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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VIP증시에 투자해볼까

러시아·베트남·인도

by 21세기 나의조국 2016. 8. 3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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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VIP증시에 투자해볼까

매경이코노미 | 명순영, 배준희 | 입력 2016.08.26. 11:08 


        




성장에 목마른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아시아 신흥국 ‘VIP’를 주목하고 있다. VIP는 베트남(Vietnam), 인도네시아(Indonesia), 필리핀(Philippines)의 첫 대문자로 만든 신조어다. GDP 50% 이상을 차지하는 탄탄한 내수 시장, 인구 4억5000만명에 달하는 풍부한 노동력과 천연자원이 경제 발전 무기다.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3국의 증시 강세 현상이 뚜렷하다.


인프라 부족, 불안한 정치 체제 등으로 한동안 외면당했던 VIP 국가가 새롭게 조명받는 이유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다는 점에 있다.



미국과 유럽은 브렉시트 여파로 양적완화 후속 조치에 대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글로벌 증시를 주도했던 중국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국내 증시도 낙관하기 어렵다. 최근 코스피 2000을 넘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박스권을 속 시원하게 뚫고 나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또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저금리·저출산’이라는 ‘3저(低)의 늪’에 빠진 가운데 마땅히 주가를 끌어올릴 모멘텀이 안 보인다는 점 역시 성장세가 뚜렷한 동남아 국가로 눈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신한금융투자 리서치는 VIP 국가 경제와 기업을 심층 분석한 상장기업분석 책자를 내기도 했다.


베트남

▶연평균 6% 성장…장기투자 적합

베트남을 두고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라는 용어를 쓴다. 전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중국의 ‘후속 타자’로 꼽힐 만큼 베트남 잠재력은 이미 정평이 났다.

한바탕 초상승세를 탔던 베트남 증시 거품이 꺼지며 국내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은 아픈 기억도 있다. 그러나 거품을 걷어내고 바닥을 다진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의견이 많다. 메리츠자산운용이 9월 베트남 주식과 국공채에 분산투자하는 ‘메리츠베트남펀드’를 내놓는 것도 이런 분석을 반영한 결과다. 메리츠자산운용은 고객 이익을 높인다는 취지로 10년간 환매를 못하는 폐쇄형 구조를 선택했다. 장기 관점에서 보면 베트남만큼 믿음직한 시장도 드물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올해 초부터 ‘신짜오(Xin Chao·안녕) 베트남’ 행렬은 이어졌다.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비과세 해외펀드) 제도가 도입되며 가장 투자자 선호도가 높았던 나라가 베트남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유리자산운용, 동양자산운용 등이 베트남 펀드를 선보였다.

베트남의 매력 포인트는 여러 가지다. 연평균 6%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부터 눈에 들어온다. 또 베트남 인구 평균 연령은 29세로 생산가능인구가 전체 인구의 70%대에 달한다. 국영기업 민영화와 외국인 지분 제한 완화 등으로 투자 기회도 다양해졌다. 도시화율은 30% 수준으로 한국의 1980년대의 반 정도에 불과하다. 베트남 정부는 도시화율 40% 달성 목표를 놓고 고속도로, 철도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더불어 부지런한 국민성, 높은 교육열 등 한국이 급속 성장을 이뤘던 1980년대와 흡사한 면이 많아 향후 10년 동안 높은 성장에 따른 높은 수익의 창출이 기대된다.

이승준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투자전략팀장은 “베트남은 저성장 시대의 고성장 국가로서 지난해 인도(7.5%)와 중국(6.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성장률(6.5%)을 기록했다”며 “과거 중국이 담당했던 생산기지 역할이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고 신항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와 달리 미국 등 선진국 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나라”라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잇따라 베트남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시가지 모습(위).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의 개혁 의지로 인도네시아 경제 체질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사진은 조코위 대통령이 지난 5월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모습(아래).
주요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잇따라 베트남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시가지 모습(위).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의 개혁 의지로 인도네시아 경제 체질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사진은 조코위 대통령이 지난 5월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모습(아래).


인도네시아

▶조코노믹스로 경제 부활 청신호

인도네시아도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경제성장률과 풍부한 노동인구가 강점이다. 차별 포인트가 있다면 조코노믹스(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해외 투자자 신뢰다. 2014년 10월 첫 직선제를 통해 선출된 조코위 대통령은 에너지 보조금 축소, 사업 인허가 간소화 등 개혁을 추진 중이다.

조코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속에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6월 조세사면법 통과로 이런 흐름이 더 빨라졌다. 조세사면법은 해외 도피 자금과 국내 은폐 자금의 자진 신고 또는 본국 회귀 때 낮은 세율(2∼5%)의 세금만 부과하고 모든 법적 책임을 면해주는 법(내년 3월까지 한시적 적용)이다. 이에 따라 연내 76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본국 시장에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소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번 자금 환류로 경상·재정수지가 개선되고 인프라 개발 자금이 확보돼 증시로도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펀더멘털(기초 여건) 개선, 성장성 향상, 자산가격 부양을 기대할 수 있는 신의 한 수”라고 평가했다. 법안 통과 후 이틀간 현지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2억6000만달러에 달했고, 자카르타종합지수는 3.7%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도 강점이 많다. 노동인구 증가세는 생산성과 함께 내수 비중을 탄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여기에 소비 시장 성장세도 돋보인다. 인도네시아는 2000년대 중국이 1인당 GDP 2000달러를 넘어가며 나타난 소비 시장 확대를 재현하는 중이다. 음식료와 의류, 가전에서 헬스케어, 문화 쪽으로 소비 품목도 다변화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4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인구 수준과 60% 이상의 생산가능인구를 갖고 있는 점이 강점”이라며 “소비 시장 확대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2010년 이후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은 연간 5~6%를 꾸준하게 기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1%에서 5.4%로 상향 조정했다.

