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위기의 한국 야구, ML에 대한 편견부터 버리자
출처 스포티비뉴스 정철우 기자 입력 2017.03.10 09:16 수정 2017.03.10 09:27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한국 야구가 치명타를 입었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두 대회 연속 조기 탈락이다. 야구 강국이라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자성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치료를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이 야구계를 휘감고 있다. 수많은 치료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다만 잊어선 안될 것이 한 가지 있다. 그 출발점을 제로 베이스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편견 없이 야구를 바라볼 때 진짜 야구를 얻을 수 있다.
국내 야구계엔 좀처럼 깨지지 않는 편견이 한 가지 있다. “00 야구는 000하다”는 결론을 미리 내려 놓고 그 야구를 바라보는 데 익숙해져 있다.
일본 야구는 세밀하고 집요한 야구, 메이저리그 야구는 호쾌하고 통 큰 야구라는 것이 정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때문에 일본 야구는 투수의 투구 습관 등 아주 작은 것에 집착하고, 미국 야구는 그야말로 공 보고 공 치기로 대변되는 큰 승부를 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편견일 뿐이다. 미국 야구는 그 어느 야구보다 세밀하고 치밀한 야구를 한다.
1라운드 A조를 2위로 통과한 네덜란드 선수들은 "앤드류 존스 코치와 함께한 것은 행운이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존스 코치의 조언이 낯선 투수들을 상대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라쿠텐 골든이글스를 거쳐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다나카는 앤드류 존스 코치와 라쿠텐 시절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당시 매우 의미 있는 일화를 남긴 바 있다.
다나카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홍백전에 출장했다. 결과는 2이닝 2피안타 1사구 1실점. 최고 구속이 146km까지 나왔으니 컨디션 조절 차원의 등판인 점을 고려하면 나쁠 것 없는 결과였다.
다나카에겐 더 큰 소득이 있었다. 자신도 감지하지 못했던 버릇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앤드류 존스는 타석에서 다나카의 공을 지켜보다 금세 그의 버릇을 알아냈다고 한다.
마운드를 내려 온 다나카는 곧장 앤드류 존스에게 찾아가 이유를 물었다. 앤드류 존스는 그런 다나카에게 “스플리터와 슬라이더는 손에서 공이 떨어지기 직전에 구종을 알 수 있었다”고 조언했다.
다나카는 “초특급 선수의 조언 덕에 다음 숙제가 명확해졌다. 거기까지 이야기해 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앤드류 존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현미경 야구라는 일본 프로 야구에서도 발견하지 못한 내용을 앤드류 존스가 단박에 정리해 준 셈이다.
메이저리그는 한국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영상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선수의 특성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한국 야구가 보다 치밀하고 치열하게 야구를 분석하고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야구가 발전할 수록 더욱더 많은 연구를 하고 그 근거를 바탕으로 승부를 펼친다. 메이저리그가 그저 힘과 힘의 승부라는 편견을 버리지 못한다면 여기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갈 수 없다.
앤드류 존스는 “발전하고 싶은 선수는 반드시 조언을 구한다. 객관적인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금 한국 야구에 꼭 필요한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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