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핵심 장비의 리드타임(주문 후 공급받은데 걸리는 시간)이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전 평균 3개월이었던 반도체 핵심장비 공급 기간이 18개월 이상 예상해야 할 정도로 길어진 영향이다. 장비 수급에 따라 반도체 첨단 공정 개발 및 양산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주요 기업들은 장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적 반도체 기업들은 전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부족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장비 거래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길어질 리드타임을 고려해 선주문에 나선 상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량의 필수 반도체 장비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삼성전자, TSMC 등 몇 곳에 불과했는데, 최근 세계 각국이 반도체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장비 공급 부족 문제가 심각해져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의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했을 때 국내 업체 몇 곳이 별도로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ASML로부터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게 중요한 입장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 UMC 등 반도체 업체들이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 최근 고위 임원들을 미국, 유럽 등으로 보내고 있는 것은 반도체 장비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장비 부족 현상은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심화되는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ASML을 포함해 KLA, 람리서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등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독점 공급업체들은 2019년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평균 3개월이면 됐을 공급 소요 기간이 현재 18개월 이상 까지 늘어났다고 반도체 제조업체들에게 공지했다. KLA가 만드는 일부 반도체 시험장비의 경우 제품 주문과 인도까지 20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장비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투자 계획도 변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장비 업체들이 원활한 장비 생산에 나서려면 부품 병목현상이 해결돼야 하는데 품목을 대체할 대안들이 마땅치 않아서다. 여기에 부품업체들도 과감한 투자가 동반돼야 하는 공급 확대에 소극적인 상태다.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과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도 최근 실적발표에서 올해도 장비 리드타임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을 시인하며 투자계획 수립과 집행에 이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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