신뢰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월31일 KAI 공장을 방문해 국산 경공격기(FA-50) 48대 구매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KAI는 폴란드 수출 관리팀을 꾸려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긍정적인 분위기가 흐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류 부사장은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최초 비행이 끝이 아니다"며 "앞으로도 수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지만, 완벽한 보라매를 만들기 위해 개발 일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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