JP모간,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이머징·아시아 투자 전략에서 인도네시아에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JP모간은 이머징 시장 전략에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의 컴백을 예상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를 추가해 이른바 BRIICs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성장 잠재력이 내부에 있고 통화정책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이 그렇지 않은 호주, 홍콩, 대만 등에 비해 투자에 좋은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HSBC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아시아권 기준·이머징 기준 ‘중립’)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냈다.

구자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구·경제 규모상 구조적인 고성장이 가능한 데다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낮아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지속될 수 있다”며 “수익률을 높여줄 색다른 자산에 투자를 원하다면 인도네시아 시장에 관심을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소연 애널리스트는 “조코노믹스는 이제 막 시작됐다”며 “조코노믹스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가 높고 취약한 경제가 살아나고 있어 위기국을 벗어나고 있다. 외국인 시장 개방에 따라 증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두테르테 ‘라이징 타이거’ 살릴까

2010년 전까지만 해도 필리핀 경제는 투자자 관심 밖이었다. 동남아 주요 5개국 가운데 GDP가 크지도 않고 경제성장률도 5개국 평균에 못 미쳤다. 1983년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에는 ‘아시아의 병자’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부임한 이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필리핀의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인식되던 치안 문제 해결에 나서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필리핀 증시도 1년 만에 최고점에 도달했다.

필리핀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부정부패 해소에 대한 희망도 엿보인다. 필리핀은 1960년 마르코스 독재정권 시절부터 정치권은 물론 공공 부문 부정부패가 심각했다.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하는 부패지수 기준 167개국 중 95위를 차지할 만큼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다. 두테르테는 중산층 성장을 위해 연 100만페소(약 2300만원) 이하 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감면과 법인세 인하를 검토 중이다. 세금 감면에 따른 세수 감소를 막기 위해 세입 관련 정부기관 부정부패 척결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은 부정부패와 조세 회피로 세수율이 낮은 편인데, 두테르테가 소득세 감면과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사다.


필리핀 경제는 투자 증대와 강력한 내수에 힘입어 최근 성장률이 돋보인다. 사진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 일대 모습.
필리핀 경제는 투자 증대와 강력한 내수에 힘입어 최근 성장률이 돋보인다. 사진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 일대 모습.

현 정부가 해외 투자자금 유치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인상적이다. 현재 필리핀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미국, 일본, 홍콩이 80%에 가깝다. 필리핀은 필리핀-EU FTA와 함께 AIIB, RCEP, TPP 등 경제협력 공동체 가입을 추진하며 ‘라이징 타이거’로 재신임받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 밖에 높은 영어 사용률과 교육 수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필리핀 경제 근간은 해외 근로자 송금액이다. 2013년 이후 달러화 강세로 페소화 환산 송금액이 크게 늘어 소비 부문이 크게 좋아졌다. 또 다른 축은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다. 2010년 인도를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한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콜센터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과 같은 고부가가치 부문으로 확대하며 2013년 매출은 GDP 대비 5.6%인 153억달러까지 성장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 제한을 풀고 있고, 관광업의 신성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를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도 필리핀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 위험성은

▶글로벌 자금 빠질 수 있어

물론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아시아 신흥국 증시 상승세의 주요인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다. 최근 VIP 국가 주가 상승세를 분석해보면 선진국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돈이 흘러들어간 면이 없지 않다. 자금의 움직임에 따라 조정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아무래도 동남아 신흥국은 경제 펀더멘털이 부실하고 재정건전성이 취약하기 때문에 대외 경제 영향을 크게 받는다.

무엇보다 미국 금리 인상이 변수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외환보유액 대비 대외 부채비율이 300%에 가까워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자본 유출 가능성이 있다.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2014년 이후 루피아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고 있어 환율 변동성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필리핀이나 베트남은 주식시장에서 금융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웃돈다는 점에서 대외 충격에 민감하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신흥 시장에 투자할 때는 옥석을 잘 가려야 한다”며 “관련 정보가 부족한 만큼 증권사 보고서 등을 잘 활용해 안정적이면서도 성장세를 유지하는 기업을 잘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동남아 펀드, 수익률 고공행진 ‘好好’

▶평균 수익률 14.86%…삼성아세안펀드 선두

브렉시트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국 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8월 16일 기준 동남아시아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14.86%로 해외 주식형 펀드 전체 평균 -2.33%를 크게 앞질렀다. 범위를 좁혀봐도 지난 6개월간 16.34%, 3개월간 8.66%의 수익률로 준수했다. 수익률이 좋아지면서 신흥국 펀드에 자금도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북미와 유럽 등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가 해외 주식형 전체로는 올 들어 4000억원 넘는 돈이 유출됐지만 동남아 펀드로는 283억원이 순유입됐다.

개별 펀드 가운데서는 ‘삼성아세안’펀드가 올 들어 16.1%의 수익률로 가장 높았고 ‘NH-Amundi파워아세안플러스’펀드도 12.35%로 수익률이 준수했다. 인도네시아 특화 펀드 가운데선 ‘NH-Amundi인도네시아포커스’가 수익률 14.78%로 뛰어났다. 베트남 펀드 가운데선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가 최근 3개월 7.5% 수익률로 호실적을 냈다.

이들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뛰어난 것은 무엇보다 신흥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지난해 베트남(6.68%), 필리핀(6.1%), 인도네시아(4.8%)는 5%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베트남 6.2%, 필리핀 6.3%, 인도네시아가 5.1%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동남아시아 국가의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동남아시아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올 상반기 신규 설정된 신흥아시아 펀드는 75개로 지난해(16개)보다 4배 증가했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 일러스트 : 정윤정]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72호 (2016.08.24~08.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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