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진보하고, 종은 진화하고, 우주도 진화한다. 이 셋은 완전히 같다. 우주의 진화원리나 종의 진화원리나 사회의 진보원리는 같다. 어느 쪽이든 최종적으로는 수학에 지배된다. 우리는 우주의 진화원리와 종의 진화원리를 참고하여 사회의 진보하는 전략을 설계할 수 있다.
사회가 한 방향으로 진보하듯이 종은 한 방향으로 진화한다. 그 방향은 상호작용의 증대 방향이다. 나무는 세월이 흐를수록 나이테가 축적되고 종은 세월이 흐를수록 진화의 나이테가 늘어난다. 일찍 출현한 종보다 늦게 출현한 종이 더 복잡한 환경과 만난다. 엔트로피의 법칙에 의해 환경의 복잡성이 증대되며 진화의 나이테가 그것을 기록한다.
한 방향으로 계속 굴러가는 것이 시스템이다. 메커니즘에 에너지의 입력과 출력을 더하면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시스템이 한 방향으로 굴러가지 않으면 서로 충돌하여 깨진다. 깨지면 진다. 이기는 것이 남는다. 에너지가 점차 수렴되므로 결과적으로 우주는 한 방향으로 굴러가게 된다.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도 있지만 언젠가 충돌하고, 충돌하면 깨지고, 깨지면 지고, 지면 흡수되어 사라진다. 결국 순방향만 남는다. 은하는 한 방향으로 회전한다. 회오리바람은 한 방향으로 돌고, 소용돌이는 한 방향으로 회전한다. 지구의 자전이 영향을 미치므로 북반구에서 모든 태풍의 진행방향은 같다.
진화의 메커니즘은 유전자의 변이다. 거기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환경의 다양성이다. 변이는 쌍방향으로 일어난다. 환경이 변이를 일으키고 변이가 환경을 바꾼다. 구조론은 상호작용론이다. 유전자와 환경 사이에 랠리가 진화를 만들어낸다. 랠리를 끊으면 종은 도태된다. 랠리를 이어가면 종은 살아남는다. 일방작용이 아니라 상호작용이라는 점이 각별하다.
유전자는 눈이 없으므로 나와 타자를 구별하지 못한다. 유전자는 그저 단백질을 생산할 뿐이다. 유전자의 복제작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신체 내부에도 있고 신체 외부에도 있다. 신체 내부에서의 화학적 전기신호와 신체 외부에서 전해지는 물리적 작용을 구분하지 못한다. 외부에서 전해져 오는 빛이나 바람의 자극과 몸속에서 생산되는 화학물질의 자극을 구분하지 않는다.
학계는 부정하지만 진화는 방향성이 있다. 간단히 엔트로피의 법칙으로 증명된다. 에너지에 방향성이 있으므로 진화에도 방향성이 있다. 우리는 종과 환경을 분리하여 생각하지만 상호작용의 관점에서는 환경도 종의 일부다. 종이 진화할수록 환경은 복잡해지고 유전자가 환경을 장악하는 정도는 높아진다.
자연환경, 사회환경, 내면환경이 모두 유전자의 상호작용 대상이다. 인간의 관점에서는 나의 마음과 나의 가족과 자연환경이 다르지만 유전자 입장에서는 같다. 바람이 불거나 엄마가 잔소리를 하거나 배가 고프거나 유전자 입장에서는 같다.
외부의 작용에 지면 죽고 이기면 산다. 종은 환경을 이기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톱니는 맞물려 돌아간다. 종이 진화하는 만큼 환경이 변하므로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는 랠리는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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