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거의 40년 만에 최악의 물가상승(인플레이션)에 직면했다. 통제불능의 물가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긴축 전환도 빨라질 전망이다.
미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8% 급등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1982년 6월 이후 최대폭 상승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6.7%를 약간 상회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직전 10월의 6.2%보다 눈에 띄게 높아졌다. 11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8% 올라 역시 시장 전망치인 0.7%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ㆍ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9%, 전월보다 0.5%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1981년 중반 이후 3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광범위하게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33.3%) 중고차(31.4%) 식음료(6.1%) 주거비(3.8%) 등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지갑이 두둑해진 대신 여행, 레저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워진 미국의 소비자들이 상품 구입에 주로 지갑을 열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델타 변이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망 회복이 더뎌지고, 물류 대란까지 벌어지면서 물가 급등이 빚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CPI 수치는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여서 겨울철 바이러스의 확산 정도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발표에 연준을 향한 통화정책 정상화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연준은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속도를 높이고, 내년 조기 금리인상의 문을 열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월 자산매입 축소액을 현 150억 달러에서 내년부터 300억 달러로 증액해 3월까지 테이퍼링 절차를 모두 마친 뒤, 이르면 봄부터 금리인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월가는 보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11월 CPI에 오히려 안도한 모습니다.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4.58포인트(0.95%) 오른 4,812.02로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60%, 0.73% 상승 마감했다. 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와 거의 일치했다는 점에서 대다수 투자자들이 오히려 안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CNBC방송은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 데이터 수집 이후 몇 주간을 보면 비록 우리가 원하는 것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가격과 비용 상승은 둔화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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