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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지겨웠던 단칸방 셋째, 한국 '최고 부자'가 됐다

◆투자노트

by 21세기 나의조국 2021. 7. 3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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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지겨웠던 단칸방 셋째, 한국 '최고 부자'가 됐다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입력 2021. 07. 31. 08:00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5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치고 한국 최고 부자에 등극하며 그의 성장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소위 '흙수저' 출신으로 능력만 가지고 자신을 증명해낸 것은 물론, 역대 개인 최고 기부액 등 새로운 부자의 상을 정립해가는 모양새다.

 

30일 미국 블룸버그에 따르면 김 의장은 134억달러(15조3631억원)의 순자산으로 121억달러(13조8726억원)의 이 부회장을 제치고 국내 1위에 올랐다. 김 의장의 재산은 주가 급등으로 올해에만 60억달러(6조8790억원) 늘었다.

 

블룸버그는 특히 자수성가한 IT(정보기술) 기업 창업자가 재벌을 제친 것은 한국에서는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자수성가한 기술 기업이 어떻게 최고의 부자 지위에 오르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도 덧붙였다.

전 재산 절반 기부한, 5남매 중 셋째…"부자가 되기 위해 달려왔다"


김 의장은 지긋지긋한 가난을 딛고 일어선 흙수저 출신이자 국민기업 카카오톡을 창업한 자수성가의 대명사로 불린다. 그는 전남 담양에서 서울로 이사 온 부모 밑에서 2남3녀중 셋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막노동과 목공일을, 어머니는 식당일을 해가며 그를 키웠다. 할머니를 포함해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서 살았다.

 

김 의장은 친척집 골방에서 공부하며 5남매 중 유일하게 대학을 갔다. 서울대 진학에 실패하고 재수를 하던 시절,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혈서'를 쓴 일화도 유명하다. 이처럼 지독한 가난을 겪은 김 의장은 스스로로 가난에 대한 트라우마를 종종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겪었던 저는 30대 시절에 이를 때까지 '부자가 되는 것'을 오직 인생의 성공이라 여기며 달려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 의장의 가족에 대한 주식 증여와 전 재산 절반 기부는 모두 화제가 됐다. 김 의장만의 가난을 극복했다는 증명이었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지난 1월 아내와 자녀를 포함한 친인척에게 카카오 주식 33만주를 증여했다. 이는 유년시절 함께 고생했고 자신을 뒷바라지하며 희생한 누나와 동생들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 2월 밝힌 전 재산 절반 기부 역시 김 의장의 철학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자신이 가난으로 어려움을 겪은 만큼 기부로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의지였다. 김 의장은 당시 "빈부 격차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고, 아프고 힘든 이들을 돕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임에서 메신저…끝없는 도전으로 만든 '국민 기업' 카카오


김 의장은 누구에게 물려 받은 것 없이 스스로 최고의 기업을 일궜다. 김 의장은 1992년 현재 삼성SDS인 삼성데이타시스템에 입사했지만, 1998년 스타크래프트 열풍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한양대 앞에 '미션 넘버원'이라는 이름의 PC방을 차린 뒤, 이때 번 돈으로 1998년 11월 한게임을 창업하기에 이른다.

 

2000년에는 삼성 입사 동기였던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과 한게임을 합병한다. 바둑, 테트리스 등 웹보드게임 인기를 바탕으로 빠른 성장을 거두지만, 김 의장은 2007년 8월 대표직을 내려놓고 홀연히 미국으로 떠난다. 가족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자 김 의장은 카카오톡과 함께 돌아왔다. 무료 메시지 전송으로 큰 인기를 얻은 카카오톡은 출시 4년 만인, 2013년 누적 가입자 1억명을 돌파할 정도로 승승장구한다. 이후 국내 2위 포털사이트인 다음과 합병, 카카오뱅크, 카카오택시 등을 출시하는 등 브레이크 없는 성장 신화를 썼다.

 

김 의장은 2009년 NHN을 떠나며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라는 구절을 남겼다. 항상 도전을 마지않는 정신이 김 의장을 대한민국 최고의 부자 자리로 끌어 올렸는지도 모른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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