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평가에 '두고 보자'던 넥센, 전반기 3위
기사입력 2016.07.15 오전 10:41최종수정 2016.07.15 오전 10:43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주축선수 대거 이탈에도 새로운 얼굴 속속 등장후반기에는 돔구장 효과로 가을야구
정조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승이야 다른 선수로 채우면 됩니다. 우리 선수단에는 '진짜 그렇게 되나 두고 보자'는
분위기도 있습니다."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개막을 앞두고 '꼴찌 후보'라는 평가에 이와 같이
반응했다.2013년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넥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메이저리그 진출), 손승락·유한준(FA),
조상우·한현희(수술) 등 주축선수가 모두 빠져나가며 험난한 2016시즌을 예고했다.
한 해설위원은 "올해 넥센을 꼴찌 후보로 안
꼽으면 이상한 것 아니냐"고 말할 정도로 대다수 전문가는 넥센의 전력을 낮게 평가했다.올해를 앞두고 팀을 떠난 5명의 선수의
2015년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 합계는 20 안팎이다. KBO 리그에서는 아직 완전하게 적용하기 힘들지만, 염 감독이
"20승은 다른 선수로 채우겠다"고 말한 건 이들이 연간 20승을 팀에 더해줬다는 뜻이다.'두고 보자'고 개막 전부터 칼을 갈던
넥센은 전반기를 48승 36패 1무, 3위로 마쳤다.
1위 두산 베어스와는 8경기, 2위 NC 다이노스와는 3.5경기 차이가 나고,
4위 SK 와이번스와는 5.5경기로 격차를 벌렸다.주축선수가 팀을 떠났지만, 염 감독의 장담대로 새로운 선수가 빈자리를
채웠다.손승락이 떠났지만, 김세현이 전반기 26세이브로 리그 1위 세이브투수로 거듭났고, 신재영은 전반기에만 10승을 달성하며
2009년 이현승 이후 7년 만에 넥센 토종 10승 투수가 됐다.풀타임 2년 차 외야수 고종욱은 타율 0.356으로 타율 2위에
올랐고, 윤석민 역시 시즌 초 부상을 털고 타율 0.342로 4번 타자 역할에 충실하다. 조상우와 한현희가 맡았던 불펜 허리는
김상수와 이보근, 마정길, 오재영 등이 성공적으로 떠받치고 있다.
넥센이 전반기 좋은 성적을 거둔 건 구단이 세운 전략의
승리다.
목동 구장에서 고척 스카이돔으로 옮기면서 새로운 전략을 수립했고, 계산이 제대로 맞아떨어졌다.홈 플레이트부터
중앙 펜스까지 122m인 고척 스카이돔은 목동 구장과 비교하면 4m가 더 멀다. 과거 홈런 군단이었던 넥센은 '뛰는 야구'로 팀
컬러를 바꿨다.담장을 넘기는 대신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를 했다.팀 홈런 77개로 리그
7위지만, 대신 3루타(29개)와 도루(87개)는 리그에서 가장 많다.
투수 역시 구장에 맞춰 전략을 새로 짰다.
일단
인플레이 된 타구는 던진 투수와 무관하게 일정한 타율을 기록한다는 BABIP 이론에 따라 과감한 정면대결을 주문했다.구장이 넓어진
만큼 넥센 투수는 홈런 우려를 덜고 스트라이크를 던졌고, 이는 리그 최소 볼넷(256개)으로 이어졌다.넥센은 전반기 주축선수에게
꾸준히 휴식을 주면서 관리했다.후반기를 내다본 운영이다.한여름 무더위에 체력을 아낄 수 있는 돔구장 효과까지
더해진다면, 넥센의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