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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현질'... 택진이 형 지갑서 우승 나왔다 [쿵쿵 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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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20. 11. 2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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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현질'... 택진이 형 지갑서 우승 나왔다 [쿵쿵 V1]

스타뉴스 기사입력 2020.11.25. 오후 06:28 최종수정 2020.11.25. 오후 06:29 기사원문

 

[스타뉴스 고척=김동영 기자]

24일 한국시리즈 우승 후 선수단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는 김택진 구단주. /사진=뉴스1

 

공룡의 큰 걸음 소리가 '쿵쿵'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NC 다이노스가 2011년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2013년 1군 진입 이후로는 8시즌 만으로 역대 신생팀 최단 기간이다. 스타뉴스는 NC 우승의 원동력과 뒷이야기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스포츠부


① 과감한 '현질', 택진이 형 지갑서 우승 나왔다


NC의 우승 배경에는 '택진이 형' 김택진(53) 구단주의 지갑이 있었다. '현질(현금 지르기)'을 과감하고 확실하게 해줬다.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줬다.


첫손에 꼽히는 투자는 당연히 양의지(33)의 영입이다. 2018년 최하위에 머물렀던 NC가 시즌 후 결단을 내렸다. FA(프리에이전트) 최대어 양의지를 품은 것. 무려 4년 125억원이라는 충격적인 거액을 쐈다.


이 선택은 옳았다. 양의지는 2019년 타율 0.354, 20홈런 68타점을 만들며 팀의 중심을 지켰다. NC도 정규시즌 5위에 오르며 가을야구 무대에 복귀했다.


2020년에는 타율 0.328, 33홈런 124타점으로 포수 최초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며 NC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318, 1홈런 3타점을 만들었고, 시리즈 MVP에 올랐다. 125억원 투자가 결코 헛되지 않았다.

 

24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기뻐하고 있는 양의지(오른쪽). /사진=뉴스1

 

양의지 전에는 박석민(35)이 있었다. 2015년 말 4년간 96억원이라는 당시 야수 최고액을 베팅해 데려왔다. 박석민은 첫 시즌인 2016년 타율 0.307, 32홈런 104타점을 올리며 NC를 창단 첫 2위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켰다. 준우승이었지만, 창단 후 처음으로 '파이널 무대'에 오른 것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박석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3년 최대 34억원에 다시 FA 계약을 맺었다. 재계약 첫해 당당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타율 0.306, 14홈런 63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 확정 경기에서 타점을 만들며 힘을 보탰다.
창단 초기에도 돈을 풀었다. 2012년 말 이호준(3년 20억원)과 이현곤(3억 10억 5000만원)을 데려왔고, 2013년 말에는 이종욱(4년 50억원)-손시헌(4년 30억원)을 영입했다.


이들은 신생팀 NC에 경험을 이식했다. NC는 1군 진입 2년차인 2014년 정규시즌 3위에 오르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24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6회말 적시타를 터뜨린 박석민(오른쪽)이 이종욱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모습. /사진=뉴스1감독 선임에도 공을 들였다. 2011년 8월 초대 김경문 감독에게 3년 14억원을 썼고, 2014년 시즌을 앞두고는 3년 17억원으로 새 계약을 쐈다. 2016년 11월에는 3년 20억원 재계약도 체결했다.


2018년 10월 2대 감독으로 이동욱 감독을 선임할 때는 2년 6억원이었으나, 2020시즌을 앞두고 다시 2년 6억원으로 재계약했다. 결과적으로 3년 10억원이 된다.


김경문 감독이 팀의 기틀을 다졌고, 성적도 냈다. 이동욱 감독은 최하위이던 팀을 우승까지 이끌었다. 성과가 있으면 돈을 아끼지 않았고, 좋은 결과로 돌아왔다.


또 있다. 창단 당시 낙후됐던 마산구장을 10억원 들여 수리했다. 무늬만 프로구장이었지만, 어엿한 1군의 홈구장이 됐다. 새 홈구장 창원NC파크 건립에도 분담금 100억원을 썼다. 덕분에 NC는 최신식 구장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2019년 개장한 NC 새 홈구장 창원NC파크 전경. /사진=NC 제공

 

캠프에도 돈을 아끼지 않았다. 시즌 후 진행되는 마무리 캠프를 미국 애리조나로 갔다. 'CAMP 1'이라는 이름으로 1.5군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다. 'CAMP 2'인 스프링캠프와 같은 장소. 스프링캠프에 준하는 수준의 마무리 캠프를 여는 셈이다. 한두 푼 드는 일이 아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기존 숙소보다 1.5배 비싼 호텔을 잡아줬다. 1인 1실로 썼다. 지난 14일 서울에 올라왔으니 열흘 넘게 묵었다. 수천만~1억원 수준의 비용이 필요했다. 이외에도 올해 초 선수단과 프런트에 120대의 태블릿PC를 선물하기도 했다.


프로의 세계에서 투자는 진리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쓰느냐다. 어설픈 '현질'은 안 하는 것만 못하다. NC가 이를 증명했다. 그 결과물이 통합우승이다.


고척=김동영 기자 raining9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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