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1. 09. 02
구조론으로 보면 보수는 없다. 문명의 진보가 있는 것이며 보수는 진보의 일부다. 인류의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환경과의 관계가 변하는 것이며 인간이 환경을 바꾸고 환경이 인간을 바꾸는 상호작용에 의하여 인류의 환경에 대한 장악의 정도가 높아지는 것이 진보다.
이는 절대적인 진보다.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먼저 가서 일을 벌이는 사람이 있고 뒤에 가서 수습하는 사람이 있다. 진보 안에 선발대와 예비대가 있다. 여기서는 상대적인 진보다. 절대적인 인류문명의 진보 안에서 다시 역할분담에 따른 상대적인 진보와 보수가 있다.
절대적인 진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며, 상대적인 진보는 가짜가 많다. 프레임을 짜고 끼워팔기와 묻어가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큰 방향이 진보이므로 보수적 행동이라도 진보로 쳐달라는 식이다. 상대적인 보수도 가짜가 많다. 절대적인 보수는 성립할 수 없다.
절대선은 있어도 절대악은 없다. 정신병자가 절대악 행세를 하는 것일 뿐 절대악은 동료를 규합할 수 없으므로 힘을 얻지 못한다. 기생충이 숙주를 넘을 수 없는 원리다. 구조론으로 보면 모든 진보는 결국 생산력의 혁신에 의해 일어난다. 문화적인 요소는 부차적이다.
정신적인, 이념적인 진보도 물론 있지만 그건 뒤에 따라붙는 후렴구 같은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이차생성물이고 문명의 본질은 하드웨어이며 정신적, 이념적, 관념적 요소는 하나의 진보를 다른 분야의 진보로 확장시켜 갈 때 속도를 높여주는 정도로 기능하는 것이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이념은 없고 되는 것을 더 잘 되게 하는 이념은 있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 민주주의를 해봤자 실험적인 것이며 노예의 희생 위에 가능한 것이다. 생산력이 뒷받침 되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력 한계 안에서 최대한 뽑아먹는 장치로 기능한다.
한국에서 진보냐 보수냐는 한국이 흥하느냐 망하느냐 하는 산업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구조다. 일본은 이차대전으로 망하고, 미국의 신자유주의에 씹혀서 망하다보니, 망하는 분위기가 계속 이어져서 80년대의 흥하는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 민주주의도 좌초된 것이다.
일본은 배후지 부족으로 외부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비좁은 섬에 갇혀서 흥하는 분위기가 지속되지 못했기 때문에 민주주의도 정체된 것이다. 영국은 식민지로 뻗어가고, 프랑스는 대륙으로 뻗어가고, 독일은 동유럽으로 뻗어간다. 배후지가 있어야 민주주의도 흥한다.
과거에는 영토의 확장과정에 진보가 흥했다. 지금은 무역을 중심으로 시장의 확대과정에 진보가 흥한다. 아테네의 민주정은 주변 300여개 섬나라들을 잡아먹는데 귀족과 평민이 의기투합한 것이다. 내륙국가인 스파르타는 주변에 잡아먹을 섬이 없었으니 독재로 간다.
한국은 무역국가이며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는 분위기에 민주주의가 흥한다. 이런 본질에 천착한 맞춤전략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왼쪽으로 가야 이긴다는 사실을 오세훈과 이준석의 경험으로 뻔히 알면서도 국힘당이 한사코 오른쪽으로 가는 이유는?
1) 머리가 나빠서 좌향좌 하려면 뭣부터 해야하는지 생각이 나지 않음.
2) 불안초조해서 당장 뭐라도 해야 하겠는데 문재인 까는거 밖에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음.
3) 자신을 리더가 아니라 응원단장 정도로 규정하고 있음. 분위기 살리려다가 극우로 몰림.
결론 .. 국힘당 바보들은 자체 엔진이 없고, 자체 동력이 없고, 자기 아이디어가 없고, 자기 계획이 없고, 그저 남이 하는 행동을 가만이 지켜보고 있다가 ‘난 반댈세’ 하고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재주밖에 없으므로, 안철수처럼 입으로는 중도를 하는데 실제로는 중도가 불가능.
트럼프는 자기 구상이 있는데 그게 없음. 중서부의 가난한 농민을 편드는 트럼프는 원래 진보체질. (여기서 진보는 사회주의와 다름. 진보는 원래 좌파와 우파가 공유하는 단어임. 한국은 북한을 의식하다가 이상하게 흘러감.) 진보에서 꼴통이라고 안 받아주니까 보수로 튄 거.
보수는 원래 진보쪽 사람을 빼가는 수밖에 없음. 옛날부터 그랬음. 보수의 정체성이라는 것은 없고 그냥 표가 나오니까 하는 것. 진보의 아이디어를 보수의 방법론으로 실천하면 성공하는데 그렇게 할 정도로 똑똑한 보수가 없음. 다들 이념중독에 걸려서 관념적인 흑백논리에
단세포적인 이분법 프레임에 의지하다보니 왼쪽 깜박이 넣고(진보의 아디디어) 오른쪽으로 핸들 꺾는(보수의 방법론)을 사용하지 못하고 경직된 태도에 갇혀 있음. 이명박의 청계천 공사가 진보의 의제를 보수가 성공시킨 사례.
