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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넘어..외식 물가는 1998년 이후 최고

생활경제·연금. 자동차일반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6. 2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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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넘어..외식 물가는 1998년 이후 최고

조계완 입력 2022. 06. 21. 09:55 수정 2022. 06. 21. 10:55 
 
[치솟는 물가]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5월 가공식품 상승률 7.6%, 외식물가 7.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설명회에서 물가안정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최근 소비자물가 오름세 확대는 물가상승압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가공식품 및 외식이 주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식료품·공공서비스가격 충격 등을 제외하더라도 최근 ‘기조적 물가 오름폭’ 상승세가 가팔라 물가상승세 지속기간이 과거 두 차례 물가 급등기였던 2008년 지속수준(19개월)을 이미 넘어섰고, 2011년 지속기간(26개월)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매년 6월, 12월 발간)를 보면, 지난 1~5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4.3%로 2008년 상반기(4.3%)와 비슷한 수준이다. 3월 중 4%를 웃돈 데 이어 5월(5.4%)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리먼 사태 직전인 2008년 8월 5.6%)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했다.

 

보고서는 “최근 소비자물가 오름세 확대는 석유류 가격의 높은 상승세와 국제식량가격 상승,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 오름폭이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1∼5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4.3%)의 품목별 기여도를 보면 개인서비스(+1.37%포인트), 석유류(+1.15%포인트), 공업제품(+1.08%포인트) 순으로 크다. 공업제품(석유류 제외) 중에서 원재료비 인상 등으로 가공식품가격 상승세(5월 상승률 7.6%)가 크게 확대돼 2012년 1월(7.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물가 쪽을 보면 외식을 중심으로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가 크게 확대됐다. 특히 외식물가는 5월 상승률(7.4%)이 외환위기 초기인 1998년 3월(7.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재료비 상승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가운데 거리두기 해제, 확진자수 급감 등으로 대면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최근 오름세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3월)에 이어 인도(5월)도 소맥(밀) 수출을 금지하면서 곡물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육류가격은 사료용 곡물가격 오름세가 확대되는 등 곡물을 중심으로 국제식량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식료품(가공식품·농축수산물) 및 외식 물가에 대한 상방압력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전기·가스·수도요금도 2분기 들어 오름폭이 확대돼 이 품목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에 전년동기대비 6.8%, 5월에 9.6%로 치솟았다.

본래 가격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 품목은 제외하고 산출한 ‘근원물가’ 지수도 국내경제 회복흐름이 이어지면서 오름세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5월에 물가상승률이 5%를 웃돈 근원품목(총 300여개) 개수가 120여개로 증가한 가운데 외식품목의 물가상승 확산세가 뚜렷하다. 5월 외식품목의 물가상승 확산지수는 90을 웃돌아, 전품목 확산지수(68)를 크게 상회했다. 또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관리물가(공공서비스, 전기·가스·수도료 등 정부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 품목으로 구성되며 소비자물가지수 내 가중치 약 20%)까지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5월 4.1%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곡물 등 국제식량가격은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 수출 제한,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고, 소비자물가는 공급 및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모두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올 하반기에도 원유, 곡물 등을 중심으로 해외 공급요인(에너지원자재가격, 국제식량가격, 공급망 차질)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오름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해외 요인 기여율은 각각 56.2%, 54.5%다. 한은은 지난 5월 수정 경제전망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올해 연간 4.5%, 내년 2.9%로 내다본 바 있다.

한편, 과거 20년간 연간 물가상승률이 4%를 웃돌았던 때는 2008년(4.7%)과 2011년(4.0%)이다. 2008년에는 소비자물가가 직전 3년간 2%대의 안정세를 보이다가 리먼사태 발생 직전까지 상승세를 지속(2007년 1월 1.7%→2008년 7월 5.9%)했다. 2011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물가 오름세가 확대(2009년 7월 1.6%→2011년 8월 4.7%)됐다. 최근 물가상승률(5월 5.4%)은 2011년 급등기 고점(2011년 8월 4.7%)을 넘어 2008년 급등기 고점(2008년 7월 5.9%)에 근접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최근 물가상승세는 2020년 10월부터 오름세로 돌아서 지난 5월까지 1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2008년 지속수준(19개월)을 넘어서고, 상승세가 가팔라 2011년 지속기간(26개월)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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