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입력 2019.02.18. 13:07 수정 2019.02.18. 13:35
"작년엔 없어서 못 팔았던 패딩, 올해는 남아돌아서 골칫거리예요. 날씨가 안 도와주는데 별수 있겠어요."
한 아웃도어 브랜드 디자이너는 "이번 겨울 눈치 작전에 실패해 이월 상품이 대거 발생한 상황"이라며 "올해 F/W(가을·겨울)엔 기획을 줄이고 지난해에 못 팔았던 상품을 소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작년엔 없어서 못 팔았던 패딩, 올해는 남아돌아서 골칫거리예요. 날씨가 안 도와주는데 별수 있겠어요."
큰 추위 없는 겨울에 아웃도어 업계가 울상이다. 지난 겨울 '롱패딩 대박'을 한해 더 잇고자 물량을 많게는 150% 늘렸는데 반응이 전년같지 않아서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3일까지 서울의 한파일수(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내려간 날)는 단 1일에 불과했다. 전년 같은기간 12일에 비해 급감했다.
이번 겨울도 추울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가면서 아웃도어 업계의 '성수기' 판매 성적이 부진하다. 겨울 시즌은 연간 매출의 40%가량을 차지할 만큼 대목으로 꼽힌다.
겨울 강자 F&F 디스커버리는 현재 패딩 판매율이 75% 수준이다. 이번 겨울을 겨냥해 생산한 패딩 4장 중 한 장은 안팔리고 재고로 남아있는 셈이다. 지난해 이맘때 95%에 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디스커버리는 이번 겨울 롱패딩만 40만장, 전체 패딩으로는 68만장 생산했다
지난 겨울 롱패딩 품절 대란을 경험하고 물량을 대폭 늘려잡은 계획이 발목을 잡았다. 이 때문에 연간 실적도 타격을 받았다. F&F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15억원으로 전년대비 6.8% 감소했다.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의 사정도 비슷하다. 한 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 신장률은 지난 겨울(2017년 10월~지난해 1월) 21.2%였으나 이번 겨울(지난해 10월~올해 1월) 7.6%로 3분의1 가까이 급감했다. 같은기간 또다른 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 신장률 역시 5.2%로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서울의 한 백화점 밀레 매장 운영자는 "지난 겨울엔 '리오더(재주문) O번째' 얘길 지겹게 들었는데 이번엔 판매율이 70%만 넘으면 선방"이라며 "작년 이 시기엔 패딩 판매가 계속 이어졌지만 이번엔 일찌감치 전부 재고로 빼버렸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브랜드마다 겨울 상품을 재고 처리하고 봄·여름 상품을 앞당겨 선보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네파 관계자는 "매장에 S/S(봄·여름) 상품을 예년보다 2주 정도 먼저 배치해서 분위기를 쇄신하려 한다"고 밝혔다.
실제 백화점 아웃도어 층은 방수재킷 등 봄 신상품 위주에 일부 여름 상품이 진열된 모습이었다. 서울의 한 백화점 코오롱스포츠 매장 운영자는 "겨울 상품을 빨리 철수할 계획으로 지지난주 봄 상품의 80~90%를 입고했다"고 말했다
올해 겨울상품 기획을 줄이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 디자이너는 "이번 겨울 눈치 작전에 실패해 이월 상품이 대거 발생한 상황"이라며 "올해 F/W(가을·겨울)엔 기획을 줄이고 지난해에 못 팔았던 상품을 소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양성희 기자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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