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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을 품었다, 서울 도심 첫 럭셔리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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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21. 8. 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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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을 품었다, 서울 도심 첫 럭셔리 리조트

우이동 ‘파라스파라 서울’

성유진 기자

입력 2021.08.30 04:47

 

 

 

 

 

서울 강북구 우이동 ‘파라스파라 서울’ 리조트의 옥상 수영장 너머로 북한산 국립공원이 펼쳐져 있다. /고운호 기자

 

24일 오후 서울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우이역 출구를 나서자 북한산 국립공원 끝자락에 자리 잡은 리조트 건물 여러 채가 눈에 들어왔다. 단지 안으로 들어서자 유니폼을 갖춰 입은 직원들이 수영장과 사우나, 베이커리 카페 등을 오가며 마지막 점검에 한창이었다.

 

이 건물들은 3년 전까지만 해도 시행사 부도로 인해 뼈대만 드러낸 채 ‘흉물’처럼 방치돼 있었다. 오랜 기간 공사가 중단된 사업지를 부산의 한 건설사가 사들여 고품격 리조트로 만드는 공사를 재개했다. 그 결과 북한산의 수려한 경관과 자연환경은 그대로 살리고, 일반 시민에게 문호를 대폭 개방해 ‘파라스파라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27일 문을 열었다. 서울에 호텔이 아닌 콘도미니엄 형태의 리조트가 들어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산 자락 ‘10년 골칫거리’ 해결

 

우이동 일대 8만60㎡ 부지에 들어선 파라스파라는 원래 서울 도심에 고급 휴양지를 짓겠다며 ‘파인트리’라는 이름을 달고 2009년 시작한 사업이었다. 그러나 2011년 “서울시와 강북구가 고도 제한을 완화하고 산을 깎는 진입 도로를 허가하는 등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객실당 분양가가 20억~40억원이라는 얘기에 호화 시설이라는 비난까지 받게 됐다.

리조트 내 레스토랑.

 

결국 2012년 5월 공정률 45% 상태에서 리조트 신축 공사가 무기한 중단됐다. 분양을 하지 못한 시행사는 부도를 맞았고, 공사를 맡은 건설사도 큰 손해를 입었다. 공사 중단 이후 “인허가와 관련한 특혜는 없었다”는 서울시 감사 결과가 나왔지만, 한번 주저앉은 리조트 사업을 인수하겠다는 기업은 나타나지 않았다. 우이동 등 북한산 주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건물 뼈대만 덩그러니 남은 ‘파인트리 사태’를 해결하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부산에 기반을 둔 건설사 삼정기업이 이 부지를 사들인 건 지난 2018년. 아파트 중심의 사업 영역을 관광시설 등으로 다각화하려던 때였다. 박상천 파라스파라 대표(삼정기업 전무)는 “직접 둘러보니 리조트 부지 전체가 아름드리나무로 빽빽이 채워져 있는 게 특히 인상적이었다”며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국립공원의 자연을 그대로 살린 최고의 리조트를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에 국립공원 품은 리조트

 

리조트 건설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설계를 변경해 다시 인허가를 받는데만 18개월이 걸렸다. 삼정기업은 먼저 건물 외관이 북한산 모습을 최대한 가리지 않도록 전체 건물 높이를 낮췄다. 지어져 있던 건물 2개 층을 허물고, 아직 착공되지 않은 건물은 설계를 바꿨다. 팔(八)자 모양이던 지붕도 판판하게 변경했다. 리조트 진입 도로는 산세가 훼손되지 않게 생태 터널 형태로 만들었다.

 

서울과 수도권 어디서든 쉽게 방물할 수 있는 입지인 만큼 리조트 분양 방식도 바꿨다. 총 334실의 리조트 중 110실(33%)은 회원권 형태로 분양하지 않고, 일반 시민이 숙박료를 내고 이용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다. 일부 건물 옥상정원과 내부 산책로를 일반에 개방하고, 여러 행사를 할 수 있는 콘퍼런스홀도 만들었다. 산악박물관과 공영주차장도 만들어 시에 기부채납했다.

 

직접 둘러본 파라스파라 객실 통창에서는 안개 낀 북한산 풍광이 한눈에 들어왔다. 단지 앞으로는 백운천이 흐르고, 울창한 나무들이 단지 전체를 둘러싸고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숲 체험, 북한산 둘레길 코스 등 북한산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신세계그룹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위탁 운영을 맡았다. 박상천 대표는 “파라스파라는 ‘서로’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로 자연·사람·시설이 조화를 이루고, 북한산을 재발견하는 장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았다”며 “기업에서 손님을 모시거나 직원 복지용으로 쓸 수도 있고, 서울 도심에 있어 평일에 이용하기도 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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