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수급 : 주가지수 2,600p에서는 들어올 수밖에 없다.
2020년 여름 이후 한국증시에서 연기금 수급은 매도로 일관하였습니다. 증시 위기 시기에 액션 히어로처럼 등장하여 증시를 받쳐주었던 연기금의 이미지는 2020년 이후 끊임없이 매도하면서 증시의 발목을 잡는 존재로 바뀌었습니다.
관련하여 연기금 수급 분석을 자주 다루어드려 왔었지만, 작년 내내 “연기금 기대도 마시라”라는 취지의 의견을 드리다, 작년 11월 이후 연기금 수급을 분석에 관한 증시 토크 주제를 아예 잡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가지수 2,600p에 이른 1월 말, 잊고 있던 연기금 수급에 중요한 변곡점이 찾아왔습니다.
▶ 연기금 수급에 관한 마지막 논평 작년 11월 11일 “ 매도하면 매도했지….”
[ 연기금의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누적 순 매매 추이, 2009년부터 2022년 1월 27일까지 ]
저의 증시 토크를 오랫동안 보아오신 애독자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작년 가을 이전만 하여도 한 달에 한두 번은 연기금 수급의 주가 지수별 추정 시나리오를 증시 토크 주제로 잡고 이야기해 드리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작년 11월 11일 자 증시 토크 “과도하게 억눌린 한국증시, 억울한 조정을 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에서 연기금에 대한 커멘트를 이렇게 남기고 거의 두 달 넘게 연기금 수급에 관한 이야기를 드리지 않았었습니다.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한 연기금 수급은 아직도 지금 주가지수 대에서는 매도하면 매도했지 사들이기는 어렵습니다.” (2021년 11월 11일 자 증시 토크 본문 중 일부)
당시 증시 조정 국면이었음에도 이렇게 의견을 드렸던 이유는 연기금 수급의 절대적인 존재 국민연금의 총운용자산에서 국내 주식 비중이 이미 기준 목표치를 훨씬 뛰어넘어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올해 2022년은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가 0.5%P 낮아져 16.3%가 되기에 아무리 전략적 허용범위가 넓어졌다 하더라도 단순 조정장 정도의 지수 하락으로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매수할 여유가 없던 상황이었지요.
주가지수가 2,600p 정도 가면 연기금 수급에 조금 여유가 만들어지겠다고 생각하긴 하였습니다만, 실제 오늘 장중 주가지수가 2,600p를 무너트리는 등 결국 그 선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 주가지수 2,600p 국내 주식을 매수할 여유가 생기다.
[ 주가지수 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초과 보유/부족분 추정치 ]
[ 자료 분석 : lovefund이성수, 단위 : 조원]
위의 자료는 필자가 주기적으로 추정하여 계산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주가지수 별 국내 주식 초과/보유 금액 추정치입니다. 이는 기금운용본부가 수개월 후행하여 발표하는 투자 자산 내역 공시 자료와 그사이 증시 등락률 등을 고려하여 추정/계산한 자료입니다.
청색 막대는 2022년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 16.3%를 감안하였을 때의 초과/부족분 추정치이며 황색 막대는 전략적/전술적 허용범위 3%P를 추가할 때의 초과/부족분 추정치입니다.
예를 들어 주가지수 3,200p에서는 국내 주식 기준치로는 이미 19조7천억 원 초과한 상태입니다. 초과한 상태에서는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기 위해 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전략적/전술적 허용범위를 고려하면 –9조 원 부족하긴 합니다만, 허용범위를 무조건 지키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결국 기준치에서 크게 벗어나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필자는 보통 기준 목표치를 더 중요하게 고려하여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가지수 2,600p에서는 초과분이 0.3조 원(3천억 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집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약간의 허용범위 1%P만을 적용하더라도 9조 원대의 여유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즉, 주가지수 2,600p부터는 국민연금 발 매도세는 진정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리고 만약 시장이 2,600p에서 더 떨어질 때 과거 2020년 3월에 보여주었던 아니 2008년 금융위기 때 보여주었던 연기금 수급처럼 시장을 받쳐주는 히어로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 시장 불안은 남아있지만 국민연금 발 수급 희망에 위안
물론 시장이 바닥을 잡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2020년 3월 코로나 쇼크 때에 경험했던 것처럼 연기금 수급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바닥권 영역 들어와 있음을 서서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증시가 중급하락장 수준의 큰 하락 이후 국내 주식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적어도 이젠, 연기금이 수급에서 발목을 잡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가져 보게 합니다.
그리고 다시 증시가 상승하여 지수 3,000p 부근 가면….
또다시 우리를 실망하게 하겠지만, 일단 지금은 위안을 줄 듯합니다.
2022년 1월 28일 금요일, 행복한 설 연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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