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1. 09. 03
우리는 흑백논리를 따라 대결구도를 만들어 정파와 사파를 논하지만 솔직히 그런게 어딨냐? 정파와 사파의 대결은 무협지에서나 하는 거, 히어로와 빌런의 대결은 마블영화에서나 하는 거. 그게 다 구조론에서 비판하는 관념이다. 관념은 그냥 말하기 좋게 말하는 것이다.
내막은 복잡한데 말이다. 이낙연이든 이재명이든 욕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일거리를 주려는 것. 나도 판에 끼이고 싶은데 무슨 역할로 들어가지? 이런 거. 무협지에는 정파와 사파가 있지만 현실에는 환경변화와 적응과정이 있다. 먼저 적응하고 선점하려는 사람들은
촉이 발달해 있다. 왜냐하면 귀를 쫑긋 세우고 있으니까. 냄새를 잘 맡고 돌아다니니까. 그들은 조국과 윤석열의 정치게임에서 거대한 음모의 냄새를 맡는다. 구체제에 적응한 사람은 그런게 귀찮은 것. 이낙연이 뭔가를 잘못한게 아니고 우리가 냄새를 맡고 넘겨짚은 거.
유시민도 넘겨짚었다가 망신 당하고 사과하고. 그런데 유시민이 맡은 냄새가 근거가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드러났잖아. 냄새를 맡긴 맡았는데 은행쪽을 찔러본게 잘못되었을 뿐. 우리쪽에 넘겨짚기의 달인이 많다. 그 중에 반은 틀리고 반은 맞는데. 틀리면 입을 싹 닦고
하나 맞추면 북치고 장구쳐서 기세 올리고. 중요한건 맞다 틀렸다가 아니고 촉이 살아있다는 거. 왜냐하면 귀를 쫑긋 하고 있으니까. 긴장 타고 있으니까.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니까. 사실 쥴리인지 둘리인지 뭔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쥴리는 쥴리인데 그 쥴리가 아냐.
냄새를 맡고 돌아다니는 자가 동선을 넓혀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 왜냐하면 변화는 언제나 밖에서 오기 때문에. 입으로 말하는 주장이 옳으냐 그르냐가 중요한게 아니고 활동범위가 중요한 것이다. 이재명 그룹이 이낙연 그룹보다 더 코를 킁킁대고 귀를 쫑긋하고
돌아다닌다는 거. 사실 이재명도 한 것은 없고 이낙연 그룹이 우리 쪽의 틀린 절반에 주목하며, 봐라 쟤들 안된다니깐. 당 밖에서 당을 흔들잖아. 태극기와 뭐가 달라. 이러며 죽 쑤고 있을 때 이재명이 어부지리로 국물을 주워간 것, 왜냐하면 이재명은 국회가 아니니까.
보통 이런 게임에서는 국회에 몸을 담근 쪽이 불리함. 국회는 후단협 되는게 자동. 우리는 상대적으로 결이 맞는 쪽을 지지하며 우리쪽이 옳아서가 아니라 조직의 생장점이 이쪽에 있기 때문. 전통적으로 국회와 청와대는 대결하므로 국회와 친한 이낙연이 불리한 게임.
가만 있어도 후단협. 이낙연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열린당 끼고 민주당을 흔들어서 그런거. 우리가 흔들 때 중심을 잡으면 반동으로 몰림. 우리가 흔들 때 부화뇌동 하면.. 우리 쪽의 틀린 절반을 책임지고 유시민 신세. 우리는 흔들기만 하고 책임을 안 지기 때문에
우리가 틀렸을 경우 - 아님 말고. 괜히 유시민이 피봄
우리가 옳았을 경우 - 기세등등. 민주당을 매우 조져버려.
깨시민과 국회의 대결에서 국회 밖의 이재명이 어부지리. 그냥 판이 이렇게 굴러가는 거. 국회와 거리 두면 이득본다. 노무현도 국회 밖으로 떠돌았고, 이명박은 탈여의도 정치 운운하며 국회 씹어서 반사이익 챙겼고. 트럼프도 워싱턴과 싸워서 떴고. 하여간 공식이 있다.
후단협이 나쁜게 아니고 악역이 있어야 되는 거. 근데 결국 후단협은 나빠진다. 환경변화 때문에. 우리는 옳은가? 아니다. 우리는 겐또 짚는데 우연히 겐또 맞춘 쪽이 기세 올리고, 우리쪽의 겐또 잘못 짚은 애들은 침묵하므로 우리가 항상 옳은 것처럼 보여지는 것이다.
