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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타이완 반도체로 중국 때린다

국제· 미국

by 21세기 나의조국 2020. 12. 1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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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타이완 반도체로 중국 때린다

news.kbs.co.kr) 고형석 입력 2020.12.12. 09:01

 

 

2000년 미국의 정보기술 평론가 크레이그 애디슨은 그의 저서 '실리콘 실드(반도체 방패)'에서 "반도체 방패가 타이완을 중국으로부터 지킨다"고 했습니다.

 

미국도 중국도 큰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에 반도체 산업이 타이완을 지키는 '반도체 방패'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새로운 무역 공급망을 구축하는 지금, 타이완의 '반도체 방패'는 미국과 중국 간 신냉전의 최전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커먼웰스지는 진단했습니다.

 

반도체 방패. 중국으로부터 타이완을 지킨다.
반도체 방패, 중국을 때리는 '캡틴 아메리카'의 무기가 된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캡틴 아메리카로, 타이완 지도를 방패로 묘사한 커먼웰스지 표지


■ 실리콘 실드, 타이완을 지킨다

 

2000년 미국의 정보기술 평론가 크레이그 애디슨은 그의 저서 ‘실리콘 실드(반도체 방패)’에서 “반도체 방패가 타이완을 중국으로부터 지킨다”고 했습니다. 당시에 타이완은 미국, 일본에 이어 3위의 정보기술(IT) 제품 생산국이었습니다

 

애디슨의 저서 〈실리콘 실드〉 표지


애디슨은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침략은 세계시장에 IT와 반도체 상품의 공급을 오랜 기간 차단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반도체와 컴퓨터에 의존하는 미국 등 세계 각국의 디지털 경제가 붕괴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중국이 타이완에 군사작전을 감행하면 중국 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다국적 기업들의 공장이 멈추게 됩니다.

 

미국도 중국도 큰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에 반도체 산업이 타이완을 지키는 ‘반도체 방패’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리콘 실드, 더 강해졌다.

 

애디슨이 책을 쓴 지 20년이 지난 지금,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타이완 반도체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TSMC 난징 공장 ‘fab 13’ 전경


타이완의 대표적인 ‘반도체 방패’는 주문형 반도체를 생산해주는 파운드리 업체 TSMC입니다. 엔비디아, 퀄컴, 브로드컴 등 글로벌 IT기업의 AI, 클라우드 서버,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프로세서는 TSMC가 제작한 반도체를 쓰고 있습니다. 애플 아이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AP(모바일 칩셋)도 TSMC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TSMC가 멈추면 아이폰 생산도 중단됩니다.

 

출처 : 트렌드포스, 2020년 4분기 파운드리 상위 10개 업체 매출 예상액


2020년 4분기,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매출은 125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2위인 삼성전자(37억 달러)의 3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또한, 상위 10개 업체 중 4개가 타이완 업체로 이들의 합산 점유율은 65%가 넘습니다.

 

■실리콘 실드, 길을 낸다

 

출처 : 타이완 총통부 홈페이지


지난 9월. 타이완 총통부 홈페이지에는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사진 속 인물은 왼쪽부터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 차이잉원 총통, TSMC 창업자 장중머우 전 회장입니다. 1979년 단교 후 타이완을 방문한 미국 최고위급 국무부 관리인 크라크 경제차관과의 만찬에 차이잉원 총통이 TSMC의 창업자를 초청한 것입니다.

 

미국은 자국 첨단산업이 크게 의존하는 TSMC의 사업장 대부분이 유사시 중국의 공격에 노출될 수 있는 타이완 내에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미국 내 생산시설 확충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TSMC를, 차이 총통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만찬장에 ‘특별메뉴’로 올린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도체 기술은 중국의 방해로 고립되어 있던 타이완의 외교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리콘 실드, 캡틴의 방패가 된다.

“TSMC에 무슨 일이 생기면 온 세상이 마비됩니다! ”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 타이완” (타이완 경제지 커먼웰스)

 

커먼웰스지의 표지, 캡틴 아메리카의 중국어식 표현인 ‘미국대장’이 눈에 띈다.


중국은 반도체 최대 수입국입니다.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반도체를 활용하는 게 미국의 핵심 전략입니다. 미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해, 중국의 반도체 자급자족 전략을 최대한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정상급 업체는 미국 편으로 끌어들여 중국을 고립시키고 있습니다.

 

지난 5월, TSMC는 미 정부의 요청으로 화웨이 휴대폰용 반도체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또한, TSMC는 미 정부와 협력하여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 규모의 5나노(nm)급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새로운 무역 공급망을 구축하는 지금, 타이완의 ‘반도체 방패’는 미국과 중국 간 신냉전의 최전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커먼웰스지는 진단했습니다.

 

지난 20년 간 타이완의 호국 방패, 반도체 산업은 무기나 병력이 아닌데도 타이완의 안보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거대 중국의 압박이 거세질수록, 타이완은 비장의 무기를 더욱 키워왔습니다.

 

이는 미·중간 무역전쟁, 패권전쟁의 한가운데 있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미국도 중국도 탐내는 타이완의 반도체 산업을 우리가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고형석 기자 (renovati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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