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넘는 고가 오피스텔 열풍
- 1억원대 월세수익..증여하면 절세효과도
매경이코노미정다운입력2016.06.13. 11:08
흔히 오피스텔은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투자하다 보니 주로 1억~2억원대, 비싸야 3억원대에 사고팔리는 게 일반적이다. 널찍한 주거용 오피스텔, 일명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이라 하더라도 주택보다 높은 취득세 문제를 생각하면 9억원 넘는 고가 오피스텔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그런데도 최근엔 개인 자산가 사이에서 10억원 넘는 고가 오피스텔이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에서 거래된 10억원 이상 오피스텔은 113실로 2014년(83실) 대비 36.1%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벌써 35건의 손바뀜이 이뤄졌다. 이 가운데 13건의 거래가 도곡동, 청담동, 논현동 등 서울 강남구에 몰려 있다. 지방 신흥 부촌인 부산 해운대에서도 7건이나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2014년 1월~2016년 4월 말까지 거래된 오피스텔을 통틀어 보면 20억원이 넘는 오피스텔도 24곳이나 됐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청담동 ‘피엔폴루스’ 전용 138㎡와 마포구 공덕동 ‘롯데캐슬프레지던트’ 전용 244㎡가 최근 각각 23억원에 실거래돼 올해 거래가격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엔 서초구 서초동 소재 ‘부띠크모나코’ 전용 212㎡ 거래가격(28억2000만원)이 가장 높았다.
매매 시장에서만 고가 오피스텔 존재감이 커진 건 아니다. 최근 신규 분양 시장에서도 10억원 넘는 고가 오피스텔이 인기를 끌었다.
지난 5월 말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공급된 오피스텔 ‘대치2차아이파크(전용 21~87㎡ 총 159실)’는 10억원이 넘는 전용 66·70·87㎡의 중대형 평형을 포함했는데도 평균 13.7 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이 가운데 펜트하우스인 전용 87㎡는 63명이 경쟁한 끝에 주인을 찾았다. 이 오피스텔을 공급한 대치2차아이파크 분양 관계자는 “오피스텔 치고 상당히 고가였음에도 사흘 만에 계약이 완료됐을 정도”라고 전했다.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분양가, 매매가가 10억원을 넘기기 쉽지 않다. 3.3㎡당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애초에 1·2인 가구를 위한 원룸형 오피스텔이 많아서다. 원룸형 오피스텔은 전체 면적 자체가 크지 않다. 실제 강남권을 포함한 서울에서 거래되는 오피스텔 대부분은 2억~3억원, 적게는 1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그런데도 10억원짜리, 혹은 그 이상을 호가하는 오피스텔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주거용 오피스텔인 아파텔 공급 자체가 늘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용 60~85㎡ 오피스텔의 전국 분양 물량은 2013년 2293실, 2014년 2501실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만2852실로 급증했다. 처음부터 주택과 비슷한 면적인 전용 60~85㎡로 공급하다 보니 분양가도 덩달아 올랐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높은 분양가에 걸맞게 아파트 못지않은 내부 설계를 갖췄으면서도 상업용지에 들어서다 보니 오히려 교통 면에서는 웬만한 아파트 단지보다 나은 경우도 있다.
한 예로 6월 중 강남구 청담동에 공급되는 오피스텔 ‘아노블리81’은 주택형부터 마감재까지 1 대 1 상담을 거친 맞춤형 인테리어를 선보일 정도로 고급 수요층을 겨냥했다. 이 오피스텔 전용 70㎡ 가격은 13억4800만원이다. 공급이 완료된 대치2차아이파크 역시 방 2개짜리 전용 70㎡에 대리석보다도 비싼 천연석 등 고급 수입 마감재를 곳곳에 사용했다. 이 오피스텔 분양가는 11억8420만원이었다.
고가 월세 수익을 올리려는 투자 수요도 고급 오피스텔 인기에 한몫했다.
