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제의 파이 -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
작년 늦 가을 일본의 어느 식당에서 대학 동기와 북한 관련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동기가 회장으로 있는 소모임에 참석하여 발표를 해주었으면 하는 부탁을 받고, 작년 겨울과 지난 주 두 차례에 걸쳐 북한 관련 발표를 하였습니다.
발표 내용 중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골라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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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초반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추진했던 실무자로써 30년 가까운 과거나 지금이나 북한과의 협력을 합리적으로 토론하기 위해서 넘어야할 산이 많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IT 투자를 과감하게 하고, 그 성과물을 착실하게 따 먹기 시작한 지 꽤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대한민국 경제적 파이를 키우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많은 이들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 눈에는 이미 30년 전에도 북한은 남북한 경제적 파이를 키워 줄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자원국이지만, 극단의 사고들은 차분한 논의조차 하지 못하도록 막아왔고, 국민 전체에 이익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쳐왔습니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북한과의 협력 방안을 토론하기 전에는 이념과 관련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말을 먼저 하게 됩니다.
제가 바라보는 북한의 정권은 독재정권입니다. 왕정국가를 배제하면, 3대 부자 세습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정권은 매우 독특하고, 지독한 소수에 의한 권력 독점 국가입니다.
이런 독재정권에 대해 우리가 왈가불가할 이유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독재정권이라 생각해도, 북한 주민이 문제를 느껴 민주화를 위해 싸워 가는 것은 그들의 몫입니다.
과거 서양에서 동양을 바라보며, 그들의 잣대로 임의의 판단을 한 것을 우리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저의 주 관심사는 첫째는 인륜의 문제. 이산가족들이 빠른 시일 내에 만나게 해야 한다는 점,
둘째는 경제적 협력. 남북한의 특장점을 살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경제 부분의 협력입니다.
북의 핵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아시는 바데로 우리 역시 핵과 추진체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여왔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강대국들은 전세계 핵의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거나, 당장 내일이라도 대량의 핵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나라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핵 개발을 어떤 조건없이 포기해 버린 것은 노태우 정부의 정당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기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봅니다.
우리가 주변 강대국들에 핵을 포기하라고 말할 수 없다면 우리 역시 그에 준하는 핵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아무도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극비리에 만들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고, 우리의 원자력발전소를 감안하면, 원전이 없는 나라에 비해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것입니다.
결국 북한 핵에 대해 한편으로는 큰 소리를 낼 수 있지만, 북한의 핵이 없어야만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는 일본이나 미국의 입장을 우리가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북한은 우리에게 왜 중요한가?
첫째는 북한이 가지고 있는 자원 때문이고, 둘째는 북한의 인구 구조 때문입니다.
여기서는 북한의 자원만 가지고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다음 표는 2015년 우리나라 전경련이 발표한 것입니다.
닭근혜 정부하에서 전경련은 서울과 평양에 대표사무소 설치를 제안합니다.
전경련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북한의 자원과 인력을 이용하기 위한 제안을 매우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위의 남북 경제교류를 위한 7대 전략 과제 였습니다.
MB 이후 북한과의 갈등과 대립 구도로만 이어져온 세월 속에 우리 기업들은 북한의 자원과 인력을 활용할 기회를 잃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 기회를 중국과 러시아에 뺐기고 있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북한을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단절을 시켜야 한다며, 그야말로 코메디 같은 짓을 하고 있을 때 였습니다.
결국 전경련의 제안을 닭근혜 청와대는 단칼에 거절했고, 저는 이것으로 닭근혜 정권을 끝이 났다고 판단했습니다.
전경련이 제안을 했을 때는, 이미 중국과 러시아는 나진 항 사용권을 얻어 항만 개보수를 하고 있을 때였고, 중국은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의 광산권을 획득하고, 훈춘에서 나진으로 이어지는 교통로를 확보 또는 개보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2005년 기준으로 중국이 북한에 자원투자를 한 주요 사례입니다.
무산 철광산의 경우, 추정 철광 매장량 30억 톤, 가채 매장량 13억 톤을 자랑하는 동양 최대 노천 철광 광산입니다. 한 해 생산하는 아연의 양만 40억 달러에 이르는데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비용이 1년에 20억 달러, 약 2조 1,500억에 이릅니다. 엄청난 수입대체 효과가 있는 사업이었기에, 국내 대기업이 진출하고자 했고, 그 첫 시발점이 전경련의 평양사무소 설치 계획이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그러나, 첫발도 내디디지 못하고, 계획은 좌초됩니다.
중국에게 있어 북한은 경제적인 면만 고려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큰 의미가 있는 땅입니다.
중국은 과거에 두만강을 배로타고 나와 동해와 일본, 상해를 다녔습니다. 두만강 철교 주변으로 북한, 중국, 러시아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이 구간부터 동해까지 20여km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19세기 쇠약해진 청나라 때부터 땅을 잃더니, 결국은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이 막혀 버립니다.