보수가 제대로 하려면
1)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까지마라.. 가끔씩 문재인 까는 수단으로 노무현 찬양하는건 뭐냐고?
2) 기회주의자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 비판하라.. 이넘들은 보수가 아니고 시류를 타며 처세한 출세주의자들. 진보가 버리니까 얼씨구나 하고 주워감. 다 끌어모으면 표 나오는줄 알고.
3) 난 반댈세 하고 물고 늘어지지 말고 집권당이고 다수 의석이니까 현실을 인정하라. 니들은 영원히 야당만 할 셈이냐? 정치는 돌고 도는 거다.
4) 남북통일. 아시아 대단결, 동세서점의 문명단위 원대한 구상을 발표하라. 리더의 눈으로 보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많은 것을 볼 수가 있다.
5) 방향을 제시할 뿐 세부적인 일에는 발언하지 마라. 그것은 상호작용 과정에서 다 용해된다.
6) 보수라는 단어를 쓰지도 마라.(보수노선이라는 것은 대부분 프레임 걸기 기술일 뿐 정치의 본질과 관계없음)
7) 친일 친미행동 하지마라. 바보냐? 일본 망한지 언젠데 뉴스도 안 보냐? 이승만도 미국을 잘 이용했을 뿐 일방적으로 미국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존심은 세웠다고 니들 입으로 말했던거 잊어먹었냐?
8) 가족, 지역, 국가, 민족, 인류 집단에의 소속감을 높이고 자존감을 고양하라. 보수의 에너지는 소속감과 자존감에서 나온다.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면 진보만 있고 보수는 없다. 상대적인 기준으로 보면 역할분담인데 진보는 문제를 발굴하는 역할이고 보수는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이다. 진보의 문제발굴을 긍정하고 찬성하는 입장에서 문제해결은 내게 맡겨라 왜냐하면 내가 해결사니까 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그게 제대로 된 보수다. 진보를 인정하는 보수로 가야지 진보를 부정하는 보수는 망한다. 왜? 거짓말이니까. 그동안 진보가 개혁할 만큼 했고 판이 어수선해졌으니 이제 보수가 나서 정리할 타이밍이 됐잖아. 이렇게 말해야 먹히는 것이다. 문제의 발견은 갈라진 틈을 발견하고 거기에 쐐기를 박아 더 벌리는 것이다.
얼버무리면 안 되고 문제가 명확해야 해결이 된다. 그러므로 진보는 문제를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문제의 해결은 자존감을 높이고, 외부의 적을 발견하고, 소속감을 줘서 봉합하는 것이다. 거의 모든 문제는 뭔가 깨진 것이다. 틈이 갈라진 것이다. 엇박자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것을 봉합하는 것은 자존감과 소속감이고 그것이 보수의 기댈 언덕이다. 진보는 노동자, 성소수자, 여성, 약자, 소수민족 등 다양한 사회의 갈라진 틈을 발견하고 이걸 보고하고 집단에 알리는 직업이다. 때로는 쐐기를 박아 더 크게 틈을 벌리기도 한다. 진보가 더 악화시킨다.
보수는 그 갈라진 틈을 메우는 직업인데 그 방법은 더 많은 혁신, 더 많은 교육, 더 많은 외부진출, 더 많은 상호작용, 더 많은 활동, 더 많은 영토획득 밖에 없다. 보수가 진보를 부정하면 실패하고, 보수는 진보의 설거지가 직업이다. 진보는 일을 수습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가 충분히 악화되지 않았는데 대충 수습하면 그게 눈가림이 되어 병이 더 악화되기 때문에 미봉책을 쓰지 말고 일을 키워야 된다. 그래서 진보는 현상을 악화시킨다. 보수가 기댈 것은 생산성의 향상 밖에 없다. 아니면 영토를 확장하거나. 외교를 성공하거나.
진보와 보수가 반대쪽으로 달린다는 생각 자체가 틀려먹은 것. 진보와 보수는 어떤 새롭게 생겨난 문제에 있어서 먼저 대응하고 나중 대응하는 차이밖에 없다. 진보는 파종이고 보수는 추수다. 추수꾼이 파종꾼을 방해하면 안 된다. 파종꾼이 먼저 가고 추수꾼은 뒤에 가는 것이다.
진보는 어떤 문제를 투척하여 내부 상호작용을 넓히는 역할이고 보수는 집단의 규모를 키워서 내부 상호작용 증대를 감당하게 하는 것. 식구가 늘면 서로 싸우게 되는 것은 방이 비좁기 때문.
문제 - 형이 동생을 때리고 있다.(방이 좁아서)
진보 - 형은 동생을 때리지 말라.(입으로만 해결)
보수 - 방을 하나 더 만들어서 싸우지 말고 각자 하나씩 써라.
보수의 실패 - 모른 척. 원래 형은 동생을 매질로 가르치는 거야. 우리 때는 더했어. 동생이 참아. 아니면 뒈지든가. 생존경쟁이야.(보수가 아니고 무식한 것)
이념은 가짜다. 이념으로 가기 때문에 보수가 망하는 것이다. 실력이 진짜다. 대한민국은 실력이 있고 그 실력에 기대는 것이 보수가 가야 하는 방향이다. 표만 되면 무슨 짓이든 하는게 인간. 미국도 공화당 진보와 민주당 보수의 포지션이 바뀌었다. 표가 되니까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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