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양도세 대주주 요건 강화
내년 4월이후 주식 매도분부터 적용
12월31일에 주주 명부 오르고
내년 4월이후 양도세 22% 부과
2021년 4월이후에는 더 강화
코스피·코스닥·코넥스 모두
한 종목 3억이상 보유땐 `대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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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캡 종목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주라면 어김없이 양도세에 신경 써야 할 때가 왔다. 내년 4월 이후 양도분(매도하는 주식)에 대해선 강화된 대주주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대주주 여부는 주주명부 폐쇄일인 12월 30일에 관련 요건을 갖췄는지만 확인하기 때문에 12월 26일 (결제에 2영업일 소요)대주주 요건을 갖추고 주주명부에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막판에 주식 집중 정리 기간을 거치는 것이다.
특히 대주주 판단 시점 및 대주주 기준에 대해 복잡한 내용이 많기 때문에 본인이 대주주 기준에 해당하는지는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고려해야 한다. 이미 알려져 있듯이 본인 주식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도 대주주에 속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주주란 주주 1인 및 그의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의 지분 또는 시가총액의 합이 일정 기준 이상인 자다. 특수관계인의 범위는 일반 대주주의 경우는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이다. 사실상 지배하는 법인까지도 특수관계인에 들어간다. 그러니까 내 주식뿐만 아니라 배우자, 부모, 조부모, 자녀 등의 주식도 함께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최대주주의 경우와는 달라서 직계존비속 외의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은 들어가지 않는다.
부모님이 올해 돌아가신 경우라도 특수관계인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과거와 달리 특수관계인 판단을 양도 당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 현재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만약 부모님이 올해 초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올해 말 내가 주식을 양도할 때 생존해 계시지 않는다고 해서 직계존속의 주식 수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 기준을 따지면 특수관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특수관계인이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간주해서 만약 생존 당시 부모님을 포함해 나의 직계존비속, 배우자의 주식이 대주주 기준을 충족한다면 나는 대주주가 된다.
한편 특수관계인까지 합해서 대주주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신고와 납부를 대표로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고와 납부는 각각 따로 해야 한다.
특히 유의할 점은 상장주식 과세대상의 대주주 범위가 점점 더 확대된다는 것이다. 내년 4월 1일 이후 양도분에 대해 대주주 기준은 지분은 1%로 기존과 같지만 코스피는 10억원 이상의 동일종목을 가지고 있으면 대주주 요건에 해당한다. 코스닥 역시 마찬가지다. 코넥스만 10억원 이상 또는 4%의 기준이 그대로 적용된다.
투자자들에게 다소 혼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내년에 매도를 할 경우 대주주 기준을 판단하는 날은 2019년 말이지만 매도 시점이 2020년 4월 1일 전이냐 후냐에 따라 대주주 기준이 바뀐다는 것이다. 가령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주식을 2020년 4월 2일에 양도한다고 하자. 그러면 2019년 말을 기준으로 대주주 요건을 판단해 코스닥 주식을 올해 말에 10억원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 대주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2020년 3월 30일에 양도한다면 이때는 대주주가 되지 않는다. 2018년 4월 1일 이후 양도분일 때 대주주 기준인 코스피·코스닥 15억원 이상을 넘어가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특정 종목을 10억원 이상 가지고 있는 투자자라면 내년 4월 1일 즈음의 시장상황과 매도 여부를 지금 알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연말에는 주식을 팔기 마련이다. 12월 말에만 대주주가 아니면 내년 초에 다시 사서 3월에 팔든 4월에 팔든 양도세를 안 낸다.
문제는 2021년 4월 1일 이후 양도분에 대한 것이다. 지분 기준은 동일하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모두 3억원 이상의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대주주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미국 주식이 우리나라와는 달리 양도차익에 관해서 22%의 양도세율이 부과된다는 이유로 동일한 수익을 거뒀을 때 세후수익률은 크게 차이 날 수 있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2021년 이후라면 미국 주식이나 한국 주식이나 세후수익률 측면에서는 비슷해지는 셈이다.
또한 대주주를 판단할 때는 직접 투자한 종목의 주식 수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보통주나 우선주, 신주인수권, 주식예탁증서 등이 모두 합산된다. 즉 삼성전자 본주는 9억원만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삼성전자우선주를 5억원 가지고 있으면 대주주에 해당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랩어카운트, 신탁, 사모펀드 등의 간접투자상품에 들어가 있는 주식 수도 모두 합산해서 주식을 산정한다. 사모펀드나 랩이 실질적으로는 고객의 제작에 의해 만들어지는 주문자제작생산(OEM) 펀드 역할을 하는 것을 우려해서다. 공모펀드에 들어가 있는 개별종목은 합산하지 않는다.
[김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