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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언제까지 돈 될까요" 손 턴 SK 재조명하는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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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21. 8. 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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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언제까지 돈 될까요" 손 턴 SK 재조명하는 재계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 2021.08.09 11:14

 

 

도쿄올림픽 졸전과 '껌 논란'이 승부조작 및 호텔 방역수칙 위반으로 이미 끓고 있던 프로야구 위기론에 불을 붙였다. 야구 자체의 인기가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 홍보효과가 있다는 내부 의견에도 불구하고 야구단을 신세계그룹에 매각한 SK그룹의 결정이 새삼 재계의 눈길을 끈다. 프로야구가 팬들의 우려대로 침체기에 접어든다면 미리 난파선에서 탈출한 격이 될 수도 있다.

이번에 꺾인걸까, 이미 꺾이고 있던 걸까


SK그룹은 지난 1월 구단을 신세계그룹에 전격 매각했다. SK텔레콤이 보유한 구단 지분 100%를 통으로 넘겼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 상 모기업이 재정난에 처했거나 공공성 논란이 부각된 경우(MBC청룡 야구단 LG에 매각)가 아닌데도 야구단을 매각한건 SK가 처음이었다.

한국시리즈를 네 차례나 우승한 명문구단을 운영 21년만에 전격 매각했지만 예상보다 후폭풍은 적었다.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신세계그룹이 넘겨받았기 때문이다. 덧붙여 재계에선 'SK그룹이 어렵지만 필요한 결단을 했다'는 말이 나왔다. 야구단 운영의 경제효과가 이미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컨센서스가 있었다는 거다.

SK그룹의 야구단 매각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주이자 그룹 총수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이 매각을 결정, 최태원 회장에게 보고서를 들고 올라갔다. 최 회장은 그 자리서 몇군데 전화를 돌려보고는 별다른 이견 없이 야구단 매각을 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는 SK그룹의 야구단 매각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본다. 프로야구 자체의 상업성이 이미 다운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결론을 내린게 첫번째다.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관중 수 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특히 매각 결정 당시는 도쿄올림픽이 연기된 상황이었지만 취소될거라는 전망은 없었다. 언제고 올림픽이 열릴 상황이었고, 객관적 전력이 약하지 않은 국가대표팀이 야구 인기를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그럼에도 SK는 당시를 야구단 매각의 적기로 봤다.

두 번째는 지역연고에 따른 경제효과가 예전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SK그룹은 여타 기업과는 달리 모태를 따지는게 의미가 없고, 더구나 SK와이번스의 연고지인 인천지역과 SK는 후천적 연고관계도 거의 없었다.

지역연고가 강력한 구단을 보유한 기업들도 지역연고에 따른 경제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지방에 연고를 둔 구단을 운영 중인 한 굴지 기업 관계자는 지역연고 효과를 묻는 질문에 "우리 연간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80%를 넘긴지 오래이며 대부분 생산도 해외서 한다"며 "야구 지역연고 효과에 따른 브랜드 가치 문제는 언급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재계 "당장 구단 운영방침 달라지진 않겠지만..."

 


야구단 적자는 재계의 상식이다. 도쿄올림픽에서 아쉬운 성적을 냈다고 해서 당장 재계의 야구단 운영 기조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구단의 경제효과에 대한 시선 면에서 달라지는 기류는 분명히 감지된다.

지방 연고구단을 운영 중인 다른 대기업 임원은 "프로야구는 아직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좋아하는 스포츠이며, 다른 스포츠로 대체되기는 어려운 독보적 위상을 갖고 있다"며 "그럼에도 코로나19를 거치며 직관(야구장을 찾아 관람)이 어려워질 경우에 경제효과가 급격하게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을 보며 여러가지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수도권 연고구단을 운영 중인 대기업 관계자는 "장기적 전망이나 그룹 차원에서 야구단 운영이 어떻게 달라질지를 지금 당장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일단 야구는 당분간 인기를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관건은 일부 기업의 경우 야구단 운영의 경제효과보다 총수 개인의 야구에 대한 관심이나 애정이 구단 운영의 핵심 요소로 분류된다는 의미다. 총수의 거취나 결단에 따라 야구단 운영 기조가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조건이다.

역시 수도권 구단을 운영 중인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야구가 여전히 인기 종목이라는건 부정하기 어렵다"며 "저변이 넓고 인프라가 충분한 만큼 야구계가 자구안을 마련한다면 다시 중흥기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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