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아 기자,문영광 기자 = "'내일도 장은 열린다' 2천 개 넘는 기업을 분석하고 또 다른 기업으로 투자를 파생해나가는 과정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요. 지금 당장 꺼내 쓸 돈도 아니고 5년, 10년 길게는 30년, 40년을 투자할 것이라면 파란 불은 감내할 수 있지 않을까?"
10년 차 개인 투자자 '소소하게 크게'는 등락이 있었지만, 주식을 계속했던 이유, 앞으로 계속해야 할 이유에 대해 "임금 상승률은 3%, 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7%. 당연히 나도 그것을 누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근로소득을 빼서 기업에 투자를 해야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본명을 밝히고 싶지 않다고 밝힌 소소하게 크게(예명·33)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에서 주식 시장에 '동학 개미 운동' 신조어를 만들었다.
14년 차 개인 투자자면서 공인회계사로 회계법인에서 4년간 근무한 그는 회사를 그만둔 후 지난 8월 서울대 MBA에 입학했다.
소소하게 크게가 처음 주식 투자를 시작한 것은 대학생 때. 어머니에게 받은 500만 원으로 1~2일 만에 60만 원의 수익을 냈다. '시드머니가 천만 원이었다면?'이라는 마음에서 누나의 돈 500만 원까지 빌려 천만 원으로 본격적으로 투자에 뛰어들었고, 6개월 만에 잔고 0원을 보게 되었다.
어린 나이에 큰돈을 잃고도 주식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1이 지난 22일 소소하게 크게를 만나 주식 투자의 비법과 주목할 만한 종목, 좋은 기업 고르는 팁 등에 대해 들어봤다.
소소하게 크게의 인터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동학개미운동' 신조어를 만든 소소하게 크게가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이승아 기자▶자기소개와 ‘동학 개미 운동’ 신조어 만든 배경에 관해서 설명을 부탁한다
- 개인 투자도 했었고 회계사 일도 했었던 소소하게 크게라고 합니다. 지금은 유튜브를 쉬고 있는데 유튜브를 할 당시에 코로나가 터졌었거든요. 처음 겪어보는 어떤 전염병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되게 많이 안 좋았는데 특이하게 개인 투자자들이 엄청나게 사더라고요. 기관, 외국인은 엄청나게 팔고요. 우스개 삼아서 드립을 치려고 ‘반외세 하면 동학농민운동 아닌가?’ 해서 동학 개미 운동이라고 했어요.
커뮤니티 같은 곳에 누가 퍼다 나르다가 어떤 기자님이 쓰시고 그렇게 퍼졌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만든 사람들은 잘 몰라요. 어필도 안 하고 그냥 소심한 관종이라서 (웃음)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 지금만큼은 아니었는데 2007년에 주식 붐이었어요. 그때는 펀드 쪽으로 많이 진입했었거든요. 제 또래 중에서는 투자한 친구가 없었고, 저희 어머니가 예전부터 소소하게 벌었던 경험이 있으셔서 권유하셨어요.
▶첫 주식 종목으로 ‘삼성중공업’을 고른 이유가 있다면
- 그때는 완전 조선 붐이었어요. 분석을 안 했으니까 아는 것도 없고, 편승해서 그냥 샀죠. 삼성 붙어 있고 중공업 부분이니까 ‘삼성 중공업‘. 500만 원으로 400만 원어치 삼성중공업을 샀는데 다음 날 상한가를 가서 60만 원을 벌었죠. 한 달 용돈이 30만 원이니까 하루 이틀 사이에 60만 원을 벌었잖아요. 그러니까 천만 원으로 하면 얼마인데 이런 생각이 들었죠. ’4년 동안 용돈을 안 받겠다‘는 조건을 걸고, 어머니가 누나에게 줄 500만 원을 더 빌려서 주식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그러다 6개월 만에 천만 원을 다 날렸고요. 그때 사실 별생각 안 들었어요. 좀 슬프긴 했지만 어떻게 보면 약간 사이버머니 같아서…. (웃음) 어쨌든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과외를 2,3개씩 뛰었던 것 같아요.
