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中 기회 가능성…"亞, 미국 리스크 헤지할 것"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아시아 경제에 호재일까, 악재일까. 트럼프가 내세우는 자국 보호주의로 세계 무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수출 중심의 아시아권은 손실이라는 우려가 크다. 반면, 트럼프가 그동안 내세웠던 공약대로 고립주의를 선택한다면 중국이 세계 경제의 리더로 아시아 전반에 온기가 전해질 수 있다는 낙관론도 있다.
트럼프에 대한 우려의 근원은 그가 내세운 '보호 무역주의'가 중앙에 자리한다. 특히 그동안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때리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경고했다.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면 중국은 보복에 나설 수 밖에 없고 결국 무역 전쟁으로 비화되면서 역풍이 아시아 전반으로 퍼질 수 있다. 한국, 일본, 미국을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이 맺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역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교역 둔화와 불확실성 증가는 아시아의 투자와 성장 감소로 이어진다. 여기에 이민 통제, 미국으로 자본 이탈, 미국의 군사 지원 감소 등 문제가 산적했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노무라 증권은 트럼프 집권하에 가장 큰 위협을 받는 지역은 멕시코 다음으로 아시아라고 평가했다. 노무라증권은 '트럼핑 아시아(Trumping Asia)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특히 한국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주한미군 관련 비용부담을 받고 있다고 노무라는 설명했다. 트럼프는 한미 FTA로 인해 미국에서 일자리 10만개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또, 주한 미군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비용을 더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 역시 "특히 동북아가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외국의 수요에 오랫동안 의존했다는 점에서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의 희생으로 아시아에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피트 스위니 칼럼니스트는 '중국이 미국 리스크에 더 좋은 헤지(hedge, 피난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에서 '차이니즈 드림'의 전환이다.
스위니 칼럼니스트는 아시아 국가들이 줄어든 미국 의존도를 만회하기 위해 중국과 양국간 무역협정이 체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 동안 영유권 분쟁으로 갈등을 빚었던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는 최근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섰다.
또,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은 중국산 시멘트와 철강이 주변국 도로와 철도에 더 많이 쓰일 수 있다고 스위니 칼럼니스트는 전망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중국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는 "중국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시장을 더 개방하고 소프트 파워 노력을 기울인다면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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