지하철 강남역 역세권 일반 원룸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00만~120만원을 받는 편인데 넓은 고급 오피스텔은 보증금 최소 3000만원에 월세 300만~최고 500만원까지도 가능하다. 이런 오피스텔은 매물도 많지 않을 뿐 아니라 대기업 CEO나 외국계 기업 임원, 연예인, 소득이 많은 금융업 종사자 등 고급 수요층 문의가 많아 높은 월세에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일례로 마포구 공덕동 롯데캐슬프레지던트 전용 191㎡는 보증금 3억원, 월세 400만원에 나와 있다. 월세만 받아도 1년에 4800만원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이 오피스텔을 매입하려면 13억~15억원이 필요하니 보증금을 제외하면 많아도 12억원의 실투자금으로 월급 같은 월세를 꼬박꼬박 받을 수 있다. 강남구 청담동 피엔폴루스 전용 316㎡는 최근 보증금 3억원, 월세 1500만원에 월세 매물이 나와 화제다. 이 금액이면 1년 임대수익이 무려 1억8000만원이다.
최근엔 상속, 증여세 절세 목적으로도 오피스텔이 각광받는 분위기다. 김지연 리얼투데이 팀장은 “고가 오피스텔을 자녀 부부를 위한 살림집으로 쓰다 증여용으로 활용하는 60~70대 자산가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롯데캐슬프레지던트’ 244㎡ 23억원
청담 ‘아노블리81’ 70㎡ 13억5천만원
통상 오피스텔 취득세는 아파트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왜 증여에 사용되는 걸까. 설명하자면 이렇다. 오피스텔은 취득세율 4.6%가 적용되는데 비슷한 수준, 즉 전용면적이 85㎡를 넘는 9억원 초과 아파트보다 취득세율이 1.1%포인트 더 높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시가가 아닌 공시가격으로 증여세를 매긴다. 아파트와 달리 거래 빈도가 낮지 않아 시세 포착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대치2차아이파크에 2인 주거로 적합한 전용 66~87㎡는 평형당 1~2실밖에 공급되지 않았다. ‘청담동퍼스트타워’는 지난 2013년 13실이 공급된 뒤 매물이 나오지 않아 실거래가 정보가 없다. 앞에 예로 든 피엔폴루스 전용 316㎡는 6월 1일 기준 호가 45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지만 아직 팔리지 않아 실거래가 정보가 부족하다. 공시가격은 시세의 60~70% 수준에 그치는 만큼 취득세율을 만회할 정도의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주의할 점도 있다.
증여를 염두에 뒀다면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 가격은 매년 4월 말까지, 토지에 대한 개별공시지가는 매년 5월 말까지 고시하는 데 반해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은 매년 12월 말 즈음 공시가격을 고시한다는 사실이다. “공시가격이 전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될 때에는 공시가격이 고시되기 전에, 전년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될 때에는 고시 이후에 증여하면 절세 효과가 커진다”는 게 세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오피스텔을 매입할 생각이라면 무엇보다 분양가나 매매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비슷한 수준의 금액, 동일한 공급면적(전용면적+공용면적)의 오피스텔은 여전히 아파트보다 실질 분양가가 높다. 평면 설계가 예전보다 개선됐다고는 해도 전용률은 여전히 아파트 대비 낮은 수준이다. 인근 지역에서 같은 전용면적의 아파트를 어느 정도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지 비교해보는 작업도 유용하다.
고가 오피스텔로 임대수익을 올리려는 투자자 역시 유의할 점이 있다.
“고가 월세는 한 번에 목돈을 만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수요가 한정돼 있다는 것이 변수다. 때문에 무작정 고가·고급 오피스텔을 사들이기보다 고가 월세 수요가 많은 지역, 교통이 편리한 지역을 잘 선택해야 공실률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김지연 팀장의 조언이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61호 (2016.06.08~06.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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