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준의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이뤄진 다음날인 1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폭락했다.
다우존스지수가 2.4% 하락하며 3만선이 무너졌고 S&P500지수는 3.2%, 나스닥지수는 4.1% 추락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인식 때문만이 아니다.
지난해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것으로 오판했던 연준이 지금도 경제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정책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는 불안과 불신 때문이다.
시장이 특히 문제 삼는 파월 의장의 전날 발언은 "경제에 내가 볼 수 있는 광범위한 둔화 신호는 없다"고 말한 것이다.
그의 경기 진단과 달리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지표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날만 해도 지난 5월 주택 착공건수가 전달 대비 14.4% 급감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조사하는 이 지역의 이달 제조업 활동 지수는 -3.3으로 집계됐다. 필라델피아 제조업 활동 지수가 마이너스를 나타내기는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감소했고 미시간대학이 조사하는 소비자 심리지수는 6월 예비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RBC 캐피탈 마켓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톰 포셀리는 "최소한 연준이 브레이크를 밟기 전부터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었다"며 "경기 둔화의 증거는 상당히 일관된 양상으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현장 지표들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첫째, 지금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없애려 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LPL 파이낸셜의 크로스비는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없애려 한다는 것을 믿는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는 연준이 무엇인가 제동을 걸면서 파월 의장이 우리는 그 쪽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데 그것이 정책 오류라는 인식이 있다"고 전했다.
둘째, 연준의 다음 행보에 대한 명확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파월 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를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그의 진단에 따르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파월 의장의 전날 발언 다수가 서로 모순된다는 점이다.
그는 연준이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은 조절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고 말하면서 유가가 떨어질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고 언급했다.
또 기대 인플레이션이 잘 유지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정책 축이 0.5%포인트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바뀐 것은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조사 결과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 수준으로 전망됨에도 파월 의장은 경제가 금리 인상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 파월 의장이 연준의 통제권 밖에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연료와 식료품 가격 급등세를 강조하며 향후 특정한 정책 경로를 따르지 않고 경제지표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을 비판했다.
베스포케는 "연준은 명백하게 잘못된 변수를 목표로 하면서 향후 정책 가이던스도 제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단기 경제 성장세에 대해서도 과도하게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파월 의장이 소비자 지출을 '강하다'고 표현하면서 '경제에 광범위한 둔화 신호는 없다'고 말한 것은 연준이 경제 동향에 뒤쳐져 결과적으로 정책 오류로 질주하고 있다는 우리의 우려는 고조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BC의 포셀리는 유가와 식료품 가격은 올 여름에 전년 대비 9%대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며 연준이 이를 정책 결정의 기준으로 삼으면 박스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연준은 출구가 필요하다. 유가와 식료품 가격은 조절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일관된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부족한데 이 때문에 연준이 더 심각한 정책적 실책을 저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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