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6. 12:06
부동산이 증시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저번 글에서 유동성으로 인해 상승압력을 받고 있는 자산시장이란 말을 했다. 증시는 외국인 지분이 시장의 주도세력이란 점에서 부동산과는 성질이 많이 다르다는 얘기도 했다.
그런데 증시와 부동산 시장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위험한 시장일까? 부동산은 그 안에서 우리가 잠을 자고 생활한다는 대단한 이점이 있다, 하지만 투자의 측면만 놓고 본다면 부동산 시장이 훨씬 위험하다.
무엇보다 환금성, 필요할 때 팔아서 돈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 특히 하락세에선 매수자가 거의 실종된다. 반면 주식은 가격의 오르내림은 심하지만 언제든 매수하는 이가 있어서 환금성이 좋다. (그런데 주식은 너무 쉽게 사고 팔 수 있다 보니 그게 또 문제가 되긴 한다. 더블 클릭이면 거래 완료, 이게 주식의 문제다.)
그런데 오늘날 부동산 시장이 진짜 더 위험해진 이유는 절대 대다수가 주식으로 치면 신용매수란 점이다. 현금만으로 집을 사는 사람은 거의 없고 으레 대출, 즉 레버리지를 일으키게 된다.
증시에선 개인 투자자들에게 신용매수를 조심하라고 늘 강조한다. 급락 국면에선 반대매매까지 당할 수 있기에 증시가 좀 과열이다 싶을 땐 신용이나 미수가 얼마에 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뉴스가 된다.
그런데 부동산은 절대 다수가 신용매수라서 심한 하락이 오면 개인은 물론이고 나라 경제를 절단낼 수도 있다. 신용매수의 부동산 시장은 정말 위험하다. 다만 그간에 늘 오르기만 했기에 그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위험성이 하나 더 있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8년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바람에 가계부채가 폭증해서 2012년 말의 964조에서 작년 말로서 1,726조가 되었다. 그간에 79%나 늘었다. 시중 통화량의 증가속도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고 국내총생산 증가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었다.
여기에 다시 추가해서 부동산 시장은 올 해에도 더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이다, 돈이 더 풀릴 것이니. 특히 보선을 앞두고 있는 현 정부로선 때 마침 미국 바이든 신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한다고 하니 쾌재! 로다 하면서 대규모 제4차 재난지원금을 또 다시 수십 조 풀 것이라 한다.
60년 전 이승만 정부는 막걸리와 고무신을 주었다고 비난을 받았지만 이젠 명분도 당당하다. 전 국민 위로금이라니 마치 하늘에서 단비가 내리는 격이다. 내년엔 또 대선이 있다. 그러니 이런저런 명목을 붙여서 계속 단비가 내릴 것이다. 시중유동성은 더 불어날 것이니 부동산은 여전히 오를 가능성이 높다. 장기상승세 10년을 채울 것도 같다.
그렇다, 이제 부동산 시장은 끝을 보러 가는 것 같다. 갈 데까지 쎄리고! 그런데 언제까지 갈까? 답은 아주 쉽다, 미국 연준이 금리 정상화에 착수하는 시점까지. 그러고 나선 장렬하게 붕괴할 것이다, 우리 부동산 시장은.
그렇다면 증시는 어떻게 될까?
우리 증시 역시 성질이 제법 달라졌다. 2020년 3월 이전까지만 해도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팔면 내리는 시장이었다. 그런 탓에 2012년부터 사실상 작년까지 8년간 박스장, 사이드워크 장세였다. 실은 내려야 했는데 그 역시 달러 마통을 뒷배로 하는 금리 인하로 해서 내리지도 못 하고 그렇다고 특별한 호재도 없어서 오르지도 못하던 어정쩡한 시장이었다. (약간 예외가 있긴 했다, 2017년 초부터 잠깐 증시가 올랐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글에선 그에 대한 설명을 생략하겠다.)
증시 성질이 변한 것은 밑천 부족으로 집을 사기엔 엄두가 나지 않는 절망적인 젊은이들에게 작은 탈출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밑천이 적더라도 신용을 더하면 제법 목돈을 굴릴 수 있기에 잘만 하면 소위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월급 좀 되는 30대는 마통을 텄고 20대는 알바해서 모은 돈으로 신용 미수를 지른다. 주린이들의 대거 등장이다.
