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이후 69개월만에
세입자 못구하자 보증금 낮춰
강남 넘어 강북까지 하락세로
공급우위, 매매가 하락 우려도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 레이크팰리스 전용면적 59.97㎡ 전세는 지난달 18일 6억원(19층)에 계약됐다. 같은 크기의 이 아파트 전세는 올해 모두 9건 계약됐는데 6억6000만원 밑으로 계약된 건 없었다. 2월엔 7억원에도 3건이나 계약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거래가 줄면서 보증금 사정이 급한 집주인 중 시세보다 싸게 내놓는 경우가 있다”면서 “전셋값이 조금씩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전셋값 하락세가 심상찮다. 최근 매매가격이 급등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먼저 빠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1% 떨어졌다. 월간기준으로 2012년 7월(-0.05%) 이후 6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갭투자’(전세를 끼로 집을 사는 투자 방식) 열풍이 불었던 강남권을 중심으로 전세 하락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4월 강남구(0.09%)를 제외한 강동구(-0.26%), 서초구(-0.40%), 송파구(-0.05%), 양천구(-0.08%), 영등포구(-0.04%) 등 주요지역 전세가 줄줄이 내리막길로 돌아섰다. 강북지역에서도 광진구(-0.18%), 노원구(-0.10%), 도봉구(-0.03%) 등 인기지역 전세가 하락 곡선을 그렸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워지면 싸게 급매물을 내놓아여 하는데, 이런 경우가 늘면 전셋값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집값에서 전셋값이 차지하는 비율)은 66.2%로 전달(67.2%) 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2015년 1월(66.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아 전세 공급은 당분간 넉넉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29% 많은 3만5031가구나 된다. 연말 9500여가구의 송파구 ‘헬리오시티’ 입주까지 예정돼 있다.
KB국민은행 서울 지역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 114.7로 2009년 3월(112.4) 이래 가장 낮다. 이 지수는 0~200 범위로 낮을수록 전세가 넉넉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하락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사정이 급한 갭투자들의 급매물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 계약하는 세입자에게 받는 전세금이 줄면, 은행 대출 부담이 커지고 급매물로 집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집값 하락을 예상하고 매매수요가 움츠러드는 것도 변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243건으로 전달(1만3892건)의 절반도 안된다. KB국민은행 서울지역 ‘매수우위지수’는 지난달 79.0으로 2017년 4월 73.1 이후 가장 낮다. 이 수치는 100을 기준으로 낮을수록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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