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카카오 메타버스 전략의 선봉은 문자 기반인 '오픈링크'가 맡는다. 오픈링크는 카카오 유니버스의 첫 단추이자, 다양한 카카오의 서비스를 관심사 기반으로 하나로 꿰는 채팅 플랫폼이다.
오픈링크는 같은 취미를 갖고 있거나, 같은 아파트에 살거나, 같은 가수를 좋아하는 등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이 모여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카카오톡의 비지인 관심사 기반 채팅인 '오픈채팅'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카카오 본사뿐 아니라 카카오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에도 오픈링크로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한다. 남궁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오픈채팅을 카카오톡과 별도 앱으로 분리해 핵심 서비스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필 영역을 중심으로 카카오톡 자체도 변화의 한 축을 담당한다. 카카오톡 이용자가 지인과의 실시간 채팅뿐 아니라 다양한 정체성을 갖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뀐다. 올해 하반기 카카오톡에는 이용자가 고유의 캐릭터를 만들어 자신을 다채롭게 표현하고, 나만의 애완동물(펫)을 키울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다. 프로필의 상태 메시지도 일방향으로 적어두는 것에서 탈피해 프로필에 방문한 친구들과 이모티콘·응원메시지·선물같이 다양한 소통 기능을 통해 교감할 수 있게 된다. 일종의 '싸이월드'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으로 변화를 격는 셈이다. 카카오는 향후 멀티 프로필에서 더 나아가 프로필을 통해 '멀티 페르소나(다중적 자아)'를 표현하도록 지원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는 3차원(3D) 공간'이라는 가장 일반화된 메타버스 플랫폼은 카카오의 계열사 넵튠의 오픈형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가 담당한다. 오픈채팅이 텍스트 기반 연결을 담당한다면, 넵튠은 3D 공간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컬러버스는 모바일과 온라인 생태계를 넘나들며 누구나 쉽게 들어와 즐기고 창조하는 메타버스 공간이다. 특히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웹에 접속하는 것만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남궁 대표는 "페르소나를 생성하는 배경이 텍스트다. 메타버스는 눈으로 보이는 것이지만 스스로 행동하고 생각하는 체계는 텍스트를 근간으로 발전시킨다"며 "카카오는 텍스트에 강한 회사고, 거기에 집중하는 게 메타버스 시대에 접근하는 좋은 방법론"이라고 했다.
남궁훈 대표
카카오 유니버스는 이 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카카오는 6월 초 열린 애널리스트데이에서 카카오 유니버스의 한 축인 '오픈링크'로 오픈채팅을 활성화하면 광고 수익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픈링크로 비지인 기반, 익명으로 운영되는 오픈채팅이 활성화되면 개인정보 보호 등의 장벽 탓에 수익화 모델을 도입할 수 없었던 채팅방에도 광고를 확대할 수 있다. 카카오톡 대화방과 달리 소통보다 여가를 즐기려는 목적이 큰 오픈채팅은 대화방에 광고에 대한 이용자의 심리적 저항감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카카오 측의 설명이었다.
이용자 성향이 달라지면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는 것도 용이해진다. 새로운 3D 공간뿐 아니라 기존 공간의 이용자도 전자상거래로 유입이 활성화될 수 있다. 남궁 대표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채팅 외에도 많은 서비스가 잘 준비돼 있지만 대화하기로 마음먹고 카카오톡에 들어온 이용자들은 목적이 달성되는 순간 이동한다"며 "프로필 내에서 나만의 캐릭터와 펫을 키우거나, 내 프로필에 상태 메시지를 올려놓으면 친구들이 건강식품이나 기분 전환용 방향제를 선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카카오가 관심사 기반을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관심사 기반 공간은 기본적으로 광고 타기팅이 용이하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공동구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시장에서는 비관론도 있지만, 이용자가 수익을 올리는 'B2C2C'를 전면에 언급한 전략이 메타버스뿐 아니라 플랫폼 활성화의 본질을 잘 이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톡과 연결된 카카오스토리를 국내 최대 SNS로 키웠지만, 결국 페이스북에 밀린 뼈아픈 경험이 있다. 국내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당시 카카오스토리가 지나치게 수익화를 제한하며 콘텐츠 창작자들이 상대적으로 수익화가 용이한 페이스북으로 이동한 게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전략을 바꾼 카카오는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제작한 콘텐츠로 경제 활동이 가능해지도록 서비스 전반에 수익 모델을 강화할 계획이다. 오픈채팅방 방장은 구독모델을 적용해 정보 제공에 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브런치에 글을 쓰는 창작자도 콘텐츠로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될 예정이다. 1인 미디어와 미디어 스타트업은 광고, 유료, 후원, 전자상거래 등 사업 도구를 활용해 수익화가 가능해진다.
또 메타버스라고 해서 3D 공간에 아바타 캐릭터가 돌아다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것도 사업적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높다는 분석이다. 콘텐츠를 제외하고, 메타버스로 엮이는 대부분의 플랫폼이 국내향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 성과도 주로 콘텐츠에 치중돼 있다. 광고 관점에선 국가가 분산된 이용자들은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디지털광고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국가로 나뉜 글로벌 이용자를 향한 광고가 카카오톡 광고의 성장에 준할 정도로 매출에 영향력을 보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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