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달 2일 민간 우주정거장을 개발하는 ‘민간저궤도개발(CLD)’ 프로젝트의 후보 참여기업 3곳을 발표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우주탐사 기업 ‘블루오리진’과 지난 10년 동안 1300여개의 장비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공급한 미국 우주장비기업 ‘나노랙스’, 미국 방산기업 ‘노스럽그러먼’ 3곳이다.
이들 기업은 이르면 이르면 2024년, 늦어도 2028년 퇴역할 ISS의 뒤를 이어 지구저궤도(LEO·레오)에서 연구와 산업, 관광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우주정거장 개발을 진행한다. 미국은 2025년까지 달 표면에 인간을 다시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야심차게 추진하면서 지구 주변 100~2000km상공에 해당하는 지구저궤도를 민간기업과 함께 상업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데니스 스톤 NASA 상업용 LEO 프로그램 사무소 프로젝트 책임자는 7일 ‘코리아스페이스포럼 2021’에서 “지구저궤도의 상업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우주시장을 만드는 것이 NASA의 궁극적 목표”라며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은 다양한 측면에서 우주를 산업화하고 우주경제를 확대하는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우주공장, 관광지로 확대되는 LEO

지구 저궤도가 우주기업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고도 2000km 이하의 우주궤도는 지구와 충분히 가까워 운송이나 통신, 관측에 유리한 궤도 영역이다. 우주인이 거주를 시작한지 올해로 21년째를 맞은 ISS도 지구저궤도인 418~422km 궤도를 돌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15개국이 운영에 참여하는 ISS는 세계 최대의 우주 실험실로 생물학과 물리학, 화학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바꿔 놓은 수많은 연구 성과를 쏟아냈다. 최근에는 기업들과 함께 지구와 다른 미세중력(중력이 거의 0인 상태) 환경에서 각종 소재와 신약연구를 추진하면서 우주공장으로서 가능성도 입증했다. 처음엔 4~5일에 불과하던 인류의 우주 체류시간은 1년 365일로 바뀌었고 인류의 우주 진출을 위한 전초 기지 역할도 맡고 있다.
민간저궤도개발 프로그램은 그간 정부 주도로 운영하던 ISS를 퇴역시키고 민간 우주정거장으로 대체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NASA는 올초 이런 계획을 발표하고 12개 기업으로 부터 제안서를 받아 1차 단계 개발 사업자로 블루오리진과 나노랙스, 노스럽그러먼을 선정했다. 나노랙스는 이번 1차 계약으로 1억6000만달러(약1884억원)를, 블루오리진 1억3000만달러(약1531억원), 노스럽그러먼 1억2560만달러(약1479억원)를 지원받는다. NASA는 2024년부터 진행할 2단계 사업자는 이 가운데 실제 실현 가능성이 높은 2개 기업과 연장 계약을 맺는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안에 따르면 세 기업이 각각 구상하는 민간 우주정거장의 용도는 서로 다르다. 나노랙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연구와 실험용 우주정거장인 ‘스타랩’을 현재 기획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지난 10월 25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IAC)에서 2020년대 말까지 연구와 산업, 관광이 두루 가능한 10인승 규모의 다목적의 우주정거장 ‘오비털 리프’를 공개했다. 가장 최근 참여 의사를 밝힌 노스럽그러먼은 시그너스 화물우주선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8명의 우주인이 거주할 우주정거장을 개발하는 계획을 제출했다.
스톤 책임자는 "이들 민간 우주정거장들은 ISS에 도킹도 가능하고 자유롭게 지구 저궤도를 돌기도 하는 ‘프리 플라이어’ 방식으로 개발된다"며 "2029~2030년쯤에는 ISS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NASA는 이와 별도로 미국의 우주벤처 악시옴 스페이스와 퇴역 이후 우주공간에 남을 ISS를 민간 우주정거장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첫 우주 정거장 모듈을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 기업간 경쟁 통해 우주정거장 운영 혁신
NASA가 민간저궤도개발을 추진하는 것도 막대한 비용이 드는 우주정거장 건설과 운용에 기업간 경쟁을 통한 혁신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 담겨 있다. 현재로서는 2024년까지, 만에 하나 미국 의회에서 예산 승인을 받는다면 2028년까지 운용될 ISS는 운영에만 연간 30억~40억달러(약3조5310억원~약4조7080억원)가 들어간다. NASA는 민간 우주정거장으로 대체할 경우 10억~15억달러(약1조1770억원~약1조7655억원)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우주자원과 우주공장의 가능성과 효율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기업들도 우주정거장 건설에 대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간 우주정거장이 건설만 된다면 우주제조에 나서겠다는 기업과 벤처, 스타트업도 이미 여럿 등장했다. 해외에선 이미 도전적인 투자와 혁신적인 기술을 우주산업에 적용하는 산업 트렌드인 '뉴 스페이스'가 자리잡으면서 민간 우주정거장은 허황된 이야기가 아닌 기대되는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주산업 전문가들은 대형 발사체 개발과 미국의 지구저궤도 상업화 프로그램이 순조롭게 추진되면 우주경제도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우주 전문 벤처캐피털(VC) 스페이스캐피탈이 지난 10월 내놓은 ‘우주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전세계 우주산업에 민간에서만 274조원이 발사체와 인공위성 제작 외에도 로봇, 소프트웨어, 우주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됐다.
중국도 이런 지구저궤도 상업화 흐름을 간파하고 2022년말 완공을 목표로 텐궁 우주정거장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러시아 로스코스모스(연방우주국)도 오는 2025년 ISS에서 일단 철수하지만 정치적 결정만 내려지면 2030년쯤 로봇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새 우주정거장을 궤도에 올릴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공개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서로 양상은 다르지만 우주정거장 건설 붐이 일어난 셈이다.
마지막 관문은 건설 자재를 싣고 올라갈 발사체 비용이다. 스톤 책임자는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스타십은 100t 이상 화물을 싣고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재 운송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 현대重·SK·롯데가 CCS에 뛰어든 이유 (0) | 2021.12.26 |
|---|---|
| 삼성이 불붙인 로봇주, 추가 상승 가능성은? [이지효의 플러스PICK] (0) | 2021.12.15 |
| 수소경제 시계 빨라지나..저장·운반 시장 급성장 기대 (0) | 2021.12.04 |
| 전세계 수소차 판매 현대차 54%로 독주..도요타와 격차 확대 (0) | 2021.12.02 |
| 수소차·수소항만 키운다..文 "세계 1위로" (0) | 2021.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