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KRX금현물ETF 142억 순매수
3월 고점 이후 고금리 여파에 하락
“환율 3분기까지 현수준 등락 흐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본사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데일리안[데일리안 = 백서원 기자] 고물가와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달러·리츠(REITs) 등 주요 안전자산이 투자 수단으로 부각됐다. 다만 강세 지속 여부에 대해선 자산별로 온도차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KINDEX KRX금현물’을 8억6046억원 순매수했다. 연초 이후 개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142억원에 달한다.
금은 증시 불황에 가격이 오르는 전통적인 자산 회피처로 꼽힌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고공행진 해온 금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한 후 조정을 받고 있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에 대한 기회비용을 높인다.
국제 금값은 현재 1800달러대에서 머물고 있다. 지난 3월 8일 고점(2040달러)과 비교해 10% 넘게 하락했다. 국내 금값은 국제 금값 대비 상대적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화 가치 상승분이 반영된 데다 국내 투자자의 안전자산 투자 수요가 뒷받침 됐다. 하지만 국내 금값도 7만8000원대까지 올랐던 3월과 비교해선 낮아졌다. 이달 중순 이후 7만600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에도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있는 등 강력한 긴축 속에 실질금리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연준 주도의 통화 정책 정상화 작업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금과 은 등 귀금속 투자 비중 확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1년 KRX 금시장의 1kg 금 현물의 1g당 가격 ⓒ한국거래소
최근 달러 가치가 더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도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보다 달러의 인기를 더 높게 만들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지난 13일 130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1300원대에서 마감한 것은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은 5거래일 만에 1280원대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강달러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신용 리스크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점과 환율의 가파른 상승 속도를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기적인 속도 조절이 뒤따를 수 있다는 의미다. 과거 환율이 1300원대를 상회했던 시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다. 이 시기는 경제 침체뿐만 아니라 대내외 신용 리스크 등이 높았던 구간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의 상승폭은 현 수준에서 계속해서 확대되는 것보다는 1200원 중후반에서 1300원 내외의 등락 흐름이 3분기 중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방어막으로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리츠 역시 투자 대안으로 주목된다. 반면 금리 상승 속도가 빠를 경우 리츠의 기초자산인 부동산의 임대료 역시 상승해 배당 여력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에 금리 인상기를 견딜 수 있는 임대료 전가력이 강한 오피스 리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금리 안정 가능성이 높고 임대료 인상 역시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K리츠는 고배당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임대료 전가력이 강한 오피스 리츠, 기업 스폰서형 리츠 중심으로 투자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