우리가 이기게 되어 있는 게임이다. 그냥 세상이 원래 이 법칙대로 가는 거지 사람을 씹어서 감정을 쌓으면 안 된다. 감정을 쌓으면 뒤에 비용이 추궁된다. 그땐 나몰라라 하고 내뺄 사람들이. 노무현이 독박 쓴 원인이 있는데 말이다. 이재명이 당선되어도 당할 수 있다.
칸트와 동학을 말하는 분도 있는데 의미없다. 어제 알게된 사실로 소크라테스는 2400년 전에 이미 30년 전부터 구조론에서 밀고 있는 마이너스를 주장했다는 거. 그런 책이 있는 모양이다. 잘 살펴보면 구조론과 결이 맞는 사유의 부스러기들을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그건 그냥 부스러기다. 별 의미 없음. 작은 것에 집착하는 태도는 구조론의 큰 방향을 놓치는 것. 3초 정도 본 걸로 말하자면 칸트가 기득권을 비판했다고는 하나 구조론은 관념적 태도를 지양한다. 기득권과 혁신세력의 이분법적 흑백논리 대결구도 이런것도 거짓이다.
기득권이라는 것도 하나의 관념. 인간은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동물. 환경변화에 먼저 적응한 세력이 주도권을 잡으면 변화에 적응하기 싫은 자들이 멀미를 일으키는데 사실 변화의 주역은 혁신세력의 폭주이지 기득권의 반동이 아니다. 혁신세력은 제대로 세력화 되어
있지도 않을 뿐더러 자기들의 정체를 자기들이 몰라. 깨시민이 뭐지? 그것도 관념이다. 그냥 말을 갖다 붙인 것, 노빠고 문빠고 다 관념이다. 나는 인간들의 90퍼센트가 배신하는 꼴을 지켜봤다. 이곳저곳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지만 얼마 안 지나면 다 배신할 자들이 꼴값.
단지 변화에 먼저 적응하고 선점하려는 자들이 자기들의 동일성, 정체성을 잘 모를 때 기득권을 타격해서 되돌아오는 반응을 보고 자기들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거. 칸트든 동학이든 구조론과 결이 맞지는 않다는 말. 찾아보면 결이 맞는 부스러기도 일부 있기는 있어.
구조론은 혁신세력이 기득권을 이겨야 한다는 논리도 아니고, 선천에서 후천으로 넘어가자는 것도 아니고 그런 관념을 거부하는 캠페인을 하는 거. 정답은 상호작용이고 상호작용은 원래 이렇게 간다. 신은 자기들이 누구인지 정체를 모르고 그것을 알기 위해 구를 타격
하는 것이며, 구는 가만 있다가 신에게 얻어맞고 화를 내는 거. 둘 다 관념으로 폭주하는 것이며 그것은 그냥 동원기술일 뿐. 실제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신도 아니고 구도 아니고 외다. 답은 바깥에 있다. 생장점은 항상 외부를 향해서만 촉수를 뻗어나가는 법이다.
구조론에서 말하는 배후지. 신이 구를 이기는 이유는 신이 옳아서가 아니라 여차하면 배후지로 잽싸게 도망치기 때문이다.
구가 틀렸을 경우 – 꼼짝없이 독박을 쓴다.
신이 틀렸을 경우 – 아 그건 쟤네들이 그랬어요. (이미 다른 곳으로 튀어서 거기서 새로운 전단을 열고 있음.)
구조론은 일원론이다. 흑과 백은 관념이고 본질은 하나이며 그 하나의 방향성이다. 그 하나는 언제나 배후지를 향해 발을 뻗는다. 촉이 발달한 사람은 항상 배후지를 찾아 기동할 것이며 그들이 이긴다. 이재명이 유리한 것은 국회라는 덫에 갇혀 있지 않아서 배후지인
인터넷으로 촉수를 뻗기가 쉽기 때문이다. 당대표 해서 욕 안 먹은 사람은 이해찬 하나 정도인데 그 이해찬도 총리 하다가 괜히 욕을 먹었지. 총리 하고 당대표 하면 불리하다구. 천하의 이해찬도 깨졌는데.
신과 구의 대결.. 구는 불리하면 코너에 몰려서 죽고 신은 불리하면 외부로 튄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다. 구는 가진 것이 있으므로 외부로 튈 수 없고 신은 빈 손이므로 언제든 불리하면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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