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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겁한 한국인들

◆의사결정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4. 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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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한국인들

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2. 04. 14

 

 

범죄가 발생했다면 피해자의 잘못도 있다. 문단속을 하지 않았다면 피해자가 허점을 보인 것이다. 피해자가 자책할 수도 있다.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쳤어야지 하고 친구가 충고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공적인 공간에서 문제 삼으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된다. 

 

    피해자의 선정적인 옷차림이 범죄자의 주의를 끌었다고? 피해자가 조신하게 행동하면 괜찮았다고? 그랬다면 다른 사람이 대신 피해자가 된다. 범죄의 에너지 총량은 불변이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은 어김이 없다. 풍선의 이쪽을 누르면 저쪽이 나오는게 풍선효과다. 

 

    젤렌스키의 잘못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일이 커졌다. 피해자를 질책하는 것은 사건이 공론화 되기 전의 초기 단계에 하는 행동이다. 일이 커지면 당사자의 문제가 아닌 공동체의 문제가 된다. 개인을 무마해서 수습할 수 없다. 개인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로 봐야 한다.

 

    산업을 장악한 나토와 석유를 장악한 푸틴의 구조적 모순이 온존하는 한 젤렌스키가 잘했어도 다른 곳에서 사건은 터지게 되어 있다. 외교를 잘했어야 했다고? 푸틴이 무슨 외교를 잘했다는 말인가? 푸틴은 왜 석유를 팔아주는 고객들에게 고압적인 태도로 나오는가? 

 

    다음 댓글을 보면 푸틴은 놔두고 젤렌스키를 비난하는게 대세다. 한국은 지구 반대쪽에 멀리 떨어져 있으니 괜찮다 이거지? 난민이 쏟아지는 유럽은 지금 죽을맛이다. 400만이 우크라이나를 떠났다. 그 여파가 영국과 프랑스에는 미치지 않겠는가? 모두가 피해를 본다. 

 

    한국인들은 도무지 문명 전체, 인류 전체를 사유하지 않는다. 책임감이 없기 때문이다. 5천년 동안 단 한 번도 인류전체의 운명을 책임지는 위치에 서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만 피해를 입지 않으면 괜찮다는 식이다. 푸틴은 상대하기 버겁고 만만한 약자를 협박한다. 

 

    네가 얼른 항복하면 세계가 편안해질 텐데. 너 하나만 참으면 온 가족이 무사할 텐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가 아닌가? 이것이 그 유명한 이차가해다. 물리학은 어김이 없다. 터질 것은 언제 터져도 터진다. 전범국 독일이 재무장을 회피하면서 리스크를 쌓은 거다. 

 

    반드시 청구서가 날아온다. 안보비용을 줄이고 위험을 늘렸다. EU를 탈퇴한 영국의 나만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가 전쟁을 낳았다. 르펜을 비롯한 극우세력의 준동에 따른 서유럽의 분열이 푸틴의 오판을 유도한 것이다. 미국 이기주의를 주장한 트럼프의 잘못도 크다. 

 

    근본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인류문명의 취약점이 이런 형태로 터진 것이다. 그때 그 시절 양차 세계대전을 끝낸 것은 비료의 발명이었다. 밥을 먹게 되자 총성이 멎었다. 밥을 굶으면 이판사판 너죽고 나죽고다. 산업으로는 밥을 먹지 못하는 러시아의 절망이 본질이다.

 

    한국은 5천년간 세계사의 변방에 머무르다보니 변방근성이 생겼다. 한국인 중에 인류문명 전체를 사유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은가? EU를 탈퇴한 영국도, 아프간에서 군대 뺀 바이든도 인류문명의 근본모순에 팔짱끼고 강건너 불구경이다. 

 

    이기적인 소인배 행동을 하다가는 각개격파 된다. 이석기가 당하는 것을 보고도 내 표만 소중하다는 이기주의 행동을 하는 심상정들 말이다. 비겁한 자들이 먼저 죽는다. 큰불이 나면 부자도 죽고 빈자도 죽는다. 전쟁 터지면 이기주의자도 죽고 기회주의자도 죽는다. 

 

    불구덩이 속에서 나만 사는 방법은 없다. 문제가 생기면 덮어놓고 쉬쉬하는 나쁜 버릇 말이다. 이등병이 소원수리라도 쓰면 내일모레 제대할 병장들이 제일 피곤하다. 이등병 입만 틀어막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망한다. 사회 도처에서 그런 일들이 일어난다. 

 

    부조리를 보고도 쉬쉬하고 덮으려는 비겁자들 말이다. 그때 그 시절 군바리들 앞에서 비겁하게 굴종했던 자들이 지금은 언바리, 검바리 앞에서 비굴하다. 너희가 인간이란 말이더냐? 너희가 사람이라고 내세울 만한 눈곱만한 근거라도 있느냐? 나는 그것을 묻고 싶다. 

 

    약자가 문단속을 잘못해서 도적을 끌어들였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공론화되고 일이 커졌을 때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앉아서 문단속만 잘할 것이 아니라 나가서 도적을 때려잡아야 한다. 내 집을 잘 단속하면 도적은 다른 집을 털 것이 뻔하다. 뒤로 리스크는 쌓인다. 

 

    폭탄은 돌고 돌아서 언젠가는 내 차례가 된다. 밀린 청구서는 반드시 날아온다. 조선의 선비들은 버티다가 결국 상투를 잘랐다. 이제는 푸틴이 상투를 자를 차례다. 이게 도덕문제, 외교문제가 아니고, 생산력의 문제임을 알아챘기에 목숨같은 상투를 자른 것이다. 

 

    푸틴은 러시아의 생산력이 서구문명에 맞설 수준이 못되므로 민주화를 통해 서구문명의 일원으로 편입되어야 한다는 본질을 부정하고 석유라는 약점을 잡고 딜을 치는 꼼수를 쓴 것이다. 자력으로 안 가고 남의 약점으로 수를 내려는 그런 꼼수로 얼마나 버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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