19세기 쇠약해진 청나라는 1858년 아이훈 조약에 따라 흑룡강(헤이룽장) 이북의 60만km2를 러시아에 내줍니다. 그리고 1860년 베이징 조약을 통해 연해주 40km2 까지 내줍니다. 결국 중국은 러시아의 극동 지역을 다 내어주게 되었고, 이로 인해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이 막히게 됩니다. 1886년 중국의 한 관리는 (우다청) 외교를 통해 중국 선박이 두만강을 통해 동해로 나갈 수 있는 진출권 획득하여, 1929년 한해만 1500척의 배가 진출했습니다. 이때, 중국의 기선들은 일본 나가사키, 상해까지 왕래 했고, 어민들은 어로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장고봉 전투로 알려진 소련과 일본의 국경분쟁으로 1938년 두만강 진출이 완전 차단되고 말았습니다.
소련의 승리한 후 훈춘에 있는 장고봉 능선을 소련과 만주국의 국경선으로 서명 하는 바람에 훈춘 동쪽으로 흘러가는 두만강은 지금까지도 러시아와 북한의 국경선이 되었습니다.
2천년대 들어서서 발전하고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중국 경제와 특히 동북 3성은 동해 진출 필요성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일본과 태평양 진출, 자신의 나라인 상해로의 진입을 위해서는 두만강 진출이 필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두만강 하류는 오랜 동안의 모래 퇴적과 두만강 철교의 높이로 인해 큰 배의 진출입이 힘들어 졌습니다.
결국 중국이 선택한 것은 나진, 선봉 지구입니다.
중국은 북한의 자원, 북한의 항구, 북한의 인력을 가장 잘 이용하는 나라입니다.
러시아 역시 북한은 포기할 수 없는 나라입니다.
정치, 군사적 목적 이외에도 경제적 이득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북한과 협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2014년 10월. 러시아의소리방송은 러시아가 북한과 총 3천500㎞ 길이의 철도를 현대화하는 프로젝트에 250억 달러(26조 3천625억 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대가로 천연자원인 희토류 금속을 비롯해, 티타늄, 탄탈(희유금속 원소), 금, 석탄 등을 채굴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에서 밝힌 것 중 희토류가 중국에 비해 6배 정도 많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 항은 상업항이자 군사항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항은 교과서에 배운 것과 다르게 겨울에 가보면, 바다에 두꺼운 얼음이 얼어 있습니다. 물론 쇄빙선을 투여해서 얼음을 조각내고 배들이 다니지만, 엄밀하게 말해, 부동항이라 말 할 수 없습니다.
러시아 역시 중국과 비슷하게 북한의 자원, 인력, 항구를 이용하고 있지만, 중국과 다른 또 다른 중요성은 철도 물류와 가스파이프 연결사업이 있습니다.
남북한이 협력이 되면, 러시아는 두만강 철교를 통해 대한민국과 일본의 물량을 받아 시베리아 횡단철로를 통해 자국과 유럽으로 물량을 이송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두만강 근처 핫산 지역에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객차를 올려 바퀴를 교환하는 설비를 현대화 시켜 놓았습니다.
그리고 언제든 파이프 라인을 북한을 통해 대한민국으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과거 1990년 초반 정부부처와 협의할 때 북한을 철저하게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동일한 말을 하게 됩니다.
북한을 철저하게 경제적 관점에서 보자고요.
10년도 지난 2005년도에 남북한 광물자원을 비교한 표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고가 금속 자급율이 1.2% 밖에 되지 않습니다. 북한은 당시 기준 6,984조(지금은 8천조가 넘게 평가 받습니다)의 광물이 있고 개발이 유망한 10대 광물만도 3,661조로 추정되고 있었습니다. 이에 비해 대한민국의 광물 전체 금액은 289조 였습니다.
금의 경우, 북한의 매장량이 우리에 비해 50배가 넘고, 석회석은 1천조원으로 추정되고, 마그네사이트는 1,260조 가치로, 세계 1위이자, 품위에 있어서도 세계 1위입니다. 2010년 중일 분쟁으로 유명해진 희토류는 2천만톤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했는데, 품위(돌에 포함된 양)가 10.888%로 평균인 4.94% 비해 월등이 높고, 우리나라가 선호하는 세슘함량이 최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백조, 수천조 하니, 감이 오지 잘 오지 않으시나요?
이런 광산들이 있기에, 제가 1992년 자료를 만들 때 참조한 것 중 1945년 이전 북한 광산에 진출한 기업 분포를 보여주는 도면이 있었는데, 유럽의 상당수 나라가 북한 광산에 깃발을 꽂고 있었습니다.
너무 자주 말해 귀에 못이 박혔을 것입니다.
- 언어가 같다. - 지척에 있다. - 인력 수급이 원활하다. - 노동의 질이 우수하다. - 우리가 필요한 자원이 많다. - 유럽 진출과 청정 에너지의 관문이다. - ...
성장동력을 걱정하는 우리에게 북한은 경제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최적의 경제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수없이 반복해서 들었던 저런 말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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