주린이, 주식을 처음 시작한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정말 배가 고 고파서 주린 사람들이니 그 바람에 증시 성질이 조금 바뀌었다. 그들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주식을 사기 시작했는데 덜커덕 수익이 좀 났다. 그러자 이젠 주변에 온통 다 주식하고 있다. 나 호호당은 그들이 애처롭기만 하다, 당장은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지만 결국엔 잃는 게임이란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우리 증시의 성질 또한 주린이들 때문에 상당히 바뀌었다. 그러니 증시 또한 앞으로도 제법 많이 오를 것이다. 종합지수 4000선이 보인다. 당장은 이렇다 할 호재가 없어서 최근 옆으로 기고 있지만 아주 작은 재료라도 나오면 그를 핑계로 해서 오를 것이라 본다. 올 해 역시 시중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이 역시 미국 연준이 금리 정상화에 착수하는 그 시점부터 내릴 것이다. 1981년 1월 7일 93.14를 바닥으로 해서 지금껏 상승해온 우리 증시가 이번 상승이 끝나면 40년 이상에 걸친 증시의 총 결산에 들어갈 것이란 생각을 한다.
나 호호당이 생각하는 우리 증시의 시나리오는 종합지수 4000 선에 근접했다가 조정이 시작되면 950 선까지 내리는 그림이다. 950 선은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발발 당시의 저점인데 내리기 시작하면 거기까지 갈 것이라 본다. 달러 마통이 시작된 시점으로 회귀할 것이란 얘기. 1/4 토막. 종목에 따라선 1/20 토막이 날 수도 있겠다.
미국은 기획을 할 수 있는 나라이고 연금이 끊임없이 증시로 유입되기에 장기적으로 보면 인플레이션을 따라간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전형적인 경기순환, 특히 글로벌 경기순환을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것으로서 국내 자산시장의 전망을 얘기했다. 그러면 미국 연준이 언제쯤이면 금리 정상화에 돌입할 것인가 하는 문제만 남았다.
연준의 금리정상화는 중국과 관련이 깊다.
현재 0~0.25% 수준, 사실상의 제로금리를 이어가는 미국 연준이 예상하는 금리정상화란 대략 3% 선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금리정상화에 있어 미국 경제사정만 따져서 하진 않을 것이란 점이다, 미국이 손을 보고자 벼르고 있는 중국에 대한 가장 강력한 무기는 무엇보다도 달러이고 금융이기 때문이다.
이런 대목과 관련해서 주목할 점은 중국의 새로운 경제 전략인 이른바 “쌍순환”이다. 기본적으로 내수 소비를 늘리고 자본시장개방을 통해 외자유입을 늘리겠다는 내용이다. 이런 기본전략 하에 중국은 올해부터 제14차 경제5개년 규획(계획)을 실시한다.
내수를 늘리고 외자유입을 늘린다는 것은 결국 상당 기간 동안 위엔화를 강세로 유지하겠다는 것과 같은 얘기가 된다. (이에 따라 중국 위엔화와 연동성이 높은 우리 원화 역시 어느 정도 강세가 불가피해질 것이다.)
중국의 쌍순환 전략은 그간의 과정으로 볼 때 이제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마냥 돈을 퍼부어서 인프라 구축만 하고 있을 순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면 중국의 내수강화와 외자유입 전략으로 인한 위엔화 강세는 미국이 금리를 정상화하는 순간 엄청난 역풍을 맞이하거나 심하게는 외환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당연히 미국은 중국 경제의 변환기를 중요한 전략적 打點(타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 시점은 언제쯤이나 될까? 제14차 경제계획의 후반기인 2023-2024년 무렵이 아닐까 싶다. 중국 국운으로 볼 때 2024년부터 심한 逆風(역풍)을 맞이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면 우리 역시 덩달아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연준의 금리 정상화는 이중삼중으로 우리 경제, 특히 나날이 거품이 부풀어 오르는 우리 부동산 시장에 막대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본다.
3회에 걸쳐 긴 글 읽어주신 독자들에게 감사의 말씀 올린다.
(조만간 중국 경제의 쌍순환 전략에 대해 별도의 글을 마련하고자 한다.)
출처: https://hohodang.tistory.com/ [희희락락호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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