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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염과 분노: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 표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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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을 발칵 뒤집어 놓은 신간 '화염과 분노: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가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작가 겸 언론인 마이클 울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안팎을 취재해서 써낸 이 책은 5일(현지시각) 출판되자마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도서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과정과 취임 이후 1년간 백악관 내부 사정에 관한 폭로가 가득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인터뷰다.
대선을 앞두고 있던 2016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이 경쟁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약점을 알아내려 러시아 측 인사들과 만난 것을 배넌이 '반역적이고 비애국적'이라고 비난했다는 것이다.
이는 로버트 뮬러 특검이 수사하고 있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인정하는 내용이어서 폭발력이 대단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탄핵까지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위세를 과시하던 배넌 전 수석전략관은 순식간에 백악관은 물론 공화당으로부터 외면당했고, 자신이 만든 극우 매체 브레이트바트에서도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이 아닌 유명세를 얻기 위해 대선에 출마했다가 승리하며 스스로 믿기지 않아 했다거나 장녀 이방카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며 대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등 민감한 내용이 담겨있다.
"트럼프 주변인, 모두 대통령 자격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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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염과 분노' 저자 마이클 울프의 NBC 방송 인터뷰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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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책의 출판과 공개, 배포 금지를 요구하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출판사 측은 "국가적 담론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라며 9일에서 나흘 앞당겨 이날 출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가짜 책을 쓴 저자에게 백악관 방문을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고 면담 요청도 수차례 거절했다"라며 "이 책은 거짓말로 가득 찼고 출처도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울프는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8개월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참모진 등 최소 200여 명을 인터뷰하고, 백악관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며 취재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울프는 "모든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어린아이와 같다고 말한다"라며 "백악관 고문이나 가족 등 주변인들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지능과 자격을 의심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에 울프와 출판사 측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더라도 이 책을 썼던 목적이 명백하게 트럼프 대통령에 악의를 품고 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며 아주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