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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산업 리포트]위성 지구관측에 돈이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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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4. 2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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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산업 리포트]위성 지구관측에 돈이 몰리고 있다

박시수 스페이스뉴스 서울특파원 입력 2022. 04. 29. 11:01
 
카펠라스페이스 제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 우주기업이 성장하는 사업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당장 발사체만 해도 미국 주도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이뤄지면서 러시아 발사체가 우주시장에서 '일시' 퇴출된 상황이다. 러시아 발사체의 퇴출로 갈 길 잃은 발사 수요 중 많은 양이 스페이스X로 몰렸고, 그중에는 우주 인터넷 분야에서 스페이스X와 경쟁하고 있는 영국 기업 원웹도 있다. 원웹은 지난 3월 21일 스페이스X와 통신위성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 

전쟁 발발 후 두 달이 넘어간 지금 또 하나의 수혜업종이 나타났다. 고해상으로 지상을 촬영하는 지구관측 인공위성을 제작하고 운영하는 기업들이 그 주인공이다. 블랙 스카이, 맥사테크놀로지, 플래닛랩, 카펠라스페이스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들이 생산하는 정밀 지리정보에 대한 수요는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쟁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정부기관은 물론 투자기관과 기후변화를 감시하는 환경단체들의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 회사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기관의 경우 그 회사 생산공장의 주차장과 주변 교통량을 보여주는 위성영상을 분석해 얼마나 많은 자동차가 생산되고 있는지, 어떤 공급자가 어떤 부품을 공급하는지 또 얼마나 자주 배송하는지 등과 같은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카펠라스페이스가 2월 24일 공개한 벨라루스-우크라이나 국경의 합성 조리개 레이더(SAR) 이미지. 카펠라 스페이스 제공

토니 프레지어 맥사테크놀로지 부사장은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인공위성 콘퍼런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정밀 지리정보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는 촉매제(catalyst)가 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주를 통해 지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고,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했다.

지구관측 기업들이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을 촬영한 위성영상을 언론에 공개하면서부터다. 공개된 위성영상의 해상도는 동원된 러시아군의 규모는 물론 장비의 종류까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하다. 최근 맥사테크놀로지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풀 상공에서 대규모 집단 매장지로 추정되는 장소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해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상황을 보여주는 위성영상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다. 미국 국가정찰국(NRO)와 지리정보국(NGIA)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해당 지역을 촬영한 상업용 고해상도 위성영상을 이 전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맥사테크놀로지 대니엘 잽론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스페이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의 위성영상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하루에 보통 200개 이상의 언론사로부터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위성영상 제공과 관련한 요청이 오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 전망하며 “충분한 공급은 차세대 관측위성 ‘월드뷰 리전’이 작동해야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월드뷰 리전은 관측위성 6기로 구성된 군집 위성으로 이 중 2기를 스페이스X 발사체를 이용해 올 상반기 중으로 발사할 계획이다. 대략 2-3달간의 사전 테스트 기간을 포함하면 월드뷰 리전의 실질적 운용은 올 가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막서에 따르면 월드뷰 리전 인공위성은 현재 가장 높은 해상도인 30㎝ 수준으로 이미지를 수집할 수 있으며 하루에 같은 장소를 최대 15번까지 촬영이 가능하고, 하루에 수집하는 영역의 넓이만 500만㎢에 달한다. 

카펠라 스페이스  페이암 바나자데 CEO. 아마존웹서비스 제공

카펠라 스페이스는 현재 상황을 기회로 삼아 최근 9700만 달러(약 123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누적된 투자유치 규모는 1억 9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이 회사의 CEO 페이암 바나자데는 최근 스페이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1년 동안 매출이 두배로 증가했다”며 “앞으로 1년간 현재의 3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했다.

그는 이번에 확보한 투자금으로 더 많은 관측위성을 발사하고 직원도 충원할 계획이라며 “이번 투자유치가 회사의 빠른 성장에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카펠라는 지난 14일 자사 합성개구레이더(SAR) 군집 위성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필요한 영상을 자동으로 촬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해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고객이 반복적인 촬영이 필요한 지역과 촬영 횟수를 직접 설정할 수 있고, 위성은 이 설정에 따라 과업을 수행한 후 결과물을 자동으로 고객에게 제공한다. 바나자데 대표는 “지금까지 지구관측 기업들이 위성영상 촬영에 투자와 노력을 집중했다면 이제는 촬영한 영상을 정확하고 깊이 있게 분석할 수 있는 도구의 개발로 그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라고 했다.

 

다국적 시장정보 조사기관인 마켓츠 앤 마켓츠는 최근 발표한 ‘2026년 까지 위성 데이터 서비스 시장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위성 데이터 서비스 시장의 크기가 2021년 59억 달러에서 2026년에는 167억 달러에 이르며, 연평균 2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보고서는 “지난 몇 년 동안 위성 데이터 서비스 시장은 상당히 발전했다. 특히 공급 측면에서는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 소규모 및 마이크로 위성을 통한 우주 상업화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위성 이미지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위성 데이터 서비스 산업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몇 년 동안 관련 기술이 발전한 가운데, 시장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귀중한 우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소형 센서, 위성 및 발사체로 이어졌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발사되는 위성의 수를 증가시켰다. 소형 위성은 일반 위성과 비교할 때 제조 비용이 저렴하고, 하나의 발사체로 많은 위성을 발사한 후 서로 다른 궤도에 배치할 수 있다"라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보고서 바로가기 https://www.marketsandmarkets.com/Market-Reports/satellite-data-services-market-55690321.html)

 

※ 동아사이언스는 미국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뉴스와 해외 우주산업 동향과 우주 분야의 주요 이슈를 매주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세계 우주 산업의 동향과 트렌드를 깊이 있게 제공할 계획이다. 박시수 스페이스뉴스 서울 지국장은 2007년 영자신문인 코리아타임스에 입사해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를 거쳐 디지털뉴스팀장을 지냈다. 한국기자협회 국제교류분과위원장을 지냈고 2021년 미국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뉴스에 합류해 서울지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시수 스페이스뉴스 서울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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