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에 중국 지준율 인하는 직접적인 유동성 소식
어제 오후 늦게,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소식이 속보로 쏟아졌습니다.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8.4%로 0.5%P 내린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 결정으로 223조 원(1조2,000억 위안)의 장기 유동성이 공급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만들어지면서 증시 전망에 온기가 돌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한국과 중국 증시 모두 글로벌 증시 대비 답답한 행보를 비슷하게 걸어왔기에 이번 중국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 소식이 한국 증시에 호소식이 되어줄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 미국 증시보다 못난이 흐름을 걸어온 한국과 중국 증시
[ 한국, 홍콩, 중국 증시는 2010년대 이후 미국 증시 대비 못난이 행보를 걸어왔다 ]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2010년대 이후 한국 증시와 중국 증시 등 동아시아 증시는 미국 증시의 화려한 랠리에 비한다면 초라한 흐름을 이어왔습니다.
중간 한 번씩 큰 흐름이 있었다 하지만 미국 S&P500지수가 2010년 이후 수백%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3~4배씩 상승하는 동안 한국 증시와 중국 증시는 그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였을 뿐입니다.
2000년대 중반 중국 증시가 강한 상승을 만들 때 한국 증시도 화려한 랠리를 만들었던 것을 떠올려본다면 2010년대 이후 흐름은 똑같이 답답한 흐름을 이어 왔습니다.
중간에 2015년 중국 증시가 버블이 강하게 만들어질 정도의 강세장이 잠시 있었습니다만, 오히려 그 짧은 버블 붕괴 후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꽉꽉 조이는 듯한 흐름이 나타났고, 코로나 사태 이후 잠시 유동성을 푸는 듯하다가 작년 후반부부터는 거품을 경계하려는 듯 억죄는 흐름이 나타났지요.
한편 미국은 강한 금융정책과 재정 정책으로 밀물 같은 유동성을 폭발시키면서 미국 증시는 강한 랠리를 이어왔습니다.
▶ 중국과 여러 면에서 접해있는 한국 증시, 中 유동성 정책에 증시 반응할 가능성 커.
2000년 이후 중국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한국의 대중 수출 의종도 또한 빠르게 높아지면서 한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대미 수출 의존도보다 거의 2배 수준에 이릅니다.
수출 측면과 아울러 지정학적인 위치 등 여러 면에서 중국과 접해 있다 보니 중국 증시에 한국 증시가 영향을 받는 경향이 2010년대 이후 점점 커졌습니다.
예를 들어 장중 증시 흐름을 보더라도,
장 초반에는 잠시 미국 증시 마감 흐름에 영향을 받았다가도, 오전 10시 30분 중국 증시가 개장하면 그때부터 12시 30분까지 강하게 동조화되고 이후 2시까지 중국 증시 점심시간에 잠시 소강 국면에 들어갔다가 2시 이후 다시 중국 증시가 개장하면 영향을 받는 현상들이 자주 발생하곤 하지요.
그러다 보니 미국의 유동성 정책보다도 중국의 유동성 관련 정책이 한국 증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져 있습니다.
물론, 큰 흐름은 미국 금융/재정 정책을 따라가지만, 등락의 경중은 중국의 금융/재정 정책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 헝다 사태 심화로 완화한 중국의 지준율 : 미국의 테이퍼링 부담을 완충시킨다.
지난 주말 사이 헝다 사태 그리고 그 외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연이은 디폴트 가능성으로 인해 결국 중국 인민은행은 지준율 인하라는 카드를 꺼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유럽 등 다른 어떤 국가들보다도 빨리 버블을 경계하면 금융시장을 억조인 중국이 살짝 유동성을 풀은 것입니다.
그런데 한편 미국은 11월부터 테이퍼링을 통해 유동성을 조절하기 시작하고 있고, 이로 인한 부담이 있었지요. 미리 조이고 있던 중국은 풀고 인플레 우려로 임계치에 이른 미국은 조이는 가운데, 한국 관점에서는 유동성 물살의 방향이 멀리 미국에서 여기저기 거쳐서 오는 것이 아닌 중국에서 거의 곧바로 들어올 수 있는 여지가 생겼습니다.
이런 유동성 흐름의 변화가 어떤 결과를 만들지 정답을 알 수 없지만, 미국으로 한 방향으로만 쏠렸던 흐름이 살짝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지켜봐야 결과는 알겠지만 말입니다.
2021년 12월 7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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