▶처음 주식 투자할 때 적당한 액수가 있다면
- 매달 조금씩 더 넣어가면서 면역력을 키워야 해요. 50만 원, 100만 원 이런 식으로요 조금씩 넣다 보면 2천만 원이 되고, 4천만 원 5천만 원 되잖아요. 처음에 천만 원이 부담스러웠던 사람들도 천천히 면역을 키워가면 시드머니 5천만 원이 하루에 변동이 되면 몇백만 원씩 움직이는 것도 다 면역이 되더라고요 지금 되돌아보면 조금 조금씩 금액을 키워갔을 것 같아요.
'동학개미운동' 신조어를 만든 소소하게 크게가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이승아 기자▶14년 차 주식 수익률은?
- 연중에는 잃고 벌고 했는데 1년으로 봤을 때는 2011년도부터 올해까지 2019년을 빼고는 다 벌었습니다. 연수익은 40%가 나왔던 것 같아요. 돈을 뺀 기억은 제가 한두 번 정도 있는 것 같은데 차 살 때, 집 리모델링할 때 그 외 돈을 뺀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계속 넣기만 했어요. 제일 가슴 아팠던 일은 2017년 초에 테마주 때문에 자산의 상당히 많은 부분을 잃었던 일이에요. 그 일을 겪고 나서 테마주에서 손을 떼고 기업 가치에 기반한 투자만 했고 그다음부터 성과가 훨씬 좋았죠.
▶가치 투자할 만한 기업을 고르는 팁이 있다면
- 최대 주주를 가장 많이 봅니다. 그다음에 보는 게 비즈니스 모델. - ‘돈을 얼마나 잘 벌 수 있는가‘ ’2년 뒤든 5년 뒤든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고 있는가’를 제일 많이 봐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 같은 경우에는 최대 주주의 지분율이 크게 상관은 없다고 봐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소유와 경영이 합쳐진 상태의 이점을 최대한 누려서 고도성장한 나라이기 때문에 네이버나 대기업 중에 3세, 4세가 경영하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소유와 경영이 합쳐져 있는 케이스가 많죠. 그런 케이스는 최소 최대 주주의 지분율이 20% 이상은 돼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주식 입문자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있다면
- 책을 잘못 고르는 것. 봤을 때 자극적인 제목, 차트 분석이라든지 테마주 매매 단타 100% 승리하는 법 같은 책들이요. 그런 것은 만 명에 한 명 성공할까 말까 할 정도로 불가능에 가깝거든요. 차트 보는 법으로 성공하는 것이 맞았다면 전 세계 100대 부자 안에 차트를 보고 부자가 된 사람이 있지 않을까요? 워런 버핏이나 피터 린치 같은 투자 거장의 책을 고르거나 국내에서는 박영옥 대표의 책을 고르는 게 가장 실수를 줄이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내년도 주목할 만한 종목
- 폐배터리를 리사이클링하는 분야가 주목 받을 것 같아요. 전기차를 보면 배터리 한 판 차 밑에 다 깔리잖아요.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까에 대해서 의구심이 많아서 전기차에 대해 회의적으로 봤었는데, 요즘 비상장 회사 중에서도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기 위한 기술을 많이 개발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에 주안점을 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News1 이승아 기자seunga.lee@news1.kr
11월 증시 단상 : 증시 왜곡은 특히 중소형주에서 심했다. (0) | 2021.11.30 |
---|---|
돌발악재 오미크론에도 제법 강한 증시, 그안에 소음과 투자 (0) | 2021.11.29 |
연말 자금 수요 또한 증시 수급에 중요변수(Feat. 종부세) (0) | 2021.11.26 |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 증시에 미칠 영향은 생각보다…. (0) | 2021.11.25 |
●● 제자리걸음 반복하는 증시 상황을 부담스러워하지는 말자. (0) | 2021.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