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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좋은 개살구' 된 미·일 철강 합의 .."韓, 쿼터 확대 고집하면 美 수출물량 되레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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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3. 1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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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좋은 개살구' 된 미·일 철강 합의 .."韓, 쿼터 확대 고집하면 美 수출물량 되레 감소"

세종=권해영 입력 2022. 03. 16. 11:29
 
'미·EU' 협상 기준 아닌 '미·일' 방식 따르면, 韓 수출 쿼터 오히려 지금보다 줄어
철강업계 "쿼터 확대 등 전면 재협상 대신 기존 쿼터제 유연화 요구해야"
정부도 플랜 B로 선회 검토..품목제외 상품 쿼터 배제 등 추진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한국 정부가 미국과 '철강 232조'에 대한 전면 재협상에 나설 경우 대(對)미 무관세 철강 수출물량이 오히려 연간 25만t 가량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올해 초 타결된 미·일 철강 합의압을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다. 이에 따라 섣불리 미국과 철강협상을 추진할 경우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수출 조건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수출 쿼터 확대란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쿼터제 유연화'를 요구하는 '플랜B'로 전략을 선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16일 정부 및 철강업계에 따르면 한·미 정부가 철강 재협상에 착수할 경우 앞서 미국이 협상을 타결한 EU와 일본 중 어느 국가와의 협상 방식을 따르느냐에 따라 국내 기업의 대미 철강 수출물량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우리 철강기업은 현재 2015~2017년 연 평균 수출량의 70%인 263만t을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미·EU 수출 협상 조건(2015~2017년 연 평균 수출물량의 75%)을 적용하면 지금보다 18만t 늘어난 281만t, 미·일 협상 조건(2018~2019년 연 평균 수출물량의 100%)을 따르면 현재보다 오히려 25만t 줄어든 238만t만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일본과 철강 협상에 착수하면서 EU와 같은 조건을 제시할 것이란 당초 예상을 깨고 일본에 상당히 불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타결했다"며 "미국이 우리에게 EU가 아닌 일본에 내건 조건을 적용하면 오히려 수출 쿼터가 감소,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정부가 수출 쿼터 확대 대신 기존 쿼터제 개선을 미국에 요구하는 게 현실적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U처럼 ▲연간 쿼터에서 품목제외 물량 배제 ▲분기 쿼터 미소진시 이월 허용 ▲한국 요청시 협의 의무 신설 등 쿼터제 유연화를 이끌어내자는 것이다.

 

예컨대 EU의 경우 연간 330만t의 대미 수출 쿼터와 별도로 '품목제외' 상품을 연 110만t 추가 수출할 수 있다. 품목제외란 미국이 자국 내 공급만으로 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철강품목을 수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미국은 현재 우리 기업이 품목제외 상품을 수출할 경우 연간 쿼터에서 차감하지만, EU의 경우 쿼터에서 차감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현재 우리가 연간 4만t(연간 쿼터의 1.5%)의 품목제외 상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동안 EU는 연 110만t(쿼터의 33.3%)을 쿼터와 별개로 추가 수출한다. 결국 품목제외 물량을 EU처럼 쿼터에서 배제하는 쪽으로 운영 방식만 개선해도 실질적으로 대미 철강 수출 쿼터를 크게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도 업계의 요구를 수용해 쿼터제 유연화에 우선순위를 두는 방향으로 대미 협상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 232조 전면 재협상 요구 보다는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하고, 미국 내 철강기업의 반발 또한 이전보다 완화돼 협상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특히 미국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정부는 상반기를 한·미 철강 협상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계는 그동안 철강 232조 전면 재협상을 주장해 왔지만 미·일 철강 합의로 따져야 할 변수가 많아졌다"며 "정부도 이런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미국과의 협상에 참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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