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산·서울 공동취재단 신나리기자]
남북철도공동조사단 열차가 30일 오전 북측으로 출발하기 전 서울역에 정차해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신의주행 열차, '이거 실화냐?' 남북철도공동조사단 남측대표단을 태우고 북측으로 출발하는 열차가 30일 오전 서울역에서 대기하는 가운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신의주행 표지판이 붙은 열차를 살펴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측과 약속된 열차 시간이 있어 빨리 탑승해야 합니다."30일 오전 9시 4분, 열차 문이 닫혔다.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102호 열차 발차"를 외쳤다. 9시 5분, 남북 철도 공동조사를 위한 남측 열차가 도라산역에서 북으로 출발했다.서울↔신의주를 붙인 열차는 서쪽으로 신의주까지, 동쪽으로 금강산을 거쳐 두만강까지 총 18일간 약 2600㎞를 달린다.남북 철도 공동조사는 경의선 개성부터 신의주 구간에 해당하는 약 400㎞의 조사를 먼저 한다. 이후 내달 8일부터 동해선 금강산부터 두만강 구간인 약 800㎞를 답사할 예정이다(관련 기사 : 신의주에서 두만강까지... 남북 열차, 다시 달린다).조명균 장관 "연내 착공식 개최할 수 있도록 준비"
남북 철도 공동조사가 시작된 30일 남측 기관차 1량과 열차6량이 서울역을 출발해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북측 판문역에서 북측 기관차에 인계됐다. 도라산역에서 열린 환송행사를 위해 열차에 동승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앞줄 왼쪽부터),조명균 통일부장관,박순자 국회국토교통위원장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등이 얘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신의주행' 열차 도라산역 출발 30일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에서 북한 신의주로 가는 남북철도현지공동조사단 탑승 열차가 출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열차 출발 전 환송행사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금강산을 거쳐서 두만강까지 2600km의 긴 장정"이라며 "정부는 남북 두 정상께서 합의하신 바와 같이 연내에 착공식을 개최할 수 있도록 착실하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4월 27일 남북철도 연결 사업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된 이후 7개월 만인 이날 드디어 첫발을 내딛게 됐다"라며 "분단의 상징이었던 철도를 연결해 남북 공동번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장관의 축사에 이어 오영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기관사에게 '잘 다녀오라'는 마음을 담아 머플러를 둘러주었다.
행사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 국회 남북경협특위 간사인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 경기 파주시가 지역구인 윤후덕·박정 민주당 의원, 오영식 사장 등이 참석했다.
"철길의 녹 제거... 간곡히 통일이 왔으면"
남북철도공동조사단이 탑승한 열차가 30일 오전 경기도 파주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철도공동조사단이 탑승한 열차가 30일 오전 경기도 파주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공동조사단 열차는 18일 동안 열차에서 숙식을 해결하게 될 조사단원 28명을 위한 생활 환경이 갖춰져 있다. 남측 열차는 기관차-유조차-발전차-객차-침대차-침식차-식수차 순으로 연결됐다. 남측 열차는 판문역에서 북측 기관차를 만나 객차를 연결하고 복귀한다. 이후 북측 기관차가 남측 객차를 운행한다.
사무, 세면에 활용되는 침식차에는 붙박이 옷장, 접이식 탁자, 좌식 의자, 싱크대, 레인지,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전기밥솥 등 가재도구와 가전제품이 마련됐고 샤워칸도 설치됐다.
침식차 밖에는 '철마가 달린다! 평화 번영의 미래로'라는 현수막도 붙었다. 식수차도 있다. 이곳에는 조사단원들이 사용할 물이 실렸는데, 중간에 한 번 급수를 할 예정이다.
조사단원은 통일부와 국토교통부 관계자를 비롯해 한국철도공사·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 등 총 28명으로 구성됐다.
조사단원 중 유일한 여성이자 궤도 분야 전문가인 한영아 한국철도시설공단과장은 "첫발을 밟는다는 생각으로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밝혔다.
남북의 북측 철도 현지조사는 2007년 12월 경의선(개성~신의주, 412km)을 조사한 후 처음이다. 남측 도라산역과 북측 판문역을 오가는 화물열차는 지난 2007년 12월 11일부터 2008년 11월 28일까지 주 5회 간격으로 운행되기도 했다.
과거 개성공단을 오가는 열차를 직접 운행했던 김재균 기관사는 이번에 남측 열차를 북측 판문역까지 운행하는 임무를 맡았다.
철도 분야에서 40년을 일한 그는 "녹슨 철길의 녹을 제거해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열차가 상시적으로 많이 운영돼 우리 겨레가 염원하는 통일이 간곡히 왔으면 좋겠다"라며 운행 소감을 밝혔다.
남북철도공동조사단이 탑승한 열차가 30일 오전 경